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 주최의 한양대 강연 뒷풀이에서 민주노동당 당원들과 어울리며 노래를 주고 받는 등 ‘화끈한 뒤풀이’를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유 대표는 16일 오후 한양대에서 ‘2012년 총선과 대선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민주노동당 당원들을 만났다.
1부 ‘힘 있는 진보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전략’ 강연에 이어 2부는 민주노동당 전 부대변인 황선씨와의 토크쇼 ‘우리는 진보다’로 진행됐으며 인근 음식점에서 뒤풀이가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참여당 당원 ‘하늘색꿈’은 17일 자유토론방에 올린 글에서 “강연을 주관한 민권연대는 민주노동당 계열 시민단체”라며 “예민한 시기에 유시민 대표를 초청하여 공개 강연회를 개최한다는 것이, 참으로 대범한 행보가 아닐 수 없으며, 진보대통합의 성공을 바라는 민주노동당내 당원들의 의지가 표출 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이날 강연의 의미를 지적했다.
그는 또 “이어진 뒤풀이 자리에서의 민주노동당 당원들은 약간의 당혹감마저 느끼게 했다”며 “‘새바람’이라는 이름의 민노당 당원들은 리더의 인솔로 유시민 대표 앞에 30여명이 모여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하는 노래를 합창하고 유시민을 연호하며 과감한 지지표시를 했다”고 밝혔다.
‘하늘색꿈’은 “처음에는 강연주최 측의 손님에 대한 예우 또는 통합 상대당 대표에 대한 배려 정도로 이해를 했지만, 계속되는 러브샷과 사진찍기 등 그들의 유 대표에 대한 스킨십과 애정 표현은 가히 시민광장을 무색하게 할 정도였다”며 “다소 피곤한 기색의 유시민 대표도 모처럼 환한 미소를 지었으며, 초청에 대한 답가로 가요 ‘그 건너’를 부를 때는 민노당 당원들에 둘러싸이기까지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어제 만났던 ‘민권연대’나 ‘새바람’ 소속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민노당 당원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그와 같은 행동들을 공개적으로 거리낌없이 하는 것에서, 민주노동당 평당원들이 참여당을 바라보는 시각의 흐름을 감지 할 수 있었다”며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수십명의 참여당 당원들은 이미 동지로 그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민권연대는 이날 “진보대통합당 당론 확정을 위한 민주노동당 당대회 소집결정을 환영한다”란 제목의 성명에서 “어제 민권연대는 예민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초청 강연회를 개최했다”며 “성황리에 진행된 강연회 자리에서 많은 참석자들은 국민의 요구가 바로 통합진보정당 건설에 있음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민권연대는 “강연회에 이어진 만남의 자리에서도 민주노동당 당원들과 국민참여당 당원들은 서로의 진정과 바람을 솔직하고 기쁘게 느낄 수 있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민권연대는 민주노동당 수임기관 운영위원회가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임시 당대회 개최를 결정한 것에 대해 “민심과 당심에 따라 내려진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결정을 따르고 실현하는 길에 민권연대가 앞장설 것을 결심하며 환영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2부 진행을 맡았던 황선 전 부대변인 등 462명도 이날 긴급성명을 내고 “우리는 당원총투표 발의 제안을 철회하고, 당 지도부가 발의한 통합안이 25일 당대회에서 확정되는데 힘을 싣고자 한다”고 천명했다. 그는 “우리는 국민참여당을 포함한 진보대통합당 건설의 당론을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는 의지를 모아 당 지도부가 발의한 안건을 적극 지지하며, 25일 당대회 성사와 당론 확정에 최대한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 진보정당, 민주당과 대등해져야 대연합 가능”
“민주당에 눈, 팔 달라 안해…역량맞게 책임감으로 선거 임할 것”
한편 유시민 대표는 16일 한양대 강연에서 “힘있는 진보가 필요하다”며 “비판적 지지, 사표방지라는 심리적 덫에서 벗어나는 길은 좋은 정책, 좋은 이념적 지향을 가지고 있는 진보정당이 인물과 세력을 키워야 된다”고 역설했다.
