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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 중요한 터닝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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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신
날짜 : 2011-06-07 (화) 02:07
조회 : 7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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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 기자 (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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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쓰고 싶지만, 시험이 코앞인 관계로 짧게.
1. 반값등록금 시위가 시작되었다. 처음 '배후세력'은 한대련. 전형적인 NL이고, 사실 별로 대학가에서 크게 인기는 없지만 최근 총학생회로 하나씩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일단 반값등록금 시위가 시작되자, 오히려 배후세력은 독설닷컴의 고재열 시사인 기자를 비롯한 저명인사들의 트위터 연대로 발전되었고, 30대 이상의 지지자들이 자금을 지원하는 식으로 바뀌며, 참여 구성원도 운동권이 아닌 보통 대학생들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는 "독서시위"라는 21세기형 문화 시위의 한 형태를 창출하는 중.
2. 유시민의 참가 그동안 이런 시위에 잘 나타나지 않았던 유시민 대표가 참가했다. 이런 시위는 지금까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의 전유물에 가까웠고 사실 참여세력도 대부분 그쪽 계열 대학생들이 많았다.
유대표의 참가는 진보 한 클릭의 일환이자, 동시에 참여당의 진보화를 암묵적으로 선언하는 것이기도 하다.
3. 반값등록금의 문제점
사실, 반값등록금은 불가능하다. MB가 무슨 깡으로 이런 공약을 내세웠는지 모르겠지만, 전국 사립대학의 등록금을 반으로 깎으려면 아마 교육부 예산 반 이상을 투입해도 모자랄 것이다. 대략 20조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들었는데..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MB는 4대강 사업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작업에 알려진 것만 10조원을 넘게 쏟아부었다. 대선 때 공약했다 여부보다는, 그런 데 쓸 돈이 있다면 왜 반값등록금이 불가능하냐는 분노가, 반값등록금 시위의 첫 번째 근본동력이다(과거 공약).
요컨대 상식의 문제다.
두 번째 근본동력은, 청년실업의 문제다(미래 진로). 현재 대학등록금의 대부분은 학자금 대출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학자금 대출은 차후에 '취직 후' 갚아야 된다는 가정이 있는데, 그 취직이 안 되거나, 되더라도 안정성, 장래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게,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다.
게다가 대학 진학률이 80퍼센트가 넘는 현 시점에서, 대학생의 문제는 사실상 20대 문제가 된다.
세 번째 동력은 '이자율'이다(현재 고난).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학자금 대출의 이자율도 올라가고 있는데, 문제는 이 이자는 나중에 취직해서 갚는 게 아니라, 지금 갚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자율을 갚기 위해 대학생들은, 돈이 안 되는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어 하루하루를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동시에 이런 이자율을 갚지 않아도 되는 대학생들과 '계급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여기에 현재 지금 대학생들이 당하는 '고난'이 있다.
4. 반값등록금, 터닝포인트 바꿔 말하면, 반값등록금 시위는 그 자체로는 미약하지만, 그 결과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1) 20대와의 연대 우선 반값등록금에 굳이 열의를 가지지 않는 대학생이라 해도(20대라 해도), 반값등록금에 반대하거나 나서지 않는 자들에게는 반감을 가지게 된다. (굳이 말하면 한나라당이라든가)
반대로 반값등록금에 열의를 가지고 참여하되, 자신들이 주인공이 아님을 인식하고 진정성 있게 참여하는 자들에게는, 연대감과 호의를 가지게 된다(굳이 말하자면 유시민과 이정희)
개중에 괜히 나가서 연설에 집중하거나, 자신들이 주인공인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역시 떨떠름한 감정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 민주당은 의원이든 대표든, 가서 연설하는 경향성이 있다.)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당사자, 대학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참여가 저조했던 20대에게, 참여가 필요한 직접적인 이유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2) 진보와의 연대 이 사안은 전형적인 진보 정당들의 이슈다. 그런데 유시민 대표는 아무말 없이 나가 앉아있기만 함으로써, 그 이슈에 자신도 동참하는 것으로 바꿔버렸다.
요컨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진보와의 '연대'를 한 걸음 더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행동이 중요하다.
예견했던대로 이른바 "진보연석회의 타결" 이후로도, 진보정당들의 통합은 단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노동당대로 "왜 양보했냐?" 진보신당은 진보신당대로 "이건 배신이다!" 라고 내부 투쟁 중이다.
당연히 이들이 선통합하기 이전에는 참여당은 끼어들 수 없다. 끼어들어서도 안 된다. 최소한 진보신당이 깨지거나 혹은 통합에 참여 않겠다는 결론을 내리기 이전에는. 그 전에 참여당이 선통합에 나선다면, 그건 참여당이 얻어야 할 2퍼센트에게 오히려 반감을 사는 꼴이다. 진보대통합이고 뭐고, 다시 2퍼센트 부족으로 진다.
하지만 무리한 통합시도 대신, 유시민 대표는 "반값등록금"이라는 20대 + 진보 이슈에, 묵묵히 참여함으로써, "연대", 나아가 "통합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 행동이 바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반값등록금 시위 자체는 실패할지도 모른다. 등록금에 눌리는 대학생은 이자 갚느라 바빠서, 그렇지 않은 대학생은 당장 필요성을 못 느껴서, 나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 (물론 정부가 물대포라도 쏜다면 그때부터는 시위가 격화되겠지만..)
하지만 유시민의 이러한 연대, 내지는 통합의 시도는, 앞으로의 정국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진보 2퍼센트 뿐만이 아니라, 나서지 않는 20대와도 연대할 수 있는 중요한 터닝포인트다. 그 점에서, 유시민의 선택은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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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
날짜 : 2011-06-07 (화)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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