|
로마인들의 문명화는 대부분 가정에서의 생활을 의미했다. 또한 '영국인의 집은 성이다'(an Englishman's home is his castle)라는 속담은 로마인들에게도 해당한다.1) 이러한 집안에서도 특별한 중심은 단연 화로였다. 이것은 고대로 돌이켜 보아도 분명하다. 그 당시, 로마의 (일곱) 언덕에서 원시적인 움막집에 살던 농부들은, 추운 날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오두막의 가운데 있던 불 주위로 모여들었다.
화로의 불은 집안의 여자가 지키는 것이었다. 마치 로마 국가 자체도 베스타 신전의 불이 꺼지지 않고 영원히 타고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화로 또한 계속 불타고 있어야 했다. 잠들기 전에는 불이 밤 동안에도 탈 수 있는 연료를 준비해야 했다. 그래서 아침이 되면 남아 있던 작은 불씨에서 새롭게 불타오른다.
가정의 불이 꺼지지 않고 영원히 불타야 한다고는 하지만, 때로는 이사와 같이 집을 옮겨야 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면 이때는, 작은 의식으로써 포도주로 불을 꺼야 했다. 이러한 의식은 신들과 조상의 영혼을 위한 것이었다.
<그림>야누스
가정의 수호신들
로마의 국가적 숭배 대상인 두 신이 로마인들의 가정을 지킨다. 하나는 출입(문)구와 기원의 신, 야누스(Janus)였다. 야누스는 가정의 주요한 수호신이었다. 그는 문으로 통하는 통로였고, 그는 집의 안과 밖에 동시에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가정의 수호자가 되었다.
그렇지만 야누스가 로마인의 집의 문을 돌보는 유일한 신은 아니었다. 경첩의 여신 카르데아(Cardea), 문짝의 신 포르쿨루스(Forculus) 그리고 문지방의 신 리멘티누스(Limentius) 등이 있었다.
야누스 다음으로 두 번째 공적인 신은 베스타(Vesta)였다. 베스타는 화로의 여신이었다. 화로는 실제로 중요했으며(요리를 위해서도) 영적인 중요성도 있었으므로 베스타 여신은 로마인의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신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일상의 기도는 베스타 여신에게 하는 것이었다. 식사 중에는 여신에게 바치는 공물로써 음식 일부를 따로 챙겨 놓거나 불 속에 던졌다.
<그림>라르
가정의 정령들
가정의 정령은 라레스(Lares)2)와 페나테스(Penates)였다. 라레스는 조상의 정령이었다. 정령들은 특별한 찬장(벽장)에 모신 작은 입상으로 만들어졌다. 여러 가족 정령들(라레스들) 중에서도 라르 파밀리아리스(Lar Familiaris)가 가장 중요했다.
평상시에는 짧은 기도와 작은 제물로 라레스를 받들지만, 그달의 특히 신성한 날(칼렌드스, 이데스, 노네스)3) 또는 결혼, 출생이나 생일과 같은 특별한 날에는 신들을 경배하기 위해서 더욱더 정성스러운 의식이 거행되었다.
한편, 페나테스(Penates)4)는 식량 저장고의 정령이었다. 가족들이 식사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페나테스에게 감사를 드렸다. 페나테스 또한 작은 입상으로 만들어서 작은 찬장 속에 모셨지만, 식사 중에는 꺼서 식탁위에 놓았다. 가족이 이사 할 때에도, 라레스와 페나테스는 변함없이 함께 이사했다.
세 번째 가정의 정령은 뱀의 형상으로 표현되는 게니우스(Genius)였다. 게니우스는 어떤 의미에서는 남편이 아이들을 낳게하는 능력을 부여하는 가정의 '남성정령' 같은 것이었다. 원래 집안에서 가장 큰 영향력이 있는 장소는 부부의 침실이었다. 가정의 게니우스는 특히 가장의 생일 때에 축제로 받들어졌다.
우호적인 신과는 달리, 집에 자주 출몰하는 죽음의 정령들도 있었다. 소위 라르바이(Larvae)와 레무레스(Lemures)5)이다. 검은 콩을 내뱉거나 금속 단지를 시끄럽게 치는 것이 포함된 의식을 통해서 내쫓을 수 있었다.
<그림>불라(bulla)를 목에 걸은 소년
출생, 결혼 그리고 죽음
유노 루키나는 아이의 출생을 돌보던 여신이다. 그러나 임신 후부터 태아는 자신을 지켜주는 모든 신령의 무리를 가지게 된다. 출산 후는 피쿰누스(Picumnus)와 필룸누스(Pilumnus)의 수고에 감사를 드리는 음식을 장만했다. 그 후에는 다른 많은 소신(小神, minor)들이 각자의 역할을 맡는다. 그 신들은 모유 먹이기, 뼈의 성장, 마시기, 먹기 심지어 말하기와 같은 문제들을 담당한다.
