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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불투명한 리비아정국
글쓴이 고려인 (서프라이즈 국제방 - 펌)
지난 3~4월 리비아 반군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나토에 의한 리비아 공습이 개시된 이후 서방언론들로부터 리비아에 관한 보도가 수개월간 잠잠하더니만
지난 8월하순경 느닷없이 수도 트리폴리를 반군이 완전 장악했다는 소식과 함께 서방언론들로부터 갖은 유언비어들이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카다피 잠적, 망명처물색", "카타피 차남과 3남 반군에 체포", "카다피 군 병사들에게 비아그라 먹여 리비아 여성들 성폭행" 등등.. 이런 기사들은 확인 되지도 않고 확인할 수도 없거나 곧 새빨간 거짓으로 드러나곤 하는 서방 주류 통신사들의 상투적인 날조모략보도들이다.
이들의 이러한 날조모략행위는 힘없는 제3세계국가들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침략전쟁과 학살 파괴행위를 정당화시켜주고 부추기는 전쟁범죄행위나 다름없는 짓이다. 이들 서방언론 통신사들은 사실상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전쟁나팔수들이다.
카다피와 그 가족들의 망명설이나 성폭행설 등등은 금년 봄 리비아 소요사태 초기부터 서방언론들이 퍼트리고 다닌 유언비어들이다. 공습이후 수개월간 잠잠하다가 최근 느닷없이 반군세력의 트리폴리 진입과 함께 이런 종류의 유언비어들이 새로운 버전으로 또다시 등장하고 있다.
애당초 리비아에서는 과거 1979년 이란 혁명시기나 금년 초 이집트의 튜울립혁명처럼 대규모 군중에 의한 대규모 시위사태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볼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장면이 한번도 나온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연기가 피어오르는 확인 불명의 장소에서 몇몇 젊은이들이 모여 깃발을 흔들고 고함지르는 장면들이 고작이었다. 만약 대규모의 군중시위가 트리폴리 거리에서 이어졌다면 군중을 동원하고 시위를 조직할 수 있는 동질적인 반정부 세력이 형성되어있어야 하고 거기에 편승하거나 이를 정치적으로 이끌 수 있는 명망 있는 핵심인물들이 떠올랐어야 한다. 그러나 리비아사태에서는 이 모두가 오리무중이다.
따라서 리비아사태는 그 전후관계의 맥락을 볼 때 미국과 서방나라들이 리비아 민중들에게는 명망성도 없고 알려지지도 않은 리비아출신의 잡다한 전력을 가진 인물들을 긁어모아 회유해서 인위적으로 일으킨 소요사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 리비아 정부로서는 당연히 소요사태가 일어나면 진압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진압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서방나라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트집 잡아 침소봉대하여 시민학살이라고 덮어씌우고는 전쟁나팔수들을 동원하여 온갖 조작된 정보들을 유포시키며 맹렬히 여론몰이 한 끝에 얻어낸 것이 유엔안보리를 통한 리비아 공습이었다. 그간 서방의 언론통신사들이 카다피에 관한 온갖 악성유언비어들을 날조하여 퍼트린 것은 리비아에 대한 공습과 파괴행위를 정당화시켜주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에 불과한 것이었다.
우리는 이미 역사적으로 그 허울 좋은 유엔 안보리가 미국과 서방나라들에 의한 침략과 파괴와 학살행위를 유엔의 이름으로 승인해주는 과정을 수차례 목격해 왔다.
지금 카다피가 잠적하고 반군세력이 트리폴리에 진입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카다피 세력이 무력화된 것도 아니고 반군세력이 정부군세력을 압도하고 있는 것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트리폴리 시민들이 반군세력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거나 지지하고 있다는 징후도 없다. 만약 반군세력이 리비아민중의 열망에 부응하고 민중의 적극적인 지지에 기반하고 있는 세력이라면 카다피가 숨을 곳은 없을 것이며 카다피정권은 이미 끝났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그런 징후는 어디에도 없다. 카다피 일가가 잠적하고 반군을 트리폴리에 끌어들인 것은 아마도 나토의 공습목표를 흐려놓음으로써 이를 피하고 전투력을 보존하고자 하는 카다피의 전술적 선택일 수 있다.
