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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역에서 중2 아들놈을 보았다. 몸을 숨기고 지나가길 기다리며 짤 한 장을 박았다. 느닷없는 아비 등장이 이놈 기분을 어찌 흔들지 알기 때문이다. 참고로 왼쪽 두번째가 나의 등짐이다.
아이들은 아빠 세대를 친구들에게 설명하기 버거워 한다. 빤한 일이다. 퀸, 프레디 머큐리가 노래했지 않았는가? 엄마, 내가 한 사람을 죽였어요. 우우우~~~
죽은 놈이 <나>이니 그놈 입장에서는 <아빠>이다. 나나 당신은 노래 가사니까 라며 위안할 일이 아니다. 꿈속에 나타나 억압하는 놈으로서 아빠는 네안데르탈, 크로마뇽인 동굴벽화를 찾지 않아도 반구대 암각화에서 고래를 빼앗는 권력으로 실재하니 말이다.
그러니 죽여야 마땅하다. 우리 세대도 그랬다. 육니오 전쟁에서 불구가 된 아비를 살해했고, 개발독재 시대 프레스에 손모강지 잘린 근로자를 알로 본 우리 세대는, 바벨탑 아파트를 쌓아 놓고 <올라와라 올라와 봐> 오는 족족 어린애덜을 밀어 떨구는 놈들이기 때문이다.
어린 XY유전자는 우리 사회에서 리퍼런스 퍼슨을 찾지 못한다. 유치원 선생이 XX유전자이다. 초등 선생도 거의 XX, 중고등 선생도 XX가 훨씬 더 월등하다.
아이들 눈에 그렇다. XX유전자는 당당하다. 내 교사 지위는 고급공무원과 굴지의 회사 간부가 될 XY유전자를 선택하거든! XY교사가 갖지 못하는 이런 자긍심을 눈치채지 못할 아이들이 아니다. 웃기지만 김영란법 이전에 스승의날 외제 자동차를 선물받는 초등교사도 있었다.
그리고 또 군대에 가야한다. 초등5학년부터 XY유전자는 군대를 실감한다. 늙은 XY유전자들은 안이하다. 위안이랍시구 하는 말이 기껏 <모두 다 갔다 온단다, 아빠도 다녀왔어, 요즘 군대 좋다> 수준이다.
우리 아들놈이 내게 말한다. 네이버랑 다음 댓글은 엄청 달라, 웃기지 않아? 일베를 언급하지도 말아, 메갈들 폭파시키니 전 포탈을 장악했잖아! 글고 라떼 아씨들 제발 BTS를 우리에게 좋아하라 강요하지 말아, 그들이 위로하는 건 우리가 아니거든, 군면제를 구걸하는 놈들이 돈도 어마무시 번 그놈들 스스로거든! 이다.
그만 끊자면, 어린 XY유전자의 단말마는 <군대와 아파트 때문에 너무 아파!> 이고, 늙은XY 우린 아직도 아파트 바벨탑을 쌓고 우쭐댄다는 거다. 이번 선거에서 어린XY유전자들이 적군에 투항한 이유를 생각하려다가 이만 우물쭈물 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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