아이들의 이름 짓기(소년은 9일째, 소녀는 8일째 되는 날)는 눈디나(Nundina) 여신이 담당했다. 아이들에게는 악마 또는 질병으로부터 소지자를 보호하거나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믿음으로 소녀에게는 아물렛(amulet), 소년에게는 불라(bulla)6)가 주어졌다. 14에서 17세 사이에, 소녀는 결혼할 때까지 지녀야 했으며, 소년은 성년복(toga virilis)을 입을 수 있는 성년이 될 때까지 지니고 있어야 했다.
<그림>결혼식
결혼식과 관련된 몇 가지 규정
1.의식이나 행사가 없더라도 양측의 동의만으로도 성립. 2.1년을 동거하고 여성이 3일 밤 이상 집을 비우지(외박) 않았어야 함. 3.한 개의 저울과 (현장에) 참석한 5명의 증인과 더불어, 신부의 상징적 구매(A symbolic purchase of the bride). 4.대사제가 참석한 가운데 완전한 종교의식과 공들인 의식을 치를 것. 이것은 귀족 가문의 법적인 요건.
결혼에 대한 종교의식의 초기 형태에는 기도와 희생이 포함되어 있었고, 신랑과 신부는 양털 가죽으로 덮인 의자에 함께 묶여서 앉아 있는 동안 신성한 빵을 나누고 제물로 바치면서 새점을 치는 것이었다. 이런 방식의 결혼은 서기 2세기까지 지속하였다. 후에 새로운 종류의 의식으로 바뀌었다.
공식적인 약혼식에서 신부는 하객 앞에서 손가락에 반지를 끼웠다. 나중에 결혼식에서 신부는 꽃으로 만든 화관을 머리에 쓰고 산뜻한 레드/오렌지색 베일을 덮어 썼다. 동물을 제물로 바쳤으며 어떤 징조가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 동물의 창자를 조사했다. 그 후에 신부와 시랑은 서약을 교환하고 부부가 되었다.
로마인의 삶 구석구석을 정령들이 보호한다고는 해도, 그가 죽을 때에는 어떠한 수호자도 없이 죽는다. 일단 시체가 화장되거나 매장되면, 그것(고인)의 정령이 마네스(Manes)라고 알려진 집합적인 다른 모든 죽음의 정령과 결합한다. 물론 그것은 이제 가족 라레스 중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었다.
장례식이 고인을 추모하려고 한다고 할지라도, 거기에는 고인을 지켜주는 것에 만족하는 정령은 없다. 그 때문에 장례 의식은 살아남은 가족의 생존자들을 정화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되게 하려고 했다. 가족들은 물을 끼얹고 의식에서 사용되는 불을 가로질러 걷도록 명령받았다. 그 후에 고인을 추모하는 연회를 열었다. 고인이 죽은 집을 정화하기 위해서 돼지를 케레스(Ceres) 여신에게 제물로 바쳤다. 그러면 그 집은 완전히 정화되었다.
1)영국인들의 폐쇄성과 보수성을 상징하며, 국가도 간섭할 수 없는 영역을 뜻 한다. 2)라레스(Lar의 복수형)들은 로마의 가정들뿐만 아니라 로마 자체의 수호신들이기도 했다. 벽화나 조각에서는 흔히 짧은 셔츠를 입고 춤추는 젊은이의 모습으로 그려지곤 했다. 3)칼렌드스(calends)는 매월 1일, 이데스( ides, 노네스 후의 8일째)는 3월, 5월, 7월, 10월에는 15일을 표시하지만 그 밖의 달에서는 13일을 의미하며, 노네스(nones)는 3월, 5월, 7월 10월에서는 7일을 가리키지만 그 밖의 달에서는 5일을 뜻한다. 4)페나테스는 라레스와 같이 젊은이(작은 청동상의 형태)로 묘사되었다. 공적으로 로마 국가의 수호신으로 숭배되기도 했는데, 궁정에서 지내는 페나테스의 제사는 국가의 중요의식이었다. 팔라티노스 언덕에 페나테스 신전이 있었다고 한다. 5)라르바(라르바이의 단수형)와 레무레스를 구별하는 글도 있는 반면에, 브리태니커에서는 레무레스를 “Larvae라고도 함. 로마 종교에서 죽은 자들의 사악하고 무서운 망령들.”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서 애매한 점이 있다. 어쨌든 여기서 콩은 가족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비용 같은 의미다. "나는 이것들을 놓아 줍니다. 이 콩들로 나는 내 가족을 되사는 것입니다"(로마의 축제들, 천병희, 281쪽) 6)불라는 로켓(locket. 조그마한 사진, 머리카락, 기념물 등을 넣어 목걸이 등에 다는 금속제 곽)과 비슷한 부적(아물렛)이다. 출생 후 9일째 되는 날에 소년에게만 주어졌다. 소녀는 불라를 착용하지 못했으며, 대신 초승달 모양의 장식품(lunula)을 부적으로 지녔다. 여성은 결혼과 함께 어린 시절의 장난감이나 다른 물건과 함께 버리거나 불태웠다. (*)대표사진-가정의 재단
http://www.roman-empire.net/religion/rel-home.html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