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은 대체 뭘 봐야 하는 거야 - 실전그림 읽기
짤방의 그림은 뭘 그린 거냐믄... 보시다시피 별이지. 사물들은 자신의 고유한 본질(이데아)를 가지고 있어서 예술은 그 본질을 현현케 하는 것이 주 임무라고 생각해 왔던 것인데 막상 특정한 대상들을 들여다보면 제각기 조금씩은 다른 모습이더란 말야. 그런데도 우리가 그것들을 단일한 어떤 공통점에 의해서 같은 대상으로 인식을 하는 거야. 그게 뭘까... 다르게 생긴 것들을 다르다 생각지 않고 동일한 대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그것' 
위의 그림에서 처럼 별이 눈이 되기도 하고 입이 되기도 하는데 형태가 아니라 '위치'에 의해서 결정이 된다는 거가 한 눈에 보이지? 그래서 화가들은 형태가 자체의 생김새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거야. 이게 뭘로보여? 하늘아래 언덕 정도로 보일텐데... (잠시 예쁜 처자의 x꼭지를 빌려왔음) 예쁜 가슴이 되기도 하고 실제로 언덕이 되기도 한다는 거지. '위치'는 정밀한 비례관계에 의해 대상과 닮은 꼴을 나타내게 돼. 그런데 위의 예에서 보듯이 위치는 '관계'에 의해서 다시 규정을 받게 된단말야. 그럼 우리는 어떤 대상을 그릴 때 위치나 비례보다는 관계에 주목해서 바라볼 필요가 생긴단 거지. 
가운데 서있는 인물에 주목해 보자. 그래도 조금은 사람다운 구석이 보이네. 코도 있고 흘러내린 머리카락 자리에 붓터치며 치마... 발... 내가 좀 뭉그러뜨렸어.
이제 코도 잘 안보이고 멀크락이니 치마며 발이 거의 없어서 그냥 녹색의 지저분한 덩어리로 보일텐데... 자기를 잘 들여다보면 자신의 의식은 그 형상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을 껄. 그래서 아직도 저 녹색의 덩어리에서 각 위치마다 자신이 알고 있던 형상을 부여하며 사람으로 읽어내고 있을 거야. 즉, 화가는 대상을 친절히 그려줄 필요가 전혀 없어. 그건 그림을 보는 사람이 하는 일이고... 우리가 스포츠스타들에 열광하는 이유는.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들이 하는 슛이며 스핀이며 타격을 할 수 없다는 한계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는지. 그들의 경지를 '안다는 것'이지. 그러니까 화가의 경지를 알기 위해서는 선을 그어보고 색을 칠해보는 거야.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되면 상대방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게 되니까 말야. 과연 저렇게 빨갛게 잘 칠해놓은 위에다가 지저분한 저 녹색의 터치를 사람인지 뭔지도 모르게 척하니(이거 정말 보통 큰 담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태연시레 올려놓을 수 있는지 말야. 그러니까 화가들이 존경시런 것은 도무지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을 척 하니 한다는 거야. 그게 니들 눈에 안보일 뿐이지. 쫌 해보라닝깐. 그게 눈에 보이게 되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된다닝깐.

위의 나무기둥이니 가지를 저런 식으로 철사 꽈놓듯 태연시레 그릴 수 있는지.. 당장 주위에 보이는 나무들을 한번 낙서하듯이 그려봐바. 그것들이 주는 중압감(형태.색 따위에서 오는)을 이겨내고 있는지... 대개의 사람들은 나무라는 대상에 사로잡혀 
요롷게 그리게 된다닝깐. 나무색에 나무모양에 ... 그래서 화가들은 형태라는 장벽을 돌파하기 위해서 엄청난 공포(스스로의)와 비난(사회로부터 받는)을 이겨내는 전사들이었던 건데.(과거형에 주목-왜냐믄 그것도 이미 선각들이 끝내놓은 건데... 여적 그거 하고 있으면 이삭줍기 하는 것 밖에) 어디 형태 뿐이겠어. 색이라는 것. 공간이라는 것. 사회가 짜놓은 매트릭스적 이데올로기들을 온 몸으로 부닥치는 거지. 그래서 자신이 깨지거나 그 장벽들을 깨뜨리려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화가적자세를 가졌다고 봐야지. 그런 사람들이 화가중에서도 얼마나 되겠어? 그래서 말인데... 그림을 그린다 해도 진짜 화가는 가뭄에 콩나듯 하다는 거. 원래는 어제에 이어 다음편으로 진행을 하려다가 부연설명이 조금 필요하다 싶어 조금 더 찌끄렸네. 으때 내일은 다음 탄으로 가볼까... 아님 쪼꼼 더 자세한 설명을 더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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