유 대표는 “정책을 아무리 가다듬어도 세력이 커지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진보진영) 아. 착해, 똘똘해, 그러나 무능해’ 이렇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2012년 총선·대선 전략과 관련 유 대표는 “진보신당 9.4 당대회에서 통합안이 가결되길 진심으로 원했다”며 “지금이라도 민노당, 참여당과 통합을 위해서 노력했던 진보신당 정치인, 당원들이 힘을 합치고, 또 새로운 단체, 시민들의 참여를 받아 더 대중적인 더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진보정당을 만드는 것이 2012년 선거를 치루는 첫 번째 요소”라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새로운 진보정당의 지지율이 민주당과 대등한 수준으로 기록해야만 비로소 대연합이 이뤄진다”며 “함께 힘을 모아서 정권교체를 하고 이른바. 각내 연정에 참여해야 한다, 선거를 같이 해서 정권을 같이 세웠으면 책임도 같이 져야 한다”고 연립정부 구상을 피력했다.
“협약서 쓰고 도장 찍고 국민 앞에 공표하고 쉐도우 캐비넷 만들고 진보정당이 어떤 부처를 맡아서 어떤 정책을 할지 국민 앞에 다 얘기하고 대선을 치러야 한다”며 그는 “진보통합→민주대연합→민주진보 연합정권이 2012년의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총선 때부터 가동돼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이해관계의 조정과 조화를 꼭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의 관계와 관련 유 대표는 “기득권을 포기하라는 것은 불합리한 이야기다. 국민의 신임에서 오는 많은 의석, 높은 지지율, 많은 인물은 민주당이 갖고 있는 정당한 기득권”이라면서 “이걸 포기하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옳지 않고 예의에도 맞지 않고 연합의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눈을 달라느니 팔을 달라느니 절대 해선 안 되고 지금까지 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진보정당과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명예롭게 우리의 역량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국민의 신임을 토대로 응당 맡아야 될 책임을 우리가 맡아서 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선거에 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이런 이해관계의 조화를 이뤄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십, 그리고 팔로우십이다”며 “리더들이 지도력을 발휘하고 당원들과 예비후보자들이 따라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안철수·박원순 현상’에 대해 유 대표는 “(정치인들이) 정당정치를 망가뜨리면 안 된다고 하면 곤란하다”며 “정당이 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 못하고 정당 지도자들이 리더십을 제대로 행사하고 있지 못하는데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안철수, 박원순이라는 특정인을 통해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민들은 정당정치를 무시하지 않는다”며 “다만 정당이 제대로 정치해주길 원하는 것이다. 이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을 정당의 지도자들이 외면해 왔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2부 토크쇼를 함께 한 황 전 부대변인은 “시청광장에서 열린 여성농민대회에서 유 대표가 ‘새로 정당도 한다고 하는데 우리도 좀 같이 하게 해달라’고 말하면서 ‘동지도, 친구도 많을수록 더 좋은 것 아니냐’고 말하는 것을 인상깊게 봤다”며 “굉장히 많은 큰 각오와 결심으로 진보대통합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거듭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털어놨다.
또 황 전 부대변인은 “이정희 대표와의 대담집 <미래의 진보>에서 ‘참여정부 공과에 대한 평가가 분분한데 내각에 참여한 각료로서 책임이 있다, 미안한데 미안하다고 말만 해서는 안 될 것 같고 악착같이 갚아야지 결심했다’는 구절이 있다”며 “인상이 깊어 줄을 치고 읽었다”고 밝혔다.
그는 “조금 미안한 마음, 성찰이 되는 부분, 우리도 다 그렇다”며 “그런데 악착같이 갚는다는 것에 평범과 비범의 차이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황 전 부대변인은 “악착같이 갚겠다는 분에게, 국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바탕으로 해서 국민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분에게 우리도 무한대의 시간과 기회를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