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연출로 1979년 개봉되었다. 말론 브랜도,마틴 쉰,데니스 호퍼,로버트 듀발 등. 대배우들의 호연이 펼쳐지며 로렌스 피쉬번,해리슨 포드의 단역시절 젊은 모습도 확인할수있다. <지옥의 묵시록>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월남전의 주무대 베트남이 아니라, 필리핀의 루손섬에 위치한 '라구나' 주州 에서 촬영되었다.
특히 라구나에 위치한 팍상한 폭포(Pagsanjan Falls)인근에서 촬영된 신 들은 이 영화에서 가장 참혹한 영상들이 담겨있는데, 팍상한 폭포는 실제 영화속 내용과는 틀리게 너무도 아름다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유명하다.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나 북아메리카 국경에 위치한 나이아가라 폭포에 비교해도 전혀 뒤쳐짐이없는 절경의 관광지이다.
<지옥의 묵시록>하면 많은 사람들이 '리덕스Redux'를 떠올릴것이다. 수많은 매니아를 거느린 배틀레전드 영화답게, 감독판으로 재해석한 영상마저 '출시' 정도가 아니라 세계각지에 재개봉하여 적잖은 이슈를 이끌어냈다. 재개봉시키면 쏠쏠한 수익이 예상되는 작품들의 경우엔 대부분 판권을 가진 제작사의 의도로 원개봉당시에 삭제되거나 스스로 가감했던 영상들을 추가하여 공개하는 케이스에 해당하고, 이와는 다르게 재개봉 유무에 관계없이 감독스스로 표현하고자 했던 영상을 추가하거나 마찬가지로 삭제되었던 필름을 덧씌워 공개하는것을 '디렉터스 컷'이라 칭하는데 '<지옥의 묵시록>리덕스' 역시 디렉터스 컷에 가까운 경우다.
그런데 감독 코폴라는<지옥의 묵시록>의 재해석판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디렉터스 컷' 이 아닌 과거로 회귀하거나 돌아간다는 의미로 '리덕스' 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2000년 봄부터 시작해 20여년간 묵혀놓은 색바랜 필름까지 끄집어내면서 대대적인 재편집을 거치고, 새롭게 추가된 50분가량의 추가 장면으로 <지옥의 묵시록 : 리덕스>는 탄생했다. 79년에 완성된 내용과 리덕스로 재공개된 내용이 틀릴것이없다.
코폴라는 '리덕스'를 통해 3개정도의 시퀀스를 복원하였는데. 병사들을 위한 위문공연격으로 등장하는 플레이보이 모델들이 헬기에 실려있는 장면, 영화를 지나치게 늘어뜨린다는 지적으로 삭제되었으나 감독의 의지에 부합하여 리덕스에 포함된 프랑스 고무농원에서의 장례식과 만찬 장면, 그리고 커츠대령으로 분한 말론 브랜도의 정적인 심리를 묘사했던 장면등이 추가되었다.
당초, 난해한 시나리오로 판명되어 주위의 만류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코폴라 감독 개인의 열의와 집착으로 완성된<지옥의 묵시록>은. <대부>를 만들었던 유명헐리웃 감독이 자국에서 영화를 만든다는것에 쌍수를 들고 환영했던 필리핀 대통령 '마르코스'로부터 아낌없는 지원약속을 받았었다. 그러나 독재타도와 새로운영역으로의 이념확대를 전개시키던 반군들과의 내전이 횡횡한탓에 오히려 제작이 수시로 지연되고 갖가지 난항에 봉착하며 제작무산의 위기에 처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1년 반에가까운 시간과의 싸움이었던 고된 로케촬영을 마치고. 기어코 완성된<지옥의 묵시록>은 이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여받으며 끈질긴 제작욕구에대한 보상을 받았고, '보수영화제'인 아카데미에도 여러부문 초청되었으나 기술적인 수상외엔 주요부문의 구체적 성과는 없었다. 왜 아카데미가 이 영화를 외면했는지 굳이 쓸 필요까지는 없어보인다.
