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GMO-free", "non-GMO"라는 표식을 붙인 식품들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 생산 옥수수와 콩의 90%는 유전자조작으로 생산되고, 달걀, 우유, 고기 등은 거의 대부분 이 옥수수와 콩을 사료로 생산된다. 당근 콩기름과 콘스타치도 그렇다.
미국 시카고가 있는 일리노이주의 한 곡물처리공장에서는 무유전자조작(non-GMO) 곡물을 사용한다. 옥수수를 가득 실은 트럭이 계량소에 들어가 무게를 단다. 이 때 원격조종되는 검침이 옥수수를 채취한다. 여기까지는 보통의 옥수수 처리장과 같은데, 클락슨곡물(Clarkson Grain)사가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유전자조작으로 생긴 특수한 단백질이 포함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이 추가된다.
농부들은 병충해와 제초제에 견디게 해 주는 이 단백질은 좋은 것으로 여기지만 이곳에서는 시험에서 양성으로 판정되면 반입이 거절되고, 트럭은 그대로 옥수수를 싣고 돌아가야 한다.
이 업계에서 40년을 버틴 클락슨곡물 설립자 린 클락슨(Lynn Clarkson)은, "무유전자조작 곡물의 가격은 우리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만 (수요자가) 얼마를 지불할 것인지를 묻고, 그 가격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돈을 벌기를 원하지만, 한편으로 누군가 고마와할 일을 하고 싶어하기도 한다."
린 클락슨은 이 비지니스를 시작하고 시카고 식품업체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식품업체들이 원료 콩의 유전자특성이 트럭마다 제각각이라, 가공후 품질에 변동이 너무 커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유전자적으로 동일한 품종을 공급할 것을 제안하고, 이를 위해 농부들과 웃돈을 주고 동일한 품종을 재배할 것을 계약했다. 이 비지니스는 차츰 일본으로 확대됐고, 20여년전 유전자조작 곡물이 퍼지기 시작했을 때 일본의 식품회사들은 소비자의 요구로 무유전자조작 원료를 공급해 줄 것을 요청했고, 클락슨곡물이 이에 응했다.
클락슨곡물에 공급하는 농부 앨런 윌리엄스(Allen Williams)
클락슨곡물에 공급하는 농부 앨런 윌리엄스(Allen Williams)에 따르면 대개의 농부들은 유전자조작 곡물에 저항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고, 다만 수익의 문제일 뿐이라 한다. 무유전자조작 곡물은 유전자조작 곡물에 비해 10% 정도 가격이 높지만, 농약과 관리등에 비용이 더 든다. 앨런 윌리엄스는 유전자조작/무유전자조작 모두를 재배하고 있다. 무유전자조작 곡물에 대한 수요는 증가 추세에 있고, 클락슨곡물은 내년에 무유전자조작 곡물을 25% 더 매입할 예정이라 농부들에게 통보했다. 아직은 매우 작은 니치마켓(niche market)에 불과하지만 양계장, (반려동물)사료업체 등이 무유전자조작 곡물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여러 분야가 동참하면 무유전자조작곡물의 파도는 쓰나미(tsunami)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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