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전쟁><남부군>등 선굵은 작품세계를 보여줬던 정지영 교수의 작품이다. 내 개인적으로 정교수의 작품중 가장 우수한 내용성을 지니지않았나 생각해본다. 최민수와 독고영재가 각각 병석과 명길이라는 캐릭터로 등장하고있다.
최무룡과 독고성의 친분덕에 이들은 유년기부터 호형호제 하며 자라왔다. 그 덕인지 연기자체도 모없이 잘소화했으며, 드라마외에 영화히트작이 별로없는 두사람에겐 공통적으로 가장 수준높은 영화로 남게될것같다. 물론 만족할만한 흥행은 이뤄지지않았다. 그해 한국영화 흥행 1위가 정선경 엉덩이 신드롬이 벌어진<너에게 나를 보낸다>였다.
병석(최민수)은 헐리웃 연표를 줄줄외우고 다니는 그야말로 영화광이다.
학교에서 영화패거리를 조직해 리더격으로 활동할 만큼 열정적인 영화사랑을 보여주는 배역이다. 명길(독고영재)역시 영화광무리의 일원이긴하나, 자신보다 영화에대한 식견이 월등한 병석에대해 라이벌의식과 열듬감을 동시에 지니고있는 배역으로 등장한다.
최민수 아역전문 김정현이 병석의 고등학교시절을 연기하며, 홍경인이 명길을 연기한다. 김정현 홍경인 두사람은, 한국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SBS'모래시계'속에서도 최민수아역(김정현) 박상원아역(홍경인) 으로 출연했던것을 다들 기억할것이다.
명길(독고영재)은 성장하여 어릴적부터 꿈꾸던 영화감독이 되지만 유명세를 떨치지못하는 삼류감독으로의 삶을 살고있다. 그리고 병석(최민수)의 소식을 전혀 접하지 못한채 오랬동안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지내온다. 이민을 갔다는 소문도들리며, 수배중이라는 소문도 접하던중. 어릴적 영화패거리 활동을 할시절 인연이 닿았던 여동창을 통해 병석의 소식을 듣게된다.
병석이 실어증을 동반한 정신분열로 병원에 요양중이란 것을 알게된 명길은 그를 찾아간다. 병석은 초줴한 모습으로 본인이 집필한 '가면고' 라는 시나리오를 명길에게 건네주고, 완벽에 가까운 각본에 감탄한 명길은 영화사로 곧장찾아가 투자요청을 한다. 제작사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아낌없는 지원을 하여 영화는 개봉한다.
완성된 작품<가면고>는 관객으로 불야성을 이루며 대히트를 친다.
뉴스는 연일 윤명길 감독에 대한 화제성 보도와, 얼굴없는 시나리오 작가 임병석에대한 궁금증을 집중조명한다. 그사이 명길은 무언가 이상한점을 느낀다.
병석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자신이 연출한 <가면고>를 혼자서 되돌려보던중. 모든 장면이 예전 헐리웃 고전들을 짜집기한 내용임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영화제가 개최되어 각본상 수상자로 임병석이 호명되는데, 예상을 깨고 병석이 직접등장하여 트로피를 받고 유유히 시상식장을 빠져나온다.
명길은 병석을 뒤쫒아가고 그를 작업실로 끌고간다. 그자리에서<가면고>의 장면하나하나를 보여주며 표절한 이유를 따지고, 멱살잡힌 병석은 명길에게 '나도 내 창작인줄알았어. 나도 나에게 속았다' 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병석역시 본인의 각본이 패러디였음을 전혀몰랐으나 명길로인해 확인받은 셈이었다. 자괴감을 느낀 병석은 차에뛰어들어 삶을 마감한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는 안정효의 원작 소설을 각색하여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에는 쉽게 보여지지않지만 소설속에는 헐리우드와 미국에대한 비판적 성향이 담겨있다. 한국영화 1세대 부터 3세대까지 주로수입된 영화는 백이면백 미국헐리웃 영화들이었다. 이브 몽땅이나 알랭 들롱이 출연하는 프랑스작품이 서울시장을 뚫기까지도 상당히 오랜시간이 걸렸다.
보수정권의 친미성향에 맞물린 사실상의 미국영화 독점체제를 제공한 이유였다. 그로인해 한국영화 외에는 자신도모르게 헐리웃에 중독될수밖에없었던 과거 '헐리웃 키드' 들의 어두운 이면을 다룬 소설이 안정효의 손에서 쓰여졌으며, 그 상징적인 캐릭터는 최민수가 연기한 '임병석' 이었다.
이소룡을 꿈꿨고,제임스 딘을 꿈꾸며,알 파치노를 꿈꿨던 내 헐리우드 키드시절의 추억역시 임병석처럼 중독된 표상이었을까. 내가 영화를 좋아해온것이아니라, 헐리웃 자체를 좋아했던게 아닌지를 한번쯤 되돌아 봐야겠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는 94백상예술상 대상, 94청룡영화상 대상(이때는 작품상이 대상이었음), 그리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조예가 있는 스페인'산 세바스티안'영화제에 진출하여 본상에 해당하는 비평가상을 수상했다.
누군가 볼만한 한국영화를 물으면, 난 언제나 주저없이<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부터 추천한다. 봉팔친구들에게도 감히 강추해보고싶다.
(내가 쓰는 평들은 전부 영화로가지고있으니 보고싶은 친구들은 메일주소 적어주면 동영상파일로 보내주겠다. 용량들이 너무커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사정상 김해는 못갈것같고 난 분당에가서 아는사람들좀 만나서 야권 홍보좀할게. 미안하다 고생들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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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