무더위에 찌든 사이공 시내 한 가운데서 임무를 기다리는 윌라드 대위(마틴 쉰)는 전투의 상흔으로 얽메여진 자신속의 울분을 통제하지 못한 채 괴로워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정보부의 임무가 하달된다. 그 임무의 내용은 정찰 도중 이성을 잃어 현지인 장교를 살해한채 군을 이탈한 커츠 대령(말론 브란도)을 암살하라는 것. 명령에따라 윌라드 대위는 해군팀을 꾸려 순시정을 타고 커츠 대령의 발자취가 남은 동선을 따라 강을 거슬러 오르며 그를 추적한다.
커츠 대령의 이동경로를 따라가는 길은 간단하게 그가 미쳐가는 과정을 되밟아 가는 길이다. 그 길에서 주인공 윌라드는 살육에 무덤덤해진 전쟁광을 만나고, 전장속의 살얼음판같은 위기속에도 성욕에 찌든 몇몇의 장병을 목격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 마주치는 프랑스 부대원과의 조우 등. 각각의 중간선상을 망각해버린 극단적인 존재들을 경험하게 된다. 윌라드가 걷고있는 이 길은, 어쩌면 커츠 대령이 고스란히 따라간 지옥의 길로 암시되며 굵직한 복선을 기록해두고있다.
그 혼돈의 길을 따라 마침내 윌라드와 마주한 커츠 대령(말론 브란도)은. 마치 전쟁의 한 가운데서 안식을 얻은 인물같았다. 피비린내와 화약내가 진동하는 전쟁속의 군상들은 위에 말한것과같이 다양한 양상으로 미쳐간다. 비교적 준수한 모습으로 등장한 서핑선수 랜스(샘 보텀스)가 영화 말미에 자기자신을 제어할수없는 상태에 처한 모습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사실 영화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인물들은 각자 자신만의 형태로 미쳐버린 상태였고. 유일하게 커츠 대령만이 이를 초월한 인물로 비춰진다. 그는 전쟁을 사랑하는 조국 '미국' 을 뒤로한채 투항한 원시적 마을속에서, 일종의 토속적 샤머니즘을 통한 안식을 얻고 있었다.
윌라드 대위가 커츠 대령을 만났을 때, 커츠 대령은 이미 자신의 새로운 세계에 종속화된 상태였다. 그 시간동안 커츠 대령은 살인의 죄책감을 잊고 이성이 존재하지 않는 땅에서 안식을 얻은 듯 보였으나, 사실 그것은 현실도피였으며 반복되는 자괴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진리를 스스로부터 잘 알고있었다. 이제 그는 자신이 만든 세계에서 도피를 꿈꾼다. 코폴라 감독은 그 도피를 도와줄 인물로 윌라드 대위를 설정해둔다.
윌라드 대위는 커츠 대령의 길을 고스란히 따라와 그를 만났다. 그리고 커츠 대령을 칼로 베어버리고 국가가 내린 임무를 당성했을 때, 그는 이미 제2의 커츠 대령이 되어있었다. 이성을 넘어서 광끼의 중심이 된, 어쩌면<지옥의 묵시록>에서 전쟁의 공포를 가장 잘 대변하는 중심인물로 그려지는 커츠 대령은 사후에도 자신의 광끼를 윌라드에게 넘겨준것과 다름없었다. 베트남전은 1975년에 종결되었지만 미국은 이후에도 수많은 전쟁을 주도하여 치루었다. 그 많은 전쟁을통해 우리는 이성과 광끼 사이에 길을 잃고만 또다른 커츠 대령을 만났을 것이다. 전쟁은 늘 그랬으니 말이다.
베트남전은 미국이 개입된 수많은 전쟁사에서 가장 지우고 싶은 전쟁 중 하나일것이다. 그만큼 처절했으며, 미국의 공식적인 패배로 기록되온 수치스러운 전쟁이었다. 영화 속 프랑스인의 말대로 그 어떤것보다도 '의미없는 전쟁' 으로 대다수에게 인식되어있다. 의미없는 전쟁,의미없는 살육. 영화속 주인공들이 명분없는 지옥의 공간에서 내뿜은 처절한 묵시록은. 우리 한국병사들 가슴에도 슬프게 울려퍼진 고통의 노여움이었다.
