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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작품은 누구나 깊숙히 잘아는 영화이기에 스포일러는 글에서 과감히 제외할게요. 이해해주실거라 믿습니다 카이사르님.
대도 조세형과 세계가인정한 살인마 유영철의 차이는 '정의' 를 바탕으로 구분할수있을것이다. 상습절도로인한 연이은구속, 탈주경력까지 보유한 조세형은 누가봐도 엄벌에 처해져야했을 희대의 침입자다. 그러나 조세형은 마치 홍길동마냥 신출귀몰하며 삼엄한 경비를 뚫고 갑부들의 집만털었다. 그가 체포됬을시 증거품으로 공개된 물방울 다이아를비롯, 민간인은 절대 소유조차 할수없게되있는 명품총기류까지 쏟아져나온 일화는 80년대 서민의 눈을 뒤집히게 만들었다.
물방울 다이아역시 당시 보석시장에는 수입자체가 되지않았던 최고가의 원석이었기에 도난을 당한 소유주들은 정치권과 관료의 부정에 깊숙히 포함된자들일꺼란 추측을 받았다. 창피했던건지 의혹의 불씨를 잠재우기 위해서였는지, 수사기간이 종료된후 도난증거품을 돌려받기위해 경찰서에 찾아온 본주인은 단 한명도 나타나지않았다. 조세형이 벌인 우화같은 사건은 어떤경우로도 정당화될수없지만 서민들의 가슴에 적지않게 비수를꼿은 씁쓸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연쇄 살인마들을 일부옹호하는 의견들이 적지않다. 불우한환경과 폭력속에 성장한 어린시절이 잉태한 사회적괴물임을 주장하는 인권단체의 주장에 공감한다. 그런데 유영철은 기타살인범들에 비교해 매우 죄질이 나쁘다. 자신과 동등한 체구나 동일나이대의 남성들을 죽인것도 아니었으며, 살해피해자 대부분이 장애인이나 노인, 그리고 여성들이었다. 살인자본인의 책임과 사회적책임도 동시에 요구하는 인권단체들역시 유영철에만큼은 어떠한 살인마보다도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있다.
그는 감정이없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라 매우 비열하며 치졸하고 쪽팔린 살인마다. 살인범이란존재에게 폼을 붙이는게 웃기긴하다. 우리헌법엔 사형판결이 존재하고 여전히 선고되고있지만, 김영삼 문민정부시절 치뤄진 지존파 사건주범의 사형집행이후 단한번도 실제판결대로 이뤄지지않고있는 사실상의 준사형제 폐지국이다. 사형제찬반론이 거세기도하고 양측의 요지가 모두 설득력이있다. 내 개인적 생각을 잠시 말하자면, 사형수중에서도 매우 비열한 유영철같은 케이스는 '구별제 사형' 을 적용하여 목을 매달아야한다. 사형수라고 해서 다같은 사형수는 아니다. 이것은 그저 내짧은 생각일뿐이다.
잘 알려졌다시피<추격자>는 유영철을 모티브하였으며, 개봉당시의 사회분위기도 성과연계된 강력범죄가 국민들의 지탄을 받던시기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상습 성범죄자들의 이동을 자동으로 수신할수있는 위치추적단말기 '전자발찌' 에대한 국민적관심도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분위기속에 개봉하여, 일정적으로 시기를 잘맞춰 완성시킨 면도있는 상업영화다.
<추격자>가 남겨준의미.Ⅰ
추격자는 한국의 공권력을 맹렬히 비판하고있다. 다들 알겠지만 김윤석이 연기한 엄중호라는 캐릭터는 전직경찰관이라는 과거가 무색하게도 콜걸들을 관리하는 포주로 등장한다. 말이 고급스런 콜걸이지 시와때를 가리지않는 변종 성사업을 꾸려온'나쁜'사람이다. 그런데 엄중호만 유일하게 경찰이 잘못짚고있는 수사방향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영민을 옳은방향으로 추적한다.누가봐도 당장에 체포되야할 나쁜아저씨인 엄중호가 죄질종결자수준의 지영민을 잡기위해 경찰대신 동네방네를 뛰어다니는것이다.
