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보 아인슈타인
국민학교 다니는 아들래미가 기특하게도 우주가 처음 빅뱅으로 폭발해서 생겼는데 그 이전에는 뭐가 있었냐고 묻는 거였다.
박석재라는 천문학자 EBS 강의(?)가 생각나서 이렇게 대답하였다. 지금 생각해도 참 멋있는 답변이었다.
"북극이 있지? 우리가 북쪽으로 계속 걸어가서 북극에 도달했어. 근데 그 북극에서는 북쪽으로 더 이상 못가겠지? 마찬가지로 빅뱅 이전으로는 시간이 거슬러 올라갈 수 없어..."
근데 아이는 의아함을 넘어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음... 이거 실패다.
그런데 말이다.
우리는 정말 북극에서 더 이상 북쪽으로 갈 수 없을까?
아인슈타인은 과거로의 여행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호킹이라는 사람도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만약 우리가 지구를 한바퀴 도는데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너무나 빨리 달린다면, 속도의 무한대를 넘어서, 0에서 시작해서 계속 빨라져서 무한대의 속도를 돌파하면 역의 무한대, 즉 마이너스 무한대로 접어드는 시공의 경계선이 있을 것이다. 우와~ 그렇다면 출발하기 조금 전 과거의 내 뒤통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이 생각을 나는 처음 몽정을 했던 중학교 3학년 까까머리 시절에 아인슈타인에 관한 소책자를 읽으면서 했다.(나의 생각은 영화 수퍼맨에서 재현되었다. 수퍼맨은 애인이 죽은 과거로 돌아갔다. 수퍼맨이 지구를 너무 빨리 돌아서 시간의 벽을 돌파하여 과거로 간 것이다.)
북극의 북쪽으로 세계가 까뒤집어지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거기가 바로 북극의 북쪽이 될 것이다.
나는 청도의 칼바람을 맞으면서 시간의 끝, 시간이 지나갈 수 없는 벽을 돌파하는 방법에 대하여 심사숙고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이 정도로 공돌이다.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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