이른바 '브라운 각서' 를 통해 월남에 한국전투병을 투입한 박정희는 린든존슨 체제의 미국이 있기전, 이미 케네디 시절의 미국에게도 적극적인 한국군 투입의지를 표명했었다. '베트남전' 이라는 가시적인 무대를 떠나 미국이 치르는 어떤전쟁에도 한국이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전달한것이다. 주한미군 감축을 검토하던 케네디의 시각에 가슴이 철렁했던 박정희는. 이렇듯 꾸준하고 집요한 '전쟁애교' 를 통해 린든 존슨의 주한미군 감축안 백지화를 약속받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우리군의 희생에 기분좋게 사인했다.
온몸에 돋아난 피고름과 땀띠. 정수리를 찍어내리는 뜨거운 사이공의 태양아래 우리의 체형에도 맞지않은 M16소총을 들고뛰었던 한국의 어린병사들은, 그렇게 서서히 고통의 묵시록을 써내려갔다. 미국과 박정희의 정치거래에 희생된 생지옥과도 같았던 그들의 묵시록은 2011년 현재에도 세계각국 내전통속의 병사들가슴에 명확히 되뇌어지고있다.
<지옥의 묵시록>은 할얘기가 너무도 많은 영화다. 영화를 신청해준 졸라늬우스 기자와 밤새도록 댓글을 나눠도 부족할 만큼. 정치사적으로도 상당한 소스를 제공하는 작품이다.<지옥의 묵시록>의 가장 유명한 장면으로 회자되는 전쟁광 킬고어 대령(로버트 듀발)이 이끄는 9사단1대대의 헬기출격신과, 실제로도 반유태계 주의자로 유명했던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 이 흐르는 음악에 맞춰 민가를 포격하는 장면은 영화사적 명장면중 하나로 일컬어 지고있다. 영화속 코폴라의 음악차용은 바그너에 멈추지않고 도어스,비틀즈,롤링스톤즈의 곡들도 중간중간에 등장시켜 올드팬들의 향수코드역시 놓치지 않고있다.
전쟁의 참상과 미국안보의 내부고발격 내용을 담은 작품들로는. 오늘의 영화<지옥의 묵시록>과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풀 메탈 자켓>(사실상 큐브릭은 모든작품에 있어 미국의 기치 자체를 총체적으로 비판), 올리버 스톤의<플래툰>, 테렌스 멜릭의<씬 레드 라인>등을 들수있겠고 한국작품으로는 정지영 교수의<하얀전쟁>을 생각해 볼수있다.
전쟁의 정당성과 미국의 우월주의를 내세웠던 영화를 들자면, 과거 1.2차 세계대전을 다룬 미국고전물이 대부분 이에 해당되며. 스필버그의<라이언 일병 구하기> 태평양 전쟁을 다룬 <진주만> 미소냉전을 그린 <붉은10월>,<람보>시리즈, 토니스콧의<크림슨 타이드> 정도를 꼽아 볼수있겠다. 영상미를 떠나 완성도에있어서 전쟁을 비판한 영화들과 전쟁을 찬양한 영화들의 격차역시 눈에띄게 파악될것이다.
외계공격에 맞서싸운 사투를 그린 아동용SF<인디펜던스 데이>는 그야말로 제목과 소재자체부터 미국사랑을 전세계에 내건 블록버스터로 기억할수 있겠다. 미국의 광복절이라 여기면 될 '독립기념일 Independence Day'인 7월4일. 바로 그날 직접 전투기에 올라탄 미대통령과 미공군 윌스미스가 외계악당을 물리치는 날임을 비범하게 규정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모자라 외계로부터 미국을 구한날 정도가 아니라 지구상을 지켜낸 승리의 날로 미국의 광복절을 각인시킨 사실은, 정말로 공포스럽기까지한 각본이 아닐수없다. 당연히 이 영화에 숨어있던 무시무시한 패권주의는 압도적인 테크놀로지에 가려진채 전세계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박스오피스1위 행진을 이어갔다.
<지옥의 묵시록>의 주인공. 윌라드 대위를 연기한 '마틴 쉰'의 아들 '찰리 쉰'이 출연했던<못말리는 람보>가 차라리<인디펜던스 데이>같이 뻔뻔한 영화보다는 솔직하다. 찰리 쉰이 M60기관총을 난사하며 적들을 죽일때, 그 옆에 사망자집계수가 렌탈처럼 올려지던 코믹스런 장면 하나만으로도, 어이없는 미국만세물 보다 몇십배는 정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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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