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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에 사로잡힌 사회
현대 사회와 비교해서, 로마인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미신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오늘날의 주요 종교들도 과거에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싸움을 부르기까지 한 미신들이었다. 물론 우리의 과학이나 기술의 세계에 미신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어쨌든, 로마인은 이보다 이전의 시대에 살았다. 그들의 세계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 무지, 그리고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지만, 로마인들에게 이들 미신은 신과 인간의 관계에서 지극히 당연한 부분이었다.
미지로부터의 신호와 같은 자연 현상을 해석하는 로마인의 습관은 에트루리아인으로부터 유래했다. 지식(science)의 한 형태로 징조와 새점 읽는 것을 개발한 에트루리아인들은 점(divination)의 의미의 차이를 알았다. 에트루리아인들의 신앙에서, 그들이 읽는 신호는 에트루리아인들에게 농사법을 가르쳐주었다고 알려진 신화 속 인물 타게스(Tages)가 보내는 것이었다.
그들은 제물인 동물의 내장 검사를 통해서 미래를 읽으려고 노력했으며, 이러한 목적에 특별히 중요했던 것은 간(肝)이다. 그들은 빛(lighting)을 관찰했으며 그것의 의미를 해석했다. 그리고 발생한 어떤 특이한 현상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했다. 물건이나 살아 있는 존재는 특별한 영적인 속성을 지녔다는 믿음은 원시 사회에서 널리 퍼져 있었다.
로마인들은 이러한 사고가 낯설지 않았다. 돌, 나무, 동굴, 호수, 늪, 산, 심지어 동물과 가구들에도 영혼이 깃들어 있는 것으로 여겼다. 특별히 돌은 자주 영혼을 가진 것으로 보았는데, 특히 그 돌이 사람들의 재산을 나누는 경계석일 때 더욱 그러하였다. 그러한 경계에 대해 라틴어로 하는 말은 테르미누스(terminus)이고 실제로 테르미누스(Terminus)1)라고 불린 로마의 신도 있었다.
<그림>테르미누스는 종종 경계석 위에 흉상으로 그려졌다. CONCEDO NVLLI는 아무도 땅을 경작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런 이상한 신은 카피톨리누스 언덕의 유피테르 신전에 남아있는 거대한 바위 조각의 형태였다. 분명히 성전을 건설할 때 바위를 옮기기 위한 여러 차례의 시도는 실패했다. 그래서 그것은 신전 안에 남아있게 되었는데, 이유는 ‘유피테르가 옮기기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로마인의 미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이들은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무서운 괴물에게 잡아먹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스에서 유래한 당나귀 다리를 가진 무시무시한 여자인 모르모(Mormo)가 있었다. 그리고 잡아먹을 아이들을 찾기 위하여 주위에서 몰래 접근하는 라미아(Lamia)도 있었다.
이러한 악귀들만이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준 것은 아니었다. 죽음의 유령인 레무레스(lemures)는 모든 종류의 어두운 장소에서 배회했다. 로마인은 유령 등이 집을 방문한다고 믿었다. 그 집이 범죄행위나 살인과 같은 더 심한 범죄 현장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도 그렇게 유령이 출몰하는 방안에서 감히 살려고 하지 않았다. 몇몇은 집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고 했다.
늑대인간인 베르스필레스(verspilles)는 실제 늑대들과 배회하면서, 인간으로 돌아가기 전에 밤에 가축을 공격한다는 것도 로마인들에게 알려진 믿음 중의 하나였다. 나아가 몇몇 늙은 여자들은 그들의 모습을 새로 바꾸는 기술을 알고 있다고 믿었다. 또한, 폭풍우가 치는 북쪽 바다에는 반은 사람, 반은 짐승의 형상을 한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우글우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녀와 흡혈귀들은 시체를 훔치거나 절단하기 위해서 죽은 사람의 집을 몰래 들어갔다. 그래서 죽은 사람의 시신은 매장하기 전까지 감시해야 했다.
