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소재의 소규모 마을 '노스바스'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장르 영화다. 원제는 Nobody's Fool 이며 봉팔친구들 전부 영어를 잘하니까(아마도)굳이 직역해볼 필요는 없겠지만 '아무도 쓸모없진않다., 아무도 바보는 아니다..' 우리정서로 치면 '개똥도 약에쓴다' 식으로 생각해 볼수있다. 국내에 수입된 외화들이 원제와 동떨어진 제목으로 우리에게 공개되는 경우가 꽤 되는데, 대부분 로열티를 지급하고 개봉을 담당한 우리측 배급사에서 관객몰이에 도움될만한 한국적 어감으로 교체시키기 때문이다.
혹시 대표적인 문화계꼰대 영등위(영상물등급위원회)어르신들이 저런식으로 제목을 선정한다고 여기는 이가 있다면, 그것은 오해라는것을 말하고싶다. 그러나 만약 외화의 원제를 직역했을시 굉장히 선정적 문구를 담고있고, 나아가 수입을시킨 배급사마저 그 제목을 그대로 밀어붙여 개봉시킨다면, 그때는 영등위의 제동에 걸릴가능성이 9할이상이다. 영화속 내용은 물론 공식포스터에까지 선정성의 칼을 들이대기때문에 실 제작자들과 영등위의 골깊은 갈등은 쉽사리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않는 실정이다.
유명작가 리처드 루소의 원작소설<Nobody's Fool>을 각색하여 만든 이작품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 여자의 이름으로 지어지는 설리 'Sully' 라는 이름을 남자주인공 폴 뉴먼에게 부여하였고, 역시나 마찬가지로 남자이름으로 애용되는 토비 'Toby' 라는 이름을 여주인공 멜라니 그리피스에게 붙여둔 부분이다. 루소의 원작 소설에서부터 그렇게 설정되있었으니 제작진의 특별한 생각이 투영된것은 아니겠지만, 마을의 이단아로 취급당하는 눈칫밥노인 설리와, 지역유지 건설사 오너의 부인이며 미모까지 겸비한 토비가 전혀 관심둘 필요조차 없어보이는 노인. 설리와 소통을 이뤄가는 모습에 비춰지는 구도적 언발란스를 미리부터 염두한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든다.
위에 제목을 직역한 가장 후자에 '개똥도 약에쓴다' 라는 해석을 하였다. 이것이 내가바라보는 본 작품의 주인공 '폴 뉴먼'의 모습과 그를 감싼 주윗배경에 가장 비스무리한 느낌이 아닐까한다. 이 영화역시 갖가지 평론과 분석글들이 상당히 많은데, 대부분 폴뉴먼의 직업에 '건축 하청업자' 라는 직함을 부여했지만 실상 영화를 보면 하청업자라기보다 그저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보는 목공수에 가까운 노인으로 등장한다. 당연히 한국이 보는 건설노무자와 미국사회가 바라보는 노무자에대한 인식과 처우는 매우 차이가 있겠다.
전형적인 건설 노동자 설리(폴 뉴먼)는 여러모로 홀아비 냄새 풀풀풍기는 전형적인 외로운 노구다. 자식들과도 떨어져살며 호적상 아내도 없다. 청년시절 일찍이 이혼했던 부인역시 인근에 거주하고있는데 이것도 크게 유념하지않고 산다. 처신만 놓고보면 자포자기한 노년의 삶일것 같지만 생각보다 그렇지도 않다. 나름대로의 넉살로 어울려온 몇몇의 친구들, 그리고 끊임없이 관심가져온 동네의 자랑격인 대표미녀 토비(멜라니 그리피스)를 계획적으로 탐내기까지하는 능청스러운 면도 지닌 캐릭터다.
미국의 11월 넷째주에 돌아오는 추수감사절과 성탄절인 12월25일 까지의 시점이 주내용으로 펼쳐지는<노스바스의 추억>은 사실상 가정해체 작업이 절정에 이른케이스로 간주해도 될 '설리' 개인이 소박하게 추스려가는 새로운 가정에대한 획득의과정을 그려내고있다. 그다지 쓸모없어 보이던 설리는 오랜만에 고향에 놀러온 아들과 손자를 위해 능력선에서 베풀수있는 온정을 처음으로 쏟아주고, 잔소리꾼이자 본인이 세들어 살고있는 집의 주인인 베릴 할머니를 위해 속세의 농락에 넘어가지 않게끔 돕기도 한다.