반군이 트리폴리를 전반적으로 완전히 장악한 것도 아닌 것 같다. 반군의 본거지를 트리폴리로 옮긴다는 말만 있을 뿐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있으며 <과도국가위원회>가 신정부수립을 2013년까지로 늘려 잡고 있는 것도 이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만약에 정말로 카다피세력이 거의 해체된 지경에 있고 대세가 완전히 기울고 있는 상태라면 재빨리 시기를 놓치지 말고 신정부수립을 선포해야만 대세를 굳힐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정은 그렇지도 못한 것 같다.
어차피 반군세력은 나토의 공중지원에 의존하고 있을 뿐 리비아 내에서도 한줌의 세력밖에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과도국가위원회>라는 간판 밑에 있는 반정부세력이 얼마나 어설픈 조직이냐 하는 것은 한 가지 사례가 말해주고 있다.
지난 2월 카다피정부에 의해 벵가지 진압군 사령관에 임명된 압델 파타 유니스(67)란 자가 반군에 투항한 뒤 곧 반군 사령관이 되어 반군을 이끌다가 지난 7월 암살당한 사건이 있었다. 그 암살사건의 배후에 대해서는 뭐가 퀭기는지 반군지도부나 서방언론들도 일체 입을 다물고 있다.
반군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인물들은 동질적인 집단도 아니고 그 정체성이 모호하며 리비아 민중과는 전혀 인연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반정부투쟁을 함께 해온 동지적관계도 아닌 그저 잡다한 전력을 가진 인물들의 모임인 것으로 보인다. 그들 중에는 20여 년 전 미국으로 망명했던 자도 끼여 있고 해외의 이슬람 무장단체에서 활동한 경력을 가진 자(현재의 반군사령관)도 들어 있다. 서방의 침략동맹으로 변질되어온 나토가 이런 자들을 긁어모아 반 카다피 성향이 강한 벵가지에 침투시켜 소요사태를 일으키고 급조해낸 조직이 소위 <과도국가위원회>라는 것이다. 잠적해 있는 카다피의 운명에 관계없이 이 들이 리비아에 신정부를 수립한다 해도 리비아 전체를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그 앞날은 지극히 불투명할 것이다. 카다피가 끝까지 살아남는다면 오히려 카다피가 가장 응집력있는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남게 될 개연성이 매우 크다.
서방제국주의의 입장에서도 리비아를 이렇게 어설프게 건드려 놓은 것은 완전한 전략적인 실패이다. 즉, 지들 입장에서 볼 때에도 리비아는 죽도 밥도 아닌 것이 되었다.
차라리 카다피를 예전 이집트의 사다트처럼 잘 회유하여 적당히 친 서방으로 길들여놓고 써먹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토는 왜 그렇게 리비아를 어설프게 벌집 쑤신 듯이 쑤셔 놓았을까? 아마도 그것은 조급함과 초조함에서 기인한 것이었을 것이다. 지금 세계는 전반적으로 강력한 자주화 세력의 부상으로 미국과 서방세계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서방제국주의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이스라엘의 초조한 입장이 바로 이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과거엔 전쟁 잘하기로 소문난 이스라엘 군대가 전투에서 팔레스타인의 저항세력에게 밀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팔레스타인 저항세력이 이스라엘에 조금이라도 보복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수단은 소위 자폭테러라는 처절한 방법밖에는 없었다. 그러나 요즘엔 ‘팔레스타인 자폭테러’란 뉴스기사가 사라진지 오래 되었다. 이젠 팔레스타인 저항조직이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강력해 졌다는 증거이다. 그만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저항세력 앞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그만큼 서방 제국주의 세력이 기울고 있다는 증거이다.
게다가 금년 초 그동안 서방세계가 손때 묻혀 친미로 잘 길들여 놓은 튀니지와 이집트가 튀니지에서부터 불기 시작한 튤립혁명으로 인하여 친미로부터 빠져나갈 조짐을 보이고 그런 조짐이 중동의 가장 확고한 친미국가인 사우디와 예멘마저 불안해지고 있다.
이란은 이제 미국조차도 무서워서 코털마저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중동에 대한 서방세계의 통제력이 상실된다면 세계의 세력판도는 완전히 뒤바뀔 것이며 미국은 해체되기 십상일 것이고 유럽의 나토국가들은 유라시아대륙의 서쪽 구석에 붙어서 연명이나 해가는 보통국가들로 남게 될 것이다. 이스라엘이 사라질 것은 이제 시간문제이다.
나토국가들의 초조함과 조급함은 바로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 조급함에서 잘못 쑤셔놓은 리비아 정국의 앞날은 지극히 불투명하며, 카다피가 제거된다 해도 리비아정국은 나토국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굴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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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