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출신 작가 미하엘 엔데의 손으로 1970년에 쓰여진 원작 소설<모모>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 영화다. 아마 생텍쥐베리가 집필한<어린왕자>의 차순격으로 많이 읽혀진 아동작일 것이다. 연출은 '엔데'와 마찬가지로 독일출신이자 함부르크 태생의 감독 '요하네스 샤프'가 맡았는데, 요하네스 감독은 놀이방 냉반장님과 아주 흡사한 외모를 지니기도 하였다. 성도 샤프여서 그런지 상당히 날카로운 마스크다. 아무튼 '엔데' 의 전폭적인 지지아래 큰 무리없이 영상화 된<모모>는 소설 내용을 그대로 리뷰에 써놓아도 무리가 없을만큼 원작에 매우 충실한 작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원작가인 '엔데' 역시 1985년에 완성된 본 영화의 제작 전반에 걸쳐 적극적인 참여열을 보였으며 실제로 첫장면에 해당하는 열차속의 대화씬에서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1탄이 속편을 능가하는 것도 아니고 소설원작이 본작을 뛰어넘는 경우? 라는 표현이 약간은 어폐가 있지만, 세계적인 명서를 영상화 시키거나 극단에 올리는 작업은 반드시 일정부분의 댓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요는 수월하고 속도감있게 각본작업이 진행될 이점을 가진 반면. 제작진의 노고가 원작가의 역량에 가차없이 잠식되는 위험을 무릎써야 하는데 예를들어 박종원이 연출한<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보며 '박종원' 자체를 떠올린 관객의 수 가 매우 적었던 경우로도 일종의 좋은 예시가 될 수 있겠다. 이문열이 촬영장에 등장하여 콘티에 관여했다거나 단 한번이라도 배우들의 연기를 지적한 바가 없음에도 우리는 책임자인 박종원 보다 자연히 이문열에 집중하게 된다.
베일의 신청작<모모>역시 미하엘 엔데라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등에 업은 작품이다. 사실 감독인 요하네스 샤프는 원로급이긴 하나 독일 현지에서의 명성은 전무했다고 보면 되겠다. 그는 과거 독일감독 대다수가 한번쯤은 발을 들이밀던 70년대 독일영화계 내부의 폭발적인 변혁' 뉴 저먼 시네마New German Cinema' 열풍에서도 뚜렸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였고, 뉴 저먼의 기수들을 깍듯이 대접하는 독일영화계의 관행을 비춰보아도 요하네스 샤프는 특별하다 싶은 능력검증의 기회 자체가 없었던 비운의 감독으로 여겨진다.
<모모>는 원작소설이 워낙 유명하고 세대를 아울러 회자되왔기 때문에 극적일 것 까지의 스포일러는 없다. 약간은 단순한 권선징악. '시간' 이 담보되어 악당들에게 위협을 받는 착한무리들. 끝끝내 나쁜이들을 무찌르는 '모모' 와 좋은사람들. 아동물 특유의 순수한 선명성이 작품의 밑바탕이지만,<모모>가 오랬동안 사랑받아온 이유 역시 '아이' 의 눈에 읽혀진 세상모든것의 아름다움과 때뭍지 않은 영혼에 있다. 즉 내용보다는 몽환적인 색채로 드리워질 의미에 관객과 독자들은 주목해왔고, 장기적으로도 현대인 모두가 견제해볼 사항인 '시간 개념'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가 담긴 점 또한 중요한 기억거리로 남는다.
시간.<모모>에서 말하는 시간은 이 영화의 확실한 모티브다. 어느 날, 초췌하지만 똘망한 눈을 가진 소녀 '모모' 가 마을에 등장하고 사람들은 모모의 영적인 능력에 동화된다. 고아원을 탈출하여 마을에 오게된 소녀 '모모' 에겐 따뜻한 마음으로 타인의 말을 경청해주는 재능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은 특출난 재능까지는 아니지만 미하엘 엔데는 이것을 환상적인 능력으로 구술했다. 그만큼 각박한 심리를 지닌 악역들의 출연이 예상되고 이와 반전을 이루는 이미지가 '모모' 이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아주 천천히 모모와 교감을 이뤄가는 마을에 '회색신사' 라는 악당들이 나타나고부터 이곳의 분위기는 빠르게 위축된다. 사람들은 일제히 돈을 벌기위해 바삐 움직이기 시작하며, 숫자를 세고, 또다른 무언가를 위해 시계만 바라보고 있다. 모모가 전해준 영롱했던 감정은 사라진채 차갑고 냉엄한 경쟁체제의 회색도시로 변해간다. 이에 모모는 시간을 연구하는 '호라' 박사와 예지력을 갖춘 거북이 '카시오페아' 의 도움을 받아 평온하고 행복했던 과거를 되찾게 된다.
이 과정에서 모모가 악당을 물리치게된 '시간의 꽃' 이라는 도구가 사용되는데 악당인 '회색신사' 역시 이를 이용하여 생명을 연장하는 모습들이 나온다. 시간이란 생명을 '시가' 에 말아피우며 사는 존재. 급기야 마을사람들의 시간을 통째로 빼았아 비밀의 창고에 가두는 회색신사들. 후에 이들은 '시가를 피울 시간' 이없어 모두 죽게 되지만, 이것들은 악당 그 자체만의 모습이 아니라 내 개인적 성공과 미래만을 위해 달려온 우리모두가 세상으로부터 납치해둔 시간일지도 모름을 말해준다.
작가 미하일 엔데는 대량생산으로 불거진 화폐중심의 문명과, 시간에얽메여 인간 본연의 정서가 함구되버리는 현대인들의 어긋난 강박관념을 의미심장하게 경고하고있다. 이는 비단<모모>속에 그쳐버린 문제제기가 아니라 9년뒤에 공개한<끝없는 이야기>를 통해서도 물질 만능주의가 동반한 지구촌 오염을 대두시킨다. 그렇다고 하여 미하일 엔데가 신랄한 비판코드를 앞세워 문명의 이기에 날선칼을 들이대는 건 아니다. 명색이 아동소설가 답게 자극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문체로 세상을 우려할 수 있는 비법엔 '아이들의 눈' 이라는 아름다운 렌즈를 착용했기 때문이다.
'시간이란 다른이와 함께하지 않고 혼자 가지면 파괴되버리는 존재'
'시간이란 과거에 집착하고 미래만 바라볼수록 현재를 잃게 만드는 존재'
이것은 내가 한 말이 아니라 미카엘 엔데가 오래전에 했던 말.
요새 저작권에 민감하다 보니 출처를 ^,^
그리고,
85년 <모모>의 오디션 당시 <레옹>의 나탈리 포트만 처럼 2000:1의 첨예한 경쟁을 뚫고 천사같은 주연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던 '라도스트 보켈'은 이렇게 성장하였다. 보켈이<모모>이후에 TV드라마를 간간히 찍어온 것은 알고있지만 현재 개인사이트를 들어가보니 업그레이드가 된지도 오래고 특별히 눈에 띄는 활약은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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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