조금 자세히 풀자면. 건축일을 통해 무릎을 다치는 등. 평소 자신의 사장인 칼(브루스 윌리스)을 향해 좋지않은 감정을 드러내던 설리가 자존심을 굽힌채 일거리를 요청하는 모습이나, 자신이 칼에게 부탁한 일을 형편이 어려워진 아들에게 같이해보자며 제안하는 대목에선. 재정적인 도움의 목적을 떠나서 사실상 오랫동안 도외시했던 아들과 손자에대한 자성이자 무의미하게 살아온 회한의 감정을 되새기는것으로 느껴진다. 아버지인 설리의 변화를 기초로 종합적인 안정을 되찾은 아들 피터는, 별거해오던 부인과의 재결합에도 성공한다. 물론 설리자신이 원부인과 다시만남을 이루거나하는 성과는 없다. 흘러가는 시류에 몸을 맡긴채 가면가는데로, 오면오는데로 살던 그는, 마을속의 구성원으로서 처음으로 내가아닌 존재를 위해 서서히 기여하기 시작한다.
설리가행한 세상에 대한 뒤늦은 기여는, 아들 피터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집주인이자 소년시절 은사였던 베릴 할머니의 아들인 은행원 클라이브가 지역 부동산 투자를 위해 어머니의 재산을 노리고있는것을 눈치 챈 설리는, 그가 베릴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지켜주고 아들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간다. 후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베릴은 자신이 이렇게 된 사실을 아들에게 알리지 말아줄것을 부탁한다. 자신을 요양원에 맡기고 전재산을 차지하려는 계획을 잘 알고있었기 때문이다.
단 한번도 누군가로부터 중요한 부탁을 받아본적없는 설리는 어느새 타인의 삶을 책임져줄 가장중요한 이웃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영화속에서 가장 슬프기도 하고 안타까운 대목이기도 하며, 다늙은 할아버지가 자신보다 더늙은 할머니를 위해 인격적 성장을 이룬부분은 관객모두에게 시사하는 바 가 크다.
알고보니 유쾌하며, 생각보다 괜찮은 노인으로 검증된 설리는. 급기야 자신이 눈독들여오던 토비에게 하와이로의 여정제안을 받는다. 남편 '칼' 의 버릇적인 외도에 이골이 날대로 나있던 그녀는 칼에대한 복수심리까지 동원된 일탈을 설리에게 요구한것이다. 그러나 영화초중반까지의 설리였다면 토비의 제안에 흔쾌히 응했을 설리지만, 그는 변해있었다. 오히려 토비를 타이르고 설득하여 그녀를 되돌려보낸다. 신기하게도 칼 과 토비부부는 파경으로 치닫던 결혼생활을 잘 유지할수있게 되었고, 설리는 어느새 '노스바스' 마을을 위한 세번째 기여를 하게 된것이다.
뉴욕주나 뉴욕시 어디에도 '노스바스' 라는 마을은 없다. 리차드 루소의 원작소설속에 꾸며진 공간이다. 이 작은 설원마을 배경속에 루저와 같은 존재로 숨쉬어오던 노인이 세상을 위한 위너로 점진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아직 늦지 않았음' 을 알려주는 소중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손은 가지않지만 우연치않게 집어들면 평생토록 기억남는 영화. 가려진 삶의 일부분을 확대시켜주는 능력이<노스바스의 추억>의 가장 큰 매력이다.
폴 뉴먼은 우리나이 만83세로 2008년에 타계했다. 리처드 루소의 원작<Nobody's Fool 노스바스의 추억>을 통해 노년의 전환점을 연기했던 그는,사망하기 3년전인 2005년. 역시 리처드 루소의 원작소설인 <엠파이어 폴스>를 영상화시켜 또다른 노인상을 제시하며 호연을 펼쳤다. 그는 오랬동안 유명세를 떨친 대배우였으며 수많은 재산을 사회로 환원하고 세상을 떠났다. 폴 뉴먼은 스타이기전에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을 대표적으로 몸소 실천했던 '좋은노인' 이었다. '설리'처럼
순전히 박회장이 요구해서 올리는 사진. 영화中 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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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