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14일 “한미FTA가 국회에서 비준을 받으면 나중에 미국이 수정에 동의할 리가 없으므로 절대 비준시켜서는 안 된다”며 “개방보다 국내의 불공정한 제도를 개혁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한미FTA에 대한 입장을 20개의 멘션으로 정리해 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경제시스템은 박정희식 재벌과 수출 중심, 부패, 노동탄압, YS의 OECD가입과 자본시장 개방 등으로 약점 투성이”라며 “그런데 MB정권은 2008년 제2의 외환위기를 은폐하고, 미네르바등 SNS를 탄압하고, 한미 FTA를 내세워 더 나쁜 미국제도를 수입하려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과다한 개방이 문제”라며 “수출의존도(수출/GDP)가 50%에 달하는데 박정희 때도 30% 이하였다. 싱가포르등 극소수 도시국가를 제외하곤 세계 최고수준의 개방이다. 그런데 더 개방이라니”라고 한미FTA에 회의적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제대로된 대통령이라면 한미FTA는 폐기하고 국내개혁을 우선해야 한다”며 “미국투자자들이 ISD로 걸고넘어지면 국내개혁(재벌개혁, 금융개혁, 복지개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EU와의 FTA 뒤에 수출은 대부분 감소했고(자동차만 증가), 상품수입은 크게 증가”했다며 김 교수는 “한미FTA도 이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무역에는 상품무역만이 아니라 서비스무역도 있다. 우리는 이미 수십년 간 미국과의 서비스무역에서 적자인 나라다. 한미FTA가 되면 서비스무역 적자는 더욱 커질 것”이라 경고했다.
특히 서비스무역과 관련, “금융, 보건의료, 교육 등 서비스업의 전방위 개방으로 GDP의 60%, 일자리의 70%가 넘는 서비스 분야는 초토화될 것”이라며 “1%만을 위하고 99%가 피해보는 한미FTA는 절대 반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투자자 국가 소송제(ISD)는 가장 지독한 독소조항”이라며 “민주당이 이게 독소조항인지는 늦게 깨달았는데, 그렇다면 정면으로 폐기를 주장해야 한다. 의석수가 작기 때문인가”라고 느슨하게 대응하고 있는 민주당을 질타했다.
이어 “잘못된 FTA 비준안이 일단 국회의 비준을 받으면 그대로 법이 돼 국내법보다 우위의 지위를 갖는다”며 “미국이 나중에 수정에 동의할 리 없으므로, 지금 절대 비준시켜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한미FTA보다) 국내에서 불공정한 제도를 개혁하는 것이 우선”이라 주장하며 “그래야 양극화가 완화되고 경제가 활기를 찾는다. 국내 1% 기득권층은 이런 제도개혁은 반대하고 외국자본과 짝짜꿍이 되어 99% 삶을 도륙내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바로 여러분의 일”이라며 “여러분이 1%에 속하시면 국회의원 정치자금 주고 찬성하시라. 여러분이 99%에 속하면 국회의원들에게 전화하고 트윗하고, 여의도에서 또 각 도시에서 표현하시라”고 참여를 당부했다.
그는 “99%의 피해자가 힘을 모으면 한미FTA 막아낼 수 있다”며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행동하는 양심, 전태일 정신으로, 또 김진숙 정신으로 보여줄 때”라며 글을 맺었다.
김 교수의 명쾌한 정리에 한 네티즌은 “김태동 교수님이 외교통상부 김종훈씨보다 훨씬 마음에 와 닿고 쉽게 이해시켜 주시네요. FTA만 되면 나라가 잘되고 아무 문제가 없을 것처럼 하는 말보다 조목조목 풀이해 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라며 해당 글을 리트윗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김 교수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전기통신법과 관련해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구명 운동을 다각도로 펼친 바 있다. 김 교수는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과 금융통화위원을 지냈으며 금융전문가들로부터 한은총재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영화배우 김여진씨와 트위터·페이스북을 이용해 ‘한진중공업 사태’를 전 세계에 알려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노력해왔다. (끝)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