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었는데 아무리 그렇다고 무슨 래방객(문상객)을 위한 축제를 할끄나.
그게 아니고 망자와 생자를 마지막으로 연결시켜주는 통로라고 보면 되.
더불어 생자를 위한 슬픔의 카타르시스 과정이라고 봐도 되고 ...
생과 사는 구별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우주적 현상이라는 뭐 그런 거창한거
까지도 해석이 가능한 독특한 진도만의 문화 ... 이런거야.
대충이해가지? ^^
다시래기가 원래 전라남도 진도에서 쓰는 말이거덩.
근데, 70년대 후반에 극작가 허규씨가 이걸 모티프로 해서 <다시래기>라는 희곡을 내고는
무대에 올렸고 나중에 다시 한참후에 <다시라기>라고 연극무대에 올린 걸로 알고 있당.
<다시온 애기>를 계속해서 발음해봐
다시래기가 되지? 즉 다시 태어난 아기 ... 환생 ...
다시래기는 상주를 대신하여 가짜상주가 문상온 동네사람들과
상주사이에 중매쟁이 역할을 하면서 밤을 세워가며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썰도 풀고 등등 ... 망자와 생자의 간극을 메꿔주는
역할을 하지. 대강은 얘기가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그리면서
즉흥극으로 해가기 땜에 다시래기라고 하는거고 ...
이해안가지?
진도지방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상여가 나갈 때
사물을 가지고 온동네사람들이 춤추고 노래하고 슬퍼하고 ...
이렇게 하는 장례문화가 있어. 지금도 ....
보통 타지방에서 경건하게 하는 것과는 아주 달라.
그래서 그런지 전국의 민속학자들이 모두 몰려와서
현장취재를 많이 해 가드라.
더불어서 상여나가기 전에는
마당에서 망자에 대한 씻김굿을 하기도 하는데
이것을 <큰굿한다>고 말하지.
이때 큰굿도 하고 다시래기도 하고
사물놀이도 하고 그래.
노짱님 서거때에도 진도씻김굿을 했잖아.
씻김굿은 이렇게 상당했을 때도 하고
집안에 우환이 있을 때 민속처방식으로 당골래(무당)을 불러서
하기도 하고 그래.
그런데 아주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하면 슬픈 집에서 웬 꼬장질이냐 할 수 있겠지?
아냐 ... 절대 아냐.
오히려 그 자체가 슬퍼.
한편에서는 막걸리 마시면서 꽹꽈리 장구를 치면서 구슬프게 창을 하면
한쪽에서는 치마를 걷어올려 슬프게 울고 ..
이건 하나의 문화에 속하는 거라서 머리로는 이해가 힘들지도 몰라.
예를 들어
마을어귀에서 한참 노제를 지내고
상여가 마지막 떠날 때 상두꾼들이 상여머리를 돌려서 동네를 향해 삼배를 하거덩
이때 꽹꽈리를 쥐고 상여소리를 하는 분이
구슬프게 동네를 보고 소리를 메겨요.
하적~~ 하적이로구나(하직을 말함)
~~~~ ~~~~
그러면서 상두꾼들은 상여를 올렸다 내렸다 연신 삼배를 하는데
이때 멕이는 상여소리에 눈물 안흘리는 사람이 없어.
그야말로 이생에서는 마지막 인사니까 ....
상여를 붙잡고 통곡하는 사람. 골목에서 담장을 붙잡고 눈물을 삼키는 사람 등등 ...
이때 소리멕이면서 쳐대는 꽹메소리와 장고소리 북소리 징소리는
내가 이 세상살면서 겪은 가장 슬픈 소리중의 하나야.
지금은 상여소리를 멕이는 분들이 거의 돌아가시고 안계셔요.
나는 20여년전에 실제로 육성녹음을 해놓은 테이프가 하나 있는데
(동네아저씨인데 작고하심)
간혹 집에서 듣다가는 집사람하고 아이들한테 된통 혼난 적이 한두번이 아냐.
(집사람은 서울토박이라 전혀 이해못함)
멀쩡한 집에서 웬 죽어 나가는 사람 소리 듣느냐고 ...
하지만 난 그런거 구분안해. 문화학습 내지는 문화전승 탓인가?
ㅎㅎㅎ~~~
출상 전날 저녁에 하는 씻김굿같은 경우에는
무당이 미리 준비한 시누대(주로 해변가에 크는 가느다란 대나무)뭉치를 들고 있다가
가족중에 한분을 지정해서 시누대를 잡게 하거덩(이걸 손대잡는다고 해)
이러면서 무당이 한참 판소리 가락으로 망자의 혼을 부르거든.
그런데 혼이 나오면 손대잡은 사람의 시누대가 사시나무 떨듯 막 떨려요.
이때 무당하고 손대잡은 망자의 혼하고 대화를 하는거야.
뭐 별말 다해요. 심지어는 외상값까지 말할 정도로 ...
그리고 무당이 중계를 해요.
말하자면 생자들하고(대부분이 가족) 망자하고 대화를 하는거지.
이때 심리적으로 모든 것이 카타르시스된다고 봐.
다시래기도 마찬가지야.
다만, 씻김굿은 진도전역에서 하고 있는 범무속이지만
다시래기는 진도중에서도 임회/지산면 쪽에서만 하는걸로 알어.
내가 살던 군내/고군면 쪽에서는 다시래기라는 풍속은 없어.
한번도 보지를 못했거덩.
ㅎㅎ~
그러고 보니 진도문화 자랑질이 되어버렸네.
아뭏든 내고향 지명이 나와서 반가워서 걍 손가락 가는대로 쓴거야.
거의 100% 사실이라고 보면되.
회비 납부 계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