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 들판에 대통령님을 모셨습니다 - 지난해 ‘사람사는 세상’에 이어 올해 ‘내마음속 대통령’과 캐릭터 새겨
6월 12일 올해 봉하 친환경쌀농사의 풍요와 안녕을 비는 ‘풍년기원제 및 오리농군 풀어 넣기’ 행사에 이어, 지난 주말 봉하 들판에서는 대통령님과 우리들의 염원을 형상화하는 ‘벼글씨(유색벼) 모내기’가 있었습니다.
2010년 봄에 새긴 벼글씨는 여름 내 봉하의 특별한 볼거리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벼글씨는 그저 볼거리 많은 1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대통령께서 퇴임 뒤 고향에 돌아와서 제일 먼저 시작했던 생태환경 개선과 살기 좋은 농촌마을 만들기의 꿈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음을 알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는 친환경쌀 방앗간을 기준으로 들판 오른쪽에 ‘사람사는 세상’이란 글자를 새겼는데, 올해는 육모장이 있는 왼쪽에 새롭게 ‘내마음속 대통령’이란 글자와 함께 밀짚모자를 쓴 대통령님 캐릭터를 더했습니다.
벼글씨 ‘내마음속 대통령’, 그 3일간의 기록
봉하들판에 벼글씨 모내기’는 17일(금)에 물을 뺀 논에 밀가루로 밑그림을 그리는 것을 시작으로 주말 이틀 본격적인 모내기까지 3일간 계속되었습니다. 밑그림은 봉하를 소재로 한 작품들로 많은 화제를 모은 김은곤 화백이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한층 난위도가 높아진 까닭에 모내기에도 이력이 많은 전문가들의 손길이 필요했습니다. 가장 먼저 재능을 발휘해주신 분들은 일당백의 솜씨와 열정을 가지고 참여해주신 마을부녀회 여러분들입니다.
동 트기 전에 이미 모내기 완전군장을 갖추고 들판에 모인 부녀회원들은 약속된 새벽 5시가 되자마자 당당하게 모내기에 돌입, 빠른 손놀림으로 밑그림의 공백을 자색벼로 붉게 채워나갔습니다.
적게는 십수년, 많게는 한평생을 논에서 땀흘려온 분들이지만, 거대한 붓으로 일필휘지한 듯한 연각재(緣刻齋)의 글자(‘내마음속 대통령’)를 벼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행사를 총괄한 <영농법인 봉하마을>의 김정호 대표는 지난해 경험을 되살려 자세한 설명과 털털한 웃음으로 부녀회원들의 자신감을 독려했습니다.
“자음과 모음 각각 하나에 두 사람이 들어가세요. 일반 모를 심는 것보다는 좀 더 촘촘하게 심어야 합니다. 이번 손 모내기는 자기구역할당제입니다. 나중에 부족한 부분은 보식까지 꼭 책임지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자색벼 실명제’란 말이죠(웃음).”

마을 부녀회원들에 이은 벼글씨 모내기 작업은 <영농법인 봉하마을> 가족들과 베테랑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소수정예요원’들의 대활약으로 하루 반나절 동안 계속되었고, 대통령님의 환한 웃음과 우리들의 메시지는 모내기 이틀 만에 봉하 들판의 홍일점이 되었습니다.
사자바위에서 내려다본 벼글씨 풍경은 아직은 희미하게 모양새만 겨우 갖추고 있지만 지난해 전국의 사람사는 세상 가족들을 감동시켰던 벼글씨처럼 곧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게 될 것입니다.
아름다운 ‘봉하의 엉덩이들’
벼글씨 모내기 3일간의 작업을 함께 하면서, 땀 흘리는 분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어쩔 수 없이 가장 많이 본 것이 바로 참여한 분들의 ‘아름다운 엉덩이’입니다. 그럴듯한 표정을 담으려 하면 언제 허리를 폈나싶게 다시 등이 굽은 채로 수십 분을 일만 하시니 내내 엉덩이 사진만 찍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자식을 먹이고 씻기는 어미의 모습이었습니다. 해가 뜨고 질 때까지 가족을 위해 온종일 땀 흘려 일하는 아비의 모습이었습니다. 오래도록 몸과 마음을 부딪치며 살아온 사람들, 생면부지에서 ‘노무현’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된 이들이 땀과 웃음을 주고받으며 일하는 풍경은 대통령님이 아주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사람사는 세상의 모습, 그것이었습니다.
수고해주신 봉하마을 부녀회원들과 자원봉사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 [봉하사진관] 1박2일, 봉하벌판에 자색벼 심기 - 내마음속 대통령 ▶ [봉하영상관] 자색벼 심기와 손 모내기 체험
 ▲ 올 가을 봉하들판에서 환히 웃고 계실 대통령님 모습을 기대하세요
일일히 손으로 모 심느라 많이들 고생하셨네요.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펌 노무현재단 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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