제대로된 수사루트조차 잡지못하는 공권력의 무능을 꾸준히 그려내면서도 이를 극대화시키는 부분은 기소권이없는 한국형사들이 심증이90%이상 가는 지영민을 석방시키는 장면에서 절정을 이룬다. 물증없이 유치장에 구금시킨채 조사할수있는 기간이 한정된점, 용의자에게 폭행을 가한점을 꼬집어 석방명령을 내리는 검사에게 대항조차못하는 우리 경찰관들의 모습은 일견 슬퍼보이기까지 한다. <추격자>에서 보여지는 계급구조를 현실그대로 적용시키면 대한민국 공권력엔 '소신' 이 설자리가 없음을 표현하는것이다. 무조건 명령일뿐이다. 광주시민을 원인도모른채 학살한 정부군처럼.
<추격자>가 남겨준의미.Ⅱ
추격자는 한국상업영화가 나아가야할 현실적인 방향을 제시해주고있다, 어정쩡하게 헐리웃을 흉내내어 대자본을 투입했다가 가랭이찢어져 뱁새꼴이된 수많은 제작자들에게 일침에가까운 교훈을 주고있기도 하다. 내가 다른건 몰라도 단하나 장담하건데 우리는 헐리웃을 이길수없다. "이길수있다. 이길수없다. 헐리웃을 누르고 세계최고가 되자.2위라도 되자." 종합예술인 영화에서 이런말자체가 나오는게 웃긴것이다. 영화부문을 세계최고로 육성해야한다는 정치권인사들이 하도 많아서 승부라는 말자체를 싫어하는 나역시도 헐리웃을 이길수없다고 주장해본다. 헐리웃의 내용성까지는 모르겠다. 그들이 광활한 토지위에 보유한 압도적인 극장수와 천문학적인 자본앞에 꺽어줄테니 상대하자고 말하는건 현실을 모르는게 아니라 영화에대한 이해자체를 못하고있는것이다.
예술영화는 나의견해에 해당하지 않을수도있지만, 관객몰이를 위해 제작하는 상업영화같은 경우는<추격자>를 룰모델로 여겨도 나쁘지않다. 저예산이지만 훌륭한 배우와 흥미로운 소재만있다면 언제든지 수준급의 한국형 액션스릴러를 탄생시킬수있음을 <추격자>의 감독 나홍진과 총스텝.그리고 배우들이 두손두발로 증명해주었다. 그러니 정답은 '우리도 헐리웃을 이길수있으니 따라잡자' 가 아니라. '우리는 헐리웃을 굳이 이기려고할 필요가없다' 가 되야한다. 우리스스로 잘만들고 즐기면된다. 우리가 세계최고에 도전해야할 산업은 따로있다.
<추격자>가 남겨준의미.Ⅲ
제2의 최민식이란 수식어를 받아오다 제1의 김윤석으로 거듭난 '또다른 연기파 김윤석' 의 발견도 놀랍지만, <추격자>를 통해 거둔 한국영화계의 가장 큰 수확은 뭐니뭐니해도 하정우다. 키와 얼굴, 그리고 근육이 유일한 무기인 현재의 신인급 배우들과는 틀리게 모든장르를 소화할수있는 보석같은 멀티형 배우가 하정우다. 그는이미 예전부터 조연급으로 영화와TV를 오고가기도 했고 독립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했지만, 대중들의 시야에 하정우를 확실히 각인시킨 계기는<추격자>였다. 최민식,송강호로 대변되는 정통 주연급 연기파계열의 유일한 후계자로 떠오른 하정우는 우리영화계의 복덩어리같은 존재다.
그는, 지금현재도 그의 아버지 김용건보다 연기를 잘한다. 김용건이 하정우와 비교할수있는 동일계열도 아니고 하정우의 목표가 아버지도 아니겠지만 이미 아버지를 뛰어넘은것은 물론이며, 기존의 연기못하는 주연급들로 유명한 신현준,정준호,차승원,김승우 같은 연예인들은 이미 한참어린 후배 하정우에게 실력으로 추월당한지 오래다.
미술학도 출신으로 세련된 액션스릴러를 공개해온 나홍진감독 패밀리는 2010년. 조선족들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황해>로 다시 뭉친바있다.
제목이 기억안나지만 어릴적보았던 존웨인이 주연한 서부극 대사중 '죽이는게 죽는것보다 백배는 힘들다' 라는 대사가 어렴풋이 기억난다. 혹시나 지금도 사람을 죽이고있거나 죽일마음을 가졌을지 모를 살인마들도 위 대사 처럼 되었으면좋겠다. 엄격한 통제로 인해 살인하기 어려운게아니라, 애초부터 올바른 교육과 제대로된 관심속에서 '살인' 이란 단어자체를 머릿속에 염두하지도않는 인격체들로 자라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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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