많은 로마인에게는 악마의 눈을 피하려고 부적이나 행운의 장식물이 있었다. 결혼은 나쁜 징조로 말미암아서 불행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특정한 달, 특정한 일에 계획되었다.2) 왼발로 집의 문지방을 건너는 것은 피해야 했다. 검은 고양이가 집으로 들어가거나 뱀이 지붕에서 마당으로 떨어지거나 또는 집의 들보가 갈라지는 것은 재앙의 징조였다. 또한, 와인이나 오일 심지어 물을 엎지르는 것은 나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징조였다. 불운의 또 다른 징조는 무덤을 장식하는 데 쓰이는 ‘히포셀리눔’(hipposelinum)이라고 불리는 허브를 나르는 노새를 길거리에서 만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상한 미신에는 사람은 침을 손가락에 발라서 귀의 뒤쪽 피부에 바르면 불쾌한 생각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수탉이 파티 중에 운다면, 나쁜 징조를 막아내기 위해서 정확한 마법 주문으로 저주하거나 그날은 먹이를 주지 않는 것이 필요했다. 집을 나가면서 단(현관문 밖의 段)에 발부리가 걸리는 것은 나쁜 징조라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은 이것을 징조로 생각해서 집에서 하루를 보냈다. 연회에서는 불을 절대로 언급해서는 안 되었다. 만약 그것을 언급했다면 그 사람은 테이블 위에 물을 쏟아서 이(나쁜 징조)를 제거해야 했다. 일반적으로 악몽은 불운의 징조로 알려졌다. 나쁜 꿈은 변호사가 그의 소송을 연기하기 위한 충분한 사유가 되었다.
역사학자 大 플리니우스(Pliny the Elder)3)에 따르면, 로마 지도자 중 한 사람이었던 마르쿠스 세르빌리우스 노니아누스(M. Servilius Nonianus)4)는 그의 시력을 잃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걱정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 그는 두 개의 그리스 문자 알파(alpha-그리스 어 알파벳의 제1자; A, α)와 로(rho-그리스 자모의 제17자; P, ρ; 영어의 r에 해당)로 구성한 행운의 장식을 그의 목에 걸었다. 콘술 무키아누스(Mucianus)5) 역시도 같은 두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는 하얀 천속에 살아 있는 파리를 가지고 다님으로써 눈이 멀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 大 플리니우스는 이 방법들이 눈이 멀어지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데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로마 사회 모든 곳이 미신에 의해서 지배되는 것은 아니었다. 교육받은 상류층들은 점점 더 문명화되었다. 그들 중에서 소수만이 유령을 믿었다. 미신에 대한 두려움은 주로 교육받지 못한 하층계급이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상위계급이라고 해서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미신의 영향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림>그리스 에리트리아의 무녀
시빌리아의 신탁집
시빌(Sibyl 또는 시빌라(Sibylla)라고도 함. 무녀)은 로마의 왕 타르퀴니우스 수페르부스(Tarquinius Superbus)6)에게 아홉 권의 책으로 이루어진 예언과 경고를 모은 책을 엄청나게 높은 가격에 내놓았다. 타르퀴니우스가 거절하자 시빌은 아홉 권 중에서 세 권을 불 속에 던져 버리고, 남겨진 여섯 권을 원래의 아홉 권의 가격으로 내놓았다.
타르퀴니우스가 다시 거절하자 시빌은 세 권을 불태우고 남은 세 권을 다시 아홉 권의 가격으로 내놓았다. 타르퀴니우스는 이번에는 그 책을 샀다. 결국, 아홉 권의 가격을 주고. 이것이 시빌리아의 신탁집(예언집)이다. 시빌리아의 신탁집은 위기와 큰 재난의 시대에 신의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방법을 배우기 위한 원로원 질문에 조언했다.
기원전 114년, 미신에 사로잡힌 로마 사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베스타 신녀가 실제로 벼락을 맞은 것이었다. 의심할 바 없이 그것은 신에 의해서 로마인의 영적인 삶의 상징이 죽은 것으로, 로마인의 가슴 속에 두려움을 일으켰다. 그래서 신의 격노를 야기한 것이 무엇인지를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예상대로, 위원회는 그러한 나쁜 징조를 야기한 것은 베스타 신녀들 자신이라고 결론지었다. 자연스럽게, 그것은 신녀가 순결의 맹세를 어겨서 번개를 맞아 죽은 것이며, 신의 응징이었다는 결정이었다. 그러나 다른 많은 신녀들 또한 맹세를 어겼다고 유죄가 선고되었다.7)
이 위기가 매우 불길하다고 판단한 원로원은 시빌리아의 신탁집을 낭독하라고 요청했다. 여기에 신탁집은 단 한 가지의 무시무시한 대책을 충고했다. 그것은 신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두 커플, 그리스인과 갈리아인을 생매장하는 것이었다.
