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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를 반대하는 허기자의 글 너무도 잘 읽었다. 일단 대부분의 지적이 옳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지적 내용이 이명박 정부가 아닌 참여정부 시절의 FTA추진 내용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참여정부 지지자들도 분명히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일단... 참여정부 시절의 FTA는 내용이 괞찮고, 이명박 정부의 FTA는 개판이라서, 다음에 정권교체를 하고 제대로된 FTA를 하자는 의견이 있다. 이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FTA에서 중요한 것은 미국의 경제사정이다. 참여정부 때 한참 FTA가 논의되던 시절 보다 지금 이명박 정권 현재 미국의 경제상황이 더 안 좋다. 당연히 두번째 FTA 협의내용이 우리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정권이 바뀌어서 세번째 FTA협상이 새로 진행된다면?
맘 같아서는 더 잘할 것 같지만... 더 불리하면 모를까 더 유리한 내용으로는 타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앞으로 미국의 경제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 왜 그럴 것인가는 이 글에서 다룰 내용은 아니고, 내가 여지껏 이 게시판에 써온 내용들을 참고하길 바란다.) 따라서 FTA를 결국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되도록 빨리 체결하는 것이 좋고, 아니다로 판단되면 아예 싹 잊는 것이 낫다.
그냥 현재 보이는 경제적 계산으로 보면 헛기자의 주장대로 한미FTA를 때려치는 것이 백번 옳다. 특히 제약분야의 타격은 치명적일 것이다.
그런데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한국시장 집어상키기는 1~2년의 전략으로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 프로젝트이다. FTA는 그 중에 한가지 작은 변수일 뿐이다. 일단 예전의 의약분업이 그렇고, 요즘 수퍼 약팔기 논쟁이 그렇다. 이 상황에서 병신된 분들이 약사들인데, 의약분업으로 이용당했고 수퍼 약팔기로 결국 팽당할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쥴릭과 같은 다국적 유통사를 앞세워 어짜피 한국시장 접수를 추진할 것이다. FTA와 무관하게 말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 겠지만 어짜피 FTA를 하든 안하든 미국자본은 국내에 잠재적 시장이 존재하는 분야는 정치외교적 방법을 통해서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출을 모색할 것이다. 예를 들어 스크린 쿼터 같은 것도 FTA와 무관하게 도입된 것 아닌가?
또 하나 변수는 미래 동북아 정세다. 나는 대한민국이 자본주의를 유지할 때까지는 미국과의 끈을 이어 놓은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한미FTA는 유용한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현재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1차적 파트너는 일본이다. 그 다음이 한국이다. 즉 미국은 주인, 일본은 청지기, 한국은 머슴의 위치인 것이 현실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일본을 제끼고 한국과 미국이 동북아에서 1차적 파트너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짜피 머슴 노릇이면 청지기를 거치지 않고 주인과 직거래가 낫다는 논리다. 미국이 언젠가는 동북아 파트너와 함께 중국을 해체시켜야 하는데 이 때를 준비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끈을 약화시키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다.
예를 들어 현대 미국공장은 엄밀히 말해서 미국기업이지 한국기업이 아니다. GM한국공장의 예같이 다양한 분양의 미국기업이 한국에 생산공장을 유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통해서 일자리를 확보하고 기술을 훔쳐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농업분야의 경우는 미국과의 경쟁보다는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통해서 잉여생산물을 해결해야 한다. 대신 북한의 지하자원을 확보하고.... 북중관계의 끊을 약화시키는 것이 한미:중국 간의 대결에서 남한의 중요한 역할이 되어야 한다.
요약하면 경제적 이해득실 보다는 미래 동북아 정세를 고려해서 한미FTA 는 하는 것이 안하는 것 보다는 낫다고 본다. 단 한미FTA 없이도 이 부분이 자신있다면 굳이 추진할 필요는 없겠다.
부록; 말이 좀 딴길로 새지만 북한 얘기를 하자. 사실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것도 울며겨자먹기로 하는 거다. 동북3성과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데 북한이 여기를 틀어막고 있어서 북한을 키워줘야 자기네 동북3성도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나진항 개발) 또한 중국으로 향하는 미국의 압박을 북한이 중국본토가 아닌 한반도에서 막아주길 기대한다. 그런데 북한이 일부 중요 공업기술이 매우 뛰어나고, 손재주가 좋기 때문에 북한의 부상은 동시에 중국에 치명적 위협이 된다.
어짜피 북한은 정치적/경제적 문제로 무너지는 않는다. 그럴 것이면 이미 90년대에 무너졌어야... 따라서 북한의 경제적 성장을 지원하면서 남북관계의 끈을 강화해야 함. 그리고 이런 전략은 어느 시점에서 남한도 자체적으로 발사체와 핵을 확보해야 화룡정점이 될 것임.
참고로 북한의 핵포기는 없다고 봐야 한다. 철기시대 진입한 부족이 다시 청동기로 회귀하는 법이 없드시 핵기시대 진입한 국가가 스스로 과거로 회귀하는 바보짓은 안한다. 철기든, 청동기든 처음에는 무기로 쓰이지만 나중에는 생산도구로도 쓰인다. 핵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가 80년대에 원자력 발전 보급으로 산업이 급성장 했듯이 북한도 똑같은 전략을 취할 것이다.
현재 남한은 거꾸로 생산도구로서의 핵은 있지만 무기로서의 핵은 없다. 청동도끼를 휘두르는 부족은 결국 철제도끼를 휘두르는 부족에게 패망한다. 핵은 공격무기가 아니라 방어무기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남한도 가능한 빨리 핵과 발사체기술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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