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끝으로 감독생활을 마감한 찰스 크릭턴(左)과 영국의 국보급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손 'Monty Python' 의 주축멤버 존 클리스(右)가 의기투합하여 제작한 코미디 영화다.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는 각 장르들의 파노라마와 같은 풍부한 소재가 절정으로 펼쳐진 80년대 헐리웃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 '레전드' 급 희극물이다.
슬랩스틱으로 대변되는 미국식 코미디를 밑바탕에 두고, 변호사로 등장하는 '존 클리스' 의 시니컬한 영국식 블랙유머를 가미해 양국 평단과 관객 모두의 열렬한 환호를이끌며 이듬해 아카데미 3개 부분(감독,각본,남우조연)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의미있는 점은 1930년부터 현장일을 시작하여 런던의 '얼링 스튜디오Ealling Studio' 소속으로 TV범죄물 위주의 연출일성을 보낸 노장감독 '찰스 크릭턴' 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국제적인 조명을 받은 부분이다. 물론 '몬티 파이손' 그룹소속 존 클리스가 그에게 본 영화의 제작을 제안하지 않았다면 80년대말을 대표하는 상징격 우화물<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는 탄생할 수 없었다.
왜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 하면 단박에 떠오를 '케빈 클라인' 혹은 '제이미 리 커티스' 보다 '존 클리스' 를 집중적으로 얘기하는지, 한국으로 치면 '갈갈이 패밀리' 정도로 연상될 '몬티 파이손' 그룹을 무슨연유로 이렇게 재차 거론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영화전반적 출발과정과 각본을 시간내어 바라보면 백번천번 강조해도 모자랄 존재임을 쉽사리 알수있게 된다.
몬티 파이손. 한국 개그 콘서트 팀이 방송데뷔를 준비중인 소위 연습생들을 위주로 대학로에 소극장을 전세내어 2진급의 공연을 이어가는 것, 탤런트 송승환이 기획하여 세계적 히트를 친 '난타'가 전용극장을 확보하여 안정적인 공연을 이어가는 것. 몬티 파이손 그룹은 이 두개의 모델을 오래전부터 영국사회에 뿌리내린것은 물론, 메이저 방송을 통해서도 그들의 재능을 일찍이 부터 선보여왔다.
Graham Chapman,John Cleese(강조하고있는 존 클리스),Terry Gilliam(12몽키스,브라질 등으로 유명한 감독),Eric Idle,Terry Jones,Micheal Palin(마이클 페일린 역시 이 영화에 출연) 이렇게 6명으로 구성된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손' 은 자체적으로도 그들의 명칭이 부제로 따라붙는 시리즈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는데, 그 중 아더왕을 풍자한 '몬티 파이손의 성배' 같은 경우는 영화좀 봤다싶은 사람은 주저없이 역대 최고의 걸작 코미디 10선에 영원히 포함시킬만한 희대의 범작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 유명한 '몬티 파이손' 의 리더격인 존 클리스가(올드팬이 아닌경우는 '미녀 삼총사' 에서 루시 리우의 아버지로 등장한 사람으로 생각하면 될 것) 이 영화의 감독 찰스 크릭턴에게 '완다' 를 제안하여 공동으로 각본까지 직접 집필한뒤, 몇몇의 괜찮은 배우들을 모아 완성시킨 영화가 '완다' 라고 보면 되겠다. 위에 말했듯이 두사람은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 찰스 크릭턴은 감독상 후보에도 지명되어 2관왕을 노렸으나 애석하게도 노미네이션에 그쳤고, 유일하게 수상에 성공한 이는 '남우조연' 을 거머쥔 케빈 클라인 뿐 이었다.
관록의 마틴 랜도, 그리고 당시18세라는 약관으로<허공에의 질주>속에서 호연을 펼친 리버 피닉스의 맹추격을 따돌리고 수상을 확정시킨 케빈 클라인은, 곧 결혼하게될 피비 케이츠를 대동하고 시상식에 등장하여 미국현지보다 한국 남성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좌절을 안기기도 했었다. 결과적으론 현지 파파라치들도 두사람의 관계를 전혀몰랐을 정도로 극비리에 관계를 유지했던 것 인데, 유별난 동안에다가 중국계 피가 흐르는 동양적 매력덕에 우리 남성팬들로 부터 소피 마르소 버금가는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피비에대한 씁쓸한 미련은 여전히 지우기 힘들다.