로마인에게 재앙은 신의 불만의 표현이며, 대재앙의 조짐과 같은 특이한 현상이었다. 그러한 현상들을 듣는 것은 미신으로 가득한 사회, 특히 위기의 시대에는 공포를 일으킬 수도 있었다. 로마 사회에서 시빌리아의 신탁집의 영향력은, 로마인과 영적 세계 간에 맺어진 관계가 얼마나 중대한지를 설명한다.
시빌리아의 신탁집은 기원전 83년에 뜻하지 않게 소실되었다. 그래서 사절들을 세계 곳곳으로 보내서 비슷한 예언과 경고를 수집하게 하였다. 아우구스투스8)는 팔라티누스 언덕의 아폴로 신전에 새로운 신탁집을 두었는데, 그것은 5세기에 마지막으로 파괴되기 전까지 그곳에 남아 있었다.
<그림>기원전 340년의 콘술 데키우스 무스(Publius Decius Mus)가 꿈에서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전하는 모습.
새점과 징조
공식적인 국가 업무는 예언이나 새점을 얻지 않고서는 시작되지 않았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 복점관9)이 존재했다. 그는 막대기로 땅에 정사각형을 그리고, 그곳에서 징조를 관찰해야 했다. 의미 있는 것이 있을지라도 그는 실제로는 관찰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것은 정부 관리에게 하는 것이었다. 복점관은 관리의 조언자10)로서 활동했다. 그래서 만약 정부 관리가 예컨대 날아가는 새를 몇 마리 발견하면, 그때 관리는 그것의 의미를 해석하도록 복점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것은 많은 것들에 있어서 중요하다. 어떤 새인지, 어디에 있었는지, 얼마나 높이 나는지, 얼마나 빠르게 나는지, 어디로 날아가는지. 군대에서조차도 새점에 의지했다. 그들은 닭을 새장에 넣어 놓는다. 그리고 빵을 바닥에 부스러뜨려 놓았을 때, 닭이 ‘먹거나 또는 안 먹거나’에 따라서 징조는 좋거나 나쁜 것이 되었다. 기원전 249년 드레파눔(지금의 시칠리아 트라파니) 해전에서, 집정관 클라우디우스 풀케르(Publius Claudius Pulcher)11)는 닭들이 모이 먹기를 거부하자, 닭을 배 밖으로 던져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만약 닭이 먹지 않는다면, 적어도 마실 수는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카르타고와의 전투에서 뒤이은 참혹한 패배로 새점을 무시한 것에 비난받은 것은 분명했다.
국가 업무는 징조와 관련해서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예를 들어 하늘에서 갑작스러운 번개가 친다거나 또는 집회에서 누군가가 갑자기 간질 발작을 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실제 중대한 문제로 보였다. 만약 벼락이 새점을 치는 중에 관찰되었다면, 이것은 좋은 징조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 후에는 나쁜 징조로 여겨졌다. 새로운 법률도 만약에 징조가 관찰되지 않았다면 무효로 선언해야 했다.
