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킹' 스티븐 킹의 원작소설을 타일러 핵포드의 연출로 94년 극화시켰다. 스티븐 킹은<샤이닝><미저리><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킹덤><그린마일><캐리><미스트><인썸니아>등 숱한 화제작을 양산한 최고의 이야기꾼 답게, 본 작품<돌로레스 클레이본>역시 필름화시키기 좋은 극적요소를 곳곳에 배치해두었다.
스티븐 킹은 워낙 네임벨류가 높은 사람이라 '스티븐 킹 원작' 이라 쓰여진 포스터 그 자체만으로 흥행요소가 되기에 제작자들로부터 끊임없는 구애를 받고있다. 여기에 또다른 애정의 조건을 하나 추가하자면, 그의 소설은 문장부호하나 수정할 필요없이 곧바로 촬영에 돌입해도 무리가없는 '책 자체가 시나리오' 에 가까운 형태를 띄어온 점도 빠질수없다. 굳이 '각색' 이라는 까다로운 소모의 과정을 거칠필요가 없고, 내용자체도 안정된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으니 얼마나들 좋을까.
평단 일각에서는, 의외로 스티븐 킹을 작가본연의 순수성에 위배되는 단순한 가판대용 극작가로 폄하하는 경우도 잦다. 그러나 스티븐 킹은 그가 유명세를 탄 영화전용 활극외에도, 정통의 수순을 조용히 밟아가는<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사냥감조차 없는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 의사가, 혹시모를 구출에 대비해 손만큼은 지켜가며 자신의 하반신을 먹는<스켈레톤 크루>와 같은 난해한 단편극도 여럿 집필하였다.
이는 스티븐 킹에 대하여 '극장용 작가' 라는 아집을 일관적으로 유지해온 집단을 향해, 그것이 오류였음을 절묘하게 항변하는 근거가 되기도한다. 제작진의 구미에 척척맞는 상업작을 통해 획득한 명성이 '반反 스티븐 킹' 론자들의 뚜렸한 공격명분으로 작용됬다면, 자칫 영상화 시켰다가는 흔히 볼수있는 B급 고어아류물로 전락할 확률이높은 극단적 소재역시 꾸준히 다뤄온점도 망각해선 안될것이다. 한술더떠 '킹'의 집필작중엔 삼류B급의 단골주제인 '좀비' 들만 등장하는<셀>과 같은 장편도있다.
그들의 비판영역에 마찬가지로 속해있는<돌로레스 클레이본>은 스릴러 영화다. 여기에 초현실적 자연현상인 '개기일식' 까지 동원된 흥미로운 스릴러다. 그런데 '스릴러' 라는 얘기가 나온김에, 관객이 접하는 영화장르의 구분을 누가 내리고 있는지부터 파악하는것도 나쁘지 않을것같다.
우리는 영화를 볼때 감독이 설치한 극적요소에 따른 특정장면이나, 각종 미디어속 스포일러를 통해 내 스스로 장르를 확정시킨다. 이게 영화를 다양하게 관람하지 못하는 가장 큰 장애요소 중 하나다. 감독들은 언론과 관객대다수가 일방적으로 내리는 '장르의 정의와 규정' 때문에 상당한 고뇌를 겪을지도 모른다. 물론 모두가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다. 이런 기조때문에 득을 보는 연출자도 있고,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평가받음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못하는 부류도있다.
관객들의 다양하지 못한 일방적 '장르의 규정'은 모두가 1이라고했던 관객과는 달리, 2를 만들었던 감독 본인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단점만 있는건 아니다. 세계 필름마켓1위인 미국을 예로들자면. 그곳이 이른바 '장르영화' 를 펼치기 좋은 대표적인 이유도 위에말한 '장르의 규정' 때문이다. 감독.배우.각본은 제쳐두고 일단 메이저가 제작한 '스릴러' 영화이기만 하면 달러를 지불하고 극장을 찾는 장르매니아들이 거진 200만에 가깝다. 또한 극장밖을 나올때도 특별한 불만을 표하지않는다. 2시간동안 숨죽이며 팝콘먹고 손비비고 즐겼기 때문이다.
스포츠라기보다 레포츠에 가까운 야구나 골프를 미국인들이 오랬동안 즐겨온 이유역시, 제3자의 입장으로 여가와 현실을 철저히 구분하는 관망적 성향에서 찾을수있다. 롯데가 졌다고하여 상대편 응원석에 오줌봉지를 던지거나, 김성근이 타고있는 버스를 거꾸로 뒤집으려는 모습들은 전혀 찾아볼수없다. 대중문화를 즐기는 모습도 한국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맘에든다고 하여 섣부르게 신격화하는 일도없고, 싫다고하여 상식이하의 인격모독도 하지않는다.
우리도 하루빨리 '영화' 라는 존재를 유럽과 남미인들이 삶의 일부처럼 여기는 '축구'에대한 시각보다, 미국인들이 야구를 바라보는 레포츠성격의 관점으로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있다. 관점변화에 대한 생각은 지극히 내 개인적 의견일 뿐이다. 다만, 인터넷을 넘어서 모바일로도 누구나 영화매니아가 될수있는 현시대에. 나를 포함한 수많은<나도 평론가>들의 아마추어적인 구미를 맞추려다 안타깝게 자멸해버리는 감독도 실제로 여러번 보았다.