세월이 지날수록 소녀처럼 회춘해가는 피비 케이츠, 광의 속도로 노인이 되가는 케빈 클라인을 보며 교차하는 두 부부에대한 애증과 한탄은 여기까지 하고 본 작품속으로,
일단<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는 계속 강조해 왔다시피 최강의 코미디 심볼 '몬티 파이손'의 영향력이 지대하게 미친 영화답게 아주아주 재미있다. 이 영화를 보고 '그저 그런데' 라고 느끼는 사람이나, 남자들 사이를 오가며 수시로 등처먹고 다니는 '제이미 리 커티스' 의 연기를 보며 패주고싶다 는 심리적 얄미움이 유발되었다면, 그는 아마 억울하게 속아본 경험이 많은 사람일 수 도있다. 영화를 보면 과거의 아팠던 사기의추억이 떠오를테니 말이다.
범죄사기 코미디 극<완다>에서는 2명의 완다Wanda가 등장한다. '제이미 리 커티스'가 연기한 여주인공 완다와, 그녀에게 정신없이 휘둘리는 '켄' 으로 분한 Michael Palin(위에 말했듯이 이사람도 몬티 파이손 멤버)이 어항속에 키우는 열대어 완다. '켄'은 범죄조직의 두목 '조지' 의 아들로서 온갖 나쁜짓은 다하고 다니지만 동물을 사랑하고 순수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것으로 복선과 트릭이 난무하여 복잡하게 꼬여갈것이 예상되는<완다>는 생각보다 단순명료한 틀을 가졌음이 드러난다.
'완다'라는 물고기를 키우며 애지중지 하는 켄. 실제로도 '완다'라는 이름의 여성을 흠모하다 그녀의 미인계에 속아드는 불쌍한 켄. 그러나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완다에게 빠져 정신을 못차리고 속아 넘어가거나 그녀가 의도적으로 깔아놓은 질투심에 걸려들어 자신들끼리 분개한다.
켄 뿐만아니라 등장인물 모두가 마음속에 '완다' 라는 물고기를 키우고있는 것 이다. 가지고 싶지만 어항막속에 빼곡히 가려져 손에 넣을수없는 완다. 열대어이자 매력적인 여성이기도 한 완다. 이 단순한 모티브만 알면 상당히 쉽고 편하게<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를 즐길수있다. 잘못이해하면 오션스 시리즈보다 더욱 황당복잡하게 느껴질지도 모를 영화가 이 작품이기 때문이다.
완다를 포함한 주인공들은 고가의 보석을 터는 범죄조직인데, 완다는 조직의 보스 '조지'의 애인으로 내용속의 출발을 보이지만 행동대장 격인 오토(케빈 클라인)와의 밀애도 즐기고있다. 오토와 완다는 계획대로 강도행각에 성공한 조직을 배신하고 보스인 '조지' 를 범인으로 밀고하여 수감시킨다.
당연히 눈 뜬 송장처럼 당하고만 있을 조지가 아니었다. 미리부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던 조지는 훔쳐놓은 보석을 따로 숨겨둔 상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철륜의 정은 거스를 수 없다 했던가. 밑을사람이 없던 조지는 자신의 아들인 어리버리 '켄' 에게 비밀의 열쇠를 맡기게 된다. 그리고 켄은 그 중요한 열쇠를 '물고기 완다' 가 살고있는 어항속에 숨겨둔다.
'물고기 완다' 의 어항에 열쇠가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된 '사람 완다' 는 그것을 몰래 빼내어 가지고 있게 된다. 그리고 완다는 보석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감옥에 있는 조지가 고용한 변호사 아치(존 클리스. 계속 강조했던 사람)에게 접근한다. 그녀는 자신의 미인계로 아치를 매료시킴에 성공하지만 정작 중요한 정보는 안나온채 소모전을 벌인다.