만약 나쁜 징조가 관찰되었다면 그때는 누군가가 원로원 회의나 다른 정치 집회가 시작될 때 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으며, 그러면 그날의 업무에 대해서는 휴업하는 것으로 결정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것은 또한 여러 가지 가능한 (정치적)의도에 대한 논리를 제공했다. 정치인들은 원로원에 보고하는 징조를 이용했다. 다른 사람에게 보고하는 징조와 그들 스스로 갑자기 계시받은 징조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기원전 59년 콘술 카이사르의 동료 콘술이었던 마르크스 비불루스(Marcus Calpurnius Bibulus)12)는 종교적 이유를 가지고 카이사르가 추진하던 법률의 통과를 멈추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집에 머무르면서 징조를 찾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비불루스의 시도는 원로원 의원들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카이사르의 입법 행위를 실패로 만들지는 못했다. 몇 가지 미심쩍기는 했지만, 결국 카이사르는 그날 승리했으며 그의 법률은 통과했다. 또한, 간질 발작은 언제나 심각한 것이었는데, 이것은 모임 중에 자신들의 반대파의 정치적 계획을 방해하기 위하여 누군가는 실제로 발작이 일어난 척을 하면서 이용하기도 했다.13) 그래서 로마법은 불길한 징조를 처음부터 예방하기 위해 노력했다. 여성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공공연히 스핀들(물렛가락)들을 잡고 있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있었다. 누군가 그러한 여성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매우 불운함을 의미했다. 사실 그것은 수확의 실패를 의미했다. 1)경계의 신 테르미누스를 위한 테르미날리아제(祭)는 로마왕 누마가 도입했다. 누마는 돌로 자기 땅의 경계를 표시하게 했는데, 농부가 이 돌을 갈아엎으면 그와 쟁기를 끄는 짐승이 죽임을 당해도 항의하지 못했다고 한다. 2)흉일(凶日)은 2월의 사자(死者)들의 축제 기간, 3월 1일, 5월과 6월의 처음 15일 동안이었다. 3)플리니우스(Gaius Plinius Secundus Major)는 박물지(Natural History)의 저자이다. 백과사전적 저서로 37권은 자연·인문 등 각 방면에 걸친 지식의 보고로, 모두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중세에 이르기까지 과학적인 문제에 권위를 지녔다. 4)서기 35년의 콘술이었다. 타키투스는 그를 뛰어난 웅변가이자 선한 사람(a good-natured man)이었다고 기록했다. 5)네로 시대인 서기 65년경 콘술(suffect consul)를 지냈으며 작가이기도 한 가이우스 루키니우스 무키아누스(Gaius Licinius Mucianus)를 말하는거 같다. 6)수페르부스는 ‘오만한 또는 거만한 자’라는 뜻으로 에트루리아 출신의 로마 왕들 중 마지막 왕으로, 기원전 510년에 추방당한 타르퀴니우스의 별명이다. 7)기원전 114년의 사건으로 호민관 섹스투스 페두카이우스(Sextus Peducaeus)는 사제단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서 직접 조사했다. 특별 법정을 통한 재판 결과 세 명의 여사제들이 서약을 어기고 정절을 더럽힌 죄가 발견되어 화형을 당했다. 8)아우구스투스의 생몰은 기원전 63년에서 서기 14년이다. 따라서 기원전 83년에 소실된 것을 후에 아우구스투스가 복원한 것으로 이해하는 게 좋을듯 하다. 9)복점관의 라틴어 augur는 avis(새)와 gar(지저귀다)의 합성어로, 주로 새들의 울음소리를 듣거나 날아가는 방향 등을 통해서 미래의 길흉을 점쳤다. 10)조언자라고는 했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정치적인 권위와 영향력을 가졌으리라고 추측된다. 기원전 59년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대사제로 있을 때, 그나이우스 폼페이우스는 ‘복점관’이었다. 또한, 기원전 39년 삼두정치의 당사자들(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레피두스)이 폼페이우스의 셋째 아들 섹스투스 폼페이우스와 맺은 미세눔 협약 중의 하나가 섹스투스에게 콘술직과 함께 ‘복점관’ 자리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11)아피아 가도(Via Appia)를 건설한 아피우스 클라우디우스 카이쿠스(appius claudius caecus)의 아들이다. 이 일로 인하여 사람들은 패배의 원인을 그가 신성모독적인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믿었으며, 결국 불충죄로 고발당해 막대한 벌금을 물었다. 12)小카토의 사위로, 귀족파의 지지를 바탕으로 카이사르, 폼페이우스 그리고 크라수스의 삼두정치에 맞섰다. 13)푸블리우스 클로디우스(Publius Clodius Pulcher)가 기원전 59년에 호민관이 되어서 관철한 첫 법안들 가운데 하나가 ‘징조’를 입법의 장애물로 규정하고 그것의 사용을 폐지하는 법이었다.
http://www.roman-empire.net/religion/superstition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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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