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바닷가 조각 미술관’(Museum Beeld aan Zee)
네덜란드 덴하흐에 있는 미술관 하나를 소개해 볼까 하고. 멀어서 자주는
못 가지만 참 좋아하는 미술관이거든. 바닷가에 있어서 그럴 거야. 조각품을
특별히 ‘감상’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는데, 여기 가면 조각품이라는 게 좋아지더라.
“베일드 안 제이(Beeld aan Zee)” 미술관은 북해 바닷가에
있는 ‘조각 전용’ 미술관인데, 행정구역으로는 덴하흐(헤이그)에 속하는 바닷가 동네 스헤버닝언에
있어. 네덜란드에서 가장 이름난 해수욕장이라 할 수 있지.
‘스헤버닝언(Scheveningen)’ 이라는 이 지명은 제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 첩자를 골라내는 용도로 쓰였다고 하지. 일종의 암호랄까?
스헤(sche)- 할 때 발음이 네덜란드 모국어 화자만 제대로 낼 수 있는 소리라고...(가래가 좀 끓어야 돼~)
이 미술관의 위치가 참 좋아.
스헤버닝언은 한국이라 치면 강릉 경포대나 부산 해운대처럼, 바다 구경
오는 사람이 많고, ‘나름’ 가장 번화한 곳이어서 관광지의 정취가 바다
내음과 바다새 소리를 누르는 곳이거든. 그런데 그 바닷가에 있는 조각 미술관에 들어서면, 다른 세상으로 들어
온 듯한 기분이 되는 거지.
그림을 즐기는 것과 조각품을 즐기는 마음 태세는 좀 다른 법이잖아. 이 흥청거리는 바닷가에서는 그림보다 조각품 사이를 이리저리 다니는 일이 더 잘 어울리는 거 같다. 
이 미술관 그 자체로도 참 좋아.
북해의 담담함과 심란함을 거스르지 않기 때문에. 이리저리 거닐다 보면,
그 감정은 증폭되거든. 그런데 그래봐야 돌 아니면 청동이야. 그래봐야 사람 손으로 빚어낸 것. 다시 잦아드는 거야. 바다가 더 심란하니까.
모래 색깔 재료로, 모래언덕 아래에 슬쩍 앉아있는데, 빔 콰이스트(Wim Quist)라는 네덜란드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 좋다는 미술관이 그렇듯, 이 건물도 어떤 규모(덩어리
또는 공간), 빛이 떨어지는 정도 그리고 바닥의 오르내림이 딱 알맞아. 적당한 긴장과 적당한 이완이 있고, 결국은 클라이막스를 맞게 돼지.
스홀턴(Scholten)이라는 부부가 만든 사설미술관인데,
이 부부 수집가는 나라 안팎에서, 유명 무명 작가들의, 크고 작은 작품을 사들인 거야. 일관된 주제라면, ‘사람’.
특별전 말고 상설 전시된 작품들은 대부분 ‘사람’을 빚은 것.
먼저 특별전부터.
베이징의 조각가 수이 지엔 궈(隋建國)의 전시회였는데, 중국에서 제일가는 조각가라고 하더라.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야외 조각장에 있는, 우리 안에 갇힌 분홍 공룡이 수이 지엔 궈(隋建國)의 작품이라고 함.
  ‘인민복 시리즈’ 등...음음...심상치 않은 작품들을 휘 둘러보고...
이 방에서 한참 있었지. 히죽히죽.
헹크 피스(Henk Visch)라는 네덜란드 조각가가 수이 지엔 궈에게
준 접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란다. 이 접시는 네덜란드 관광지 어디에나 흔히 파는 기념품인데 네덜란드의
전통적 이미지랄까. 
수이 지엔 궈는 접시 속의 것들을 천장에다 죄다 매달아놨더라고. 60도 쯤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그게 중국과 네덜란드의 거리를 각도로 표현한 것이라나...즉, 중국이 보는 네덜란드 쯤 되겠다.
 작품 제목은 <기울어진 천국(The Slant
Paradise)>
 
요 작품 모티브를 제공했다는 네덜란드 조각가 헹크 피스의 작품도 재밌는 것들이 많다. (http://www.henkvisch.nl)
이 방에서 가장 재밌는 건, 네덜란드 어르신들, 젖소와 풍차 사이로 다들 고개 삐딱하게 하고 큭큭거리면서 오가는 모습~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