한편 완다는 실제 애인이던 오토를 버린뒤 아치와 함께 플로리다행 비행기를 이용해 남미로 도피할 작정을 한다. 완다와의 교감에 어느정도 확신이 생긴 아치는 보석위치를 알고있는 켄에게 찾아가지만 이미 다혈질 오토가 다녀간 상황. 앞뒤도 안맞는 모순된 철학구절을 읊고 Don't Call Me Stupid !를 매번 외치는 일자무식 오토는 관객들에겐 매우 코믹하며 '켄' 에게는 눈물겨운 고문법을 동반해 그를 심문한다. 바로 켄의 사랑인 '물고기 완다' 를 두눈앞에서 씹어먹어 버린것.
<완다>는 이 정도까지의 중심소재를 통해 절정의 클라이막스로 달려간다. 여기서 영화속의 가장 인상적인 두 장면을 소개 해보고 싶다. 첫번째는 말보다 주먹이앞서는 오토(케빈 클라인)가 '사람 완다' 와의 잠자리에 들기전, 자신의 겨드랑이와 완다의 부츠속 발냄새를 맡고 더더욱 흥분하는 모습이다.
이 장면은 오토가 니체의 '선과 악을 넘어서' 를 인용해 자신이 바보가 아니며 철학적 조예가 깊은 사람임을 특별히 강조한 모습으로 말미암아, 마치 나폴레옹이 조세핀에게 보냈던 '내일 오후 파리에 도착하니. 씻지말고 기다리시오' 라 적힌 편지를 읽은듯한 사색의 모습으로까지 비추던 재미있는 장면이다. 여성의 자연스런 체취가 유행했다던 고대문명의 풍속을 음미하듯이 말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완다' 가 반해버린 아치(존 클리스)역시 엉뚱한 대사를 남발하는 괴짜여도 영국의 원칙성을 대변하는 엄연한 변호사다. 완다를 빼앗길 위기에 놓인 무식한 미국인 오토는 영국사회에 대항이라도 하듯이 유식으로 자신을 포장하지만, 언제나 결과는 폭력적인 수순을 밟게되는 어두운 이면의 캐릭터도 가지고 있다.
또한 영화초반부에 조지일당이 보석을 훔치는 장면을 목격한 할머니가 등장하는데, 감옥에 있는 조지는 혹시모를 증인이 추가될 것을 우려해 아들 '켄' 에게 할머니를 제거하도록 명령한다. 그러나 어리숙한 켄은 창가에 기대어 할머니를 조준하지만 번번히 총알은 빗나가며 애꿋은 강아지를 세번 연속으로 명중시킨다.
동물애호가였던 할머니는 강아지들의 장례식을 치뤄주고 역시나 동물을 사랑하던 켄은 남몰래 눈물을 훔치며 강아지들의 명복을 빌어준다. 그런데 놀랍게도 암살은 성공했다. 연속적인 강아지들의 죽음에 할머니가 충격을 받아 심장마비로 별세했기 때문이다.
'켄'의 어처구니없는 총격씬은 영화를 본 모든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며 '몬티 파이손 그룹' 의 정신이 가장 잘 녹아든 핵심이라 할수 있겠다. 바로 이런것이<완다>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게 된 가장 큰 성공요인 중 하나다. 상대가 때리면 맞은사람이 더 쌔게 때리는 미국 코미디와 전혀 웃기지 않는 비극속에서 농담을 던지는 영국 코미디를 거부감없이 퓨전시킨 이들의 놀라운 재능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트리플A급 코미디로 확실히 인정받고 있다.
개그의 핵심코드라 할수있는 '과장' 을 동일하게 사용했음에도 영국출생 채플린이 만든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영국인이 만든<완다>같은 영화는A급으로 분류되는 반면 '총알탄 사나이' 레슬리 넬슨이 출연해온 대표격의 미국 코미디는 왜 전형적인B급으로 취급받을까? 형사들의 부패과정을 집중적으로 포착했던 투캅스의 안성기와 박중훈은 기억에 남는데 칼부림과 폭파신이 난무했던 투,쓰리의 김보성.권민중은 왜 기억저편으로 사라진지 오래일까?