쓸데없이 길어진 서론에 유감을 표하며 본론에 들어와서, '킹' 의 원작중 보기드문 단순구조의 틀을 갖춘<돌로레스 클레이본>은 아내에게 끊임없는 폭력과 무시를 행사하는 남편(데이빗 스트래던)과 생각보다 묵묵하게 이를 견뎌온 아내(케시 베이츠). 어떻게든 참아왔으나 남편의 성적인 학대를 받는 딸('제니퍼 제이슨 리' 아역시절 연기는 '엘렌 뮤스')의 모습에 터져버린 절망과 분노,그리고 아이의 미래까지 염두하여 남편을 살해하게 되는 '돌로레스' 에 대한 내용을 담고있다.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는 회상으로 영화의 초반이 그려지는데, 영화의 시작은 돌로레스가 법정에 기소되는 과정으로 출발한다. 18년전 남편을 의도적으로 실족사시켜 '단순추락사' 로 둔갑시킨 사건이 발각된것이 아니라, 그녀가 25년째 식모로 일하며 모셔온 주인 '베라' 의 죽음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어 기소된것이다.
돌로레스(케시 베이츠)의 주위는 적대적인 것들로만 둘러싸여 있다. 현재는 자신의 손에 죽어 없지만, 무능하고 폭력적이며 딸을 성추행했던 술주정뱅이 남편 죠. 수많은 사건을 해결했어도 '클레이본 남편사건'을 유일한 미제의 오명으로 남긴탓에, 이십여년째 돌로레스만 관찰해온 형사 맥기. 그녀를 마녀라 부르며 못살게구는 마을 남자들. 잡지사 기자가되어 법정에설 어머니의 상황을 특종기사 거리로만 여긴채15년만에 마을로 돌아온 딸. 영화의 배경이 되는 메인주 속의 섬마을 전체가 그녀를 철저히 고립시키는 능멸의 공간으로 비춰진다.
집을 떠난15년동안, 단 한 번도 발걸음을 하지않았고 연락조차 없었던 딸은 엄마를 증오하고 있었다. 단순히 엄마가 아버지를 이유없이 살해한 것으로 여기며 성장했다. 딸은 아버지가 자신을 성추행해왔다는 사실도 잊고있었다. 어머니의 손에 아버지가 죽던날. 순간적 충격에 빠져 과거의 기억을 잃은채 '그저 아빠의 살인범은 엄마' 라는 확신에 빠져 돌로레스를 배척해왔다. 그러나 딸은 자신을 위해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 했던 '돌로레스 클레이본' 의 희생을 극적인 요소를 통해 어렵사리 기억해낸다.
당초, 모녀의정은 뒤로한채 엄마의 재판을 훌륭한 특종만으로 여겨 마을로 돌아왔던 딸은. 본업인 기자정신을 발휘해 맥기형사의 집요한 추격을 따돌리고 엄마를 자유의 몸으로 만든다.<돌로레스 클레이본>이 보여준 최종적 결말의 의미는. 오래전 자신을 해방시켜준 엄마에 대한 보답이라기 보다, 18년만에 되찾은 모녀간의 사랑의 회복으로 느껴지게 한다. 이 영화의 판권주인인 미국식으로 표현하자면 '우정의 회복 Revive old friendship' 으로 여길수도 있지 않을까?
이 영화의 부수적 중심소재라 할수있는 '개기일식' 은 생각보다 다양한 의미로 활용된다. 천문학적으로 여성을 상징하는 달 이 남성을 의미하는 해 를 가리는 '특별한' 순간에 주인공은 남편을 죽이며, 개기일식을 보기위해 마을을 뛰쳐나간 사람들 덕에 주변의 시선도 안전히 피할수 있었다. 1963년 7월 20일.영화의 배경이되는 미국 메인주에 실제로 개기일식이 지나간 적이있는데, 공교롭게도 원작가인 스티븐 킹 역시 메인 주 출신이다. 그가 소년시절 목격한 생애 첫 판타지는<돌로레스 클레이본>의 강렬한 모티브를 제공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돌로레스 클레이본>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일종의 통렬함을 선사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우리는 명백한 가정폭력의 과정이 '법' 이라는 존재앞에 단순한 부부간의 의견충돌로 무마되는 경우를 수없이 목격해왔다. 이 영화는 가정폭력의 근원을 살인으로 단절시킨 여성의 죄를, 법이 가진 헛점을 통해 역으로 묵인시키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준다. 영화초반 '자신도 나쁜남편을 죽였으니 너도 그렇게 할수있다' 며 돌로레스에 살인동기를 부여했던 '베라' 여사와의 동질적 교감. 18년만에 극적으로 되찾게 된 딸과의 우정. 절치부심끝에 피의 복수를 결정한 주인공의 가슴엔 페미니즘으로 형성된 굳건한 믿음과 용기가있다.
영화속에서 돌로레스를 광적으로 추적해온 노형사 '맥기'로 등장한 크리스토프 플러머는 뮤지컬 고전으로 유명한 '사운드 오브 뮤직' 의 트랩 대령으로 출연했던 그 사람이다. 참고로 나는 케시 베이츠의 출연작 중 노련한 여형사로 분했던<디아볼릭>을 가장 좋아한다.
문득, 미저리와 힐러리의 관계가 궁금해지는 하루다.
그리고 34회 멋지게 써주신 냉이아빠께도 감사. 이 은혜 평생 잊을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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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해봤는데 다들 너무 어렵게 써놔서. 내일 도전해봐야겠당 포멧 
응 그영화 괜찮지 나중에 한번올릴게. 케시 대표작이지.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