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다음카카오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톡 사찰논란에 대해서 "사이버 망명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도 국가의 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정당한 절차에는 협조를 해야한다. 이탈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는 없지만 큰 파장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 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보수의 눈으로 보면 진정 법을 준수하는 준법사장이라는 느낌이 온다. 이렇게 정당한 법 집행 절차를 옹호하던 사람이 며칠만에 말이 확 바뀌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13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법 해석에 여지가 분명 있겠지만 이런 논란을 뒤로하고 이용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감청 영장에 응하지 않겠다. 조만간 인터넷기업협회 차원에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인터넷 업체들과 지혜로운 해결책을 내놓을 계획" 이라고 했다.
사이버 망명은 안타깝지만 우리는 정당한 법집행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가 며칠만에 이용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감청 영장에 응하지 않겠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말인가?
이용자 보호를 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법집행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아님 국가를 향해서 제발 우리좀 냅두라고 읍소를 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나라 국민들은 아직도 그다지 공권력을 신뢰하지 않는다. 북한을 향해서 삐라 뿌리는 놈들을 막을 법은 없지만, 서울 시내에서 대통령을 비난하는 시위따위는 얼마든지 경찰력으로 막아내는 국가아니던가? 지금 서울 시내에서 대통령 비난하는 삐라를 뿌리는 자유를 우리는 가지고 있는가?
이런 어지러운 상황에서 정당한 법집행에 응하겠다는 정신 간 다음카카오 대표의 말은 많은 사람들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일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카카오톡은 젊은 사람들의 공유 공간이다. 부모님들이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것도 아들, 딸이 있기 때문에 사용하고 있는게 아니던가? 과연 카카오톡이 이번 사태를 잘 마무리 짓고 잘 넘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마지막 이상한 권력의 횡포에 쓰러질 것인지 결과가 어찌 될지 두고 볼일이지만, 가뜩이나 '세월호 희생자 카톡, 검찰은 보고 엄마는 못봐' 라는 한겨레의 기사가 카톡의 무심함에 분노하게 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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