조폭이 된 우등생과 선생이 된 학교짱. 졸업장을 위해 학교로 들어간 형님. 깡패가문의 사수를 위해 온몸을 던지는 검사 며느리와 보스 시어머니, 이런 류 들이 주었던 웃음은 왜 단발성이거나 아예 하나도 안웃겼던 것 일까? 꼬질꼬질한 이웃집 형사의 영웅담을 그린 '공공의 적' 은 성공했는데 말끔한 검사로 변신한 속편은 왜 실패했을까?
소위 영국식 허무주의 '블랙 코미디' 가 옳다는 뜻도 아닐뿐더러 영국의 모든 코미디 장르가 수작이란 의미도 아니다. 다만 과장을 위해서는 일상이란 존재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 공식을 꾸준히 지키는 장르가 블랙 코미디다. 일상을 변형하여 우화 시키는 과정이 결여될수록 위와 같은 졸작 코미디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물론 미국식 '아이러니' 코미디가 극적요소를 쉽게 제공하는 효율적인 면도 있지만 이를 어설프게 차용하는 우리쪽 대다수의 관점이 문제라면 가장 큰 문제겠다. 원작화 하기위해 유명 소설가들의 신작만 목놓아 기다리고 있는 전세계 제작진들의 신 트렌드라 할수있을 '최악의 소재고갈' 현실도 무시할 수 없는 악재중 하나다.
현실과의 조우. 그것은 코미디의 생명이며 근원이다. 이 진리를 가장 잘 대변한 사람역시 '찰리 채플린' 이다 <모던 타임즈>에서 직공들의 식사시간을 최소화 하기위해 도입된 장치들, 자동화의 상징인 거대한 톱니바퀴의 불규칙스런 반복등장, 콘베어볼트 앞에 일렬횡대로 늘어선채 쉴새없이 볼트를 조이는 인간기계들, 고된 본격산업화 현장에 놓였던 실제 노동자들과 가난한 서민들이<모던 타임즈>나 <시티 라이트>같은 영화를 보며 남모를 위안과 조용한 미소를 띄었음은 분명하다. 좌익분자로 선별되어 미국에서 쫒겨났던 채플린을 조용히 응원하던 대부분의 계층역시 일상 중의 일상 '노동자' 들이었다.
별것아닌 장면에도 극장에만 모이면 이상하게 우민화스런 느낌으로 왁자지껄 웃는 코미디는 절대로 오래가지 않는다. 큰 자극은 없지만 오랬동안 느끼고 회자되는 웃음. 그것이 코미디의 진정한 힘이다. 시절이 진일보 하여 제작된 오늘의 영화<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역시 그 올바른 공식을 충실하게 채워준 진품 중에 명품이다.
과연 누가 그토록 가지기 힘들었던 '사람 완다' 와 보석을 차지했을까?
이 장면은 영화의 내용만큼이나 큰 화제가 되었던 엔딩 시크릿이다.
아치(존 클리스)와 완다(제이미 리 커티스)는 결혼하여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로 로 떠났다. 그곳에서 17명의 아이들을 낳고 나환자 촌을 설립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오토(케빈 클라인)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가서 법무부장관이 되었다.
어리버리한 말더듬이 였던 켄(마이클 페일린)은 런던 시월드의 진행을 보게 되었다. (아마도 Sea월드 라면, 켄이 좋아하던 바다생물이 모인 공간인듯 하다.)
2탄을 예고한듯한 황당한 결말에 대한 해석은. 여전히 영화팬들 사이에 분분히 엇갈리고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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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크기는 그냥 내가 쓰던거 붙여넣기 하거나 하면 보통 봉팔닷컴 크기루 되던뎅? 아닌가 대부분은 그냥 여기창에다가 대놓고 쓰는편 무식하게 ㅡㅡ;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