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대통합론 (http://1-n.co.kr/bbs/board.php?bo_table=board1&wr_id=761) -세상은 통합이 아닌 삶에 대한 깊이의 사회적 평균만큼 번영한다.
몇
일전에 보니까 유시민이 이번 선거에서 야권통합을 이뤄내지 못한 것과 관련하여 욕도 듣고 옹호도 듣고 하고 있더군요. 유시민에 대해
기대가 큰 저로서는 이번일이 큰일은 아니지만 애초에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답답한 심정이었습니다. 그것은 통합실패의 책임에
대한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애초에 왜 통합에 목을 매다는가에 대한 답답함입니다. 한국정치는 대세론, 현실론, 통합론과 종말론을
지겹게 토해냅니다. 이젠 거기에서 벗어날때가 되지 않았나하는생각입니다.
먼
저 말씀드립니다만 확률로 말했을때 유시민이 통합논의 안하고 독불장군으로 다음 대선에서 정권교체할 가능성 매우 작다는것은 다들
아시듯이 저도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새정치를 이뤄내고자 하는 세력은 통합논의에 일정한 거리를 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이명박 정권의 아픔이 너무 크다. 다음 대선에서도 정권교체 못하면 한국이 망할거다라는 주장을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저도 심정적으로 동의하며 그런일 차마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그
러나 그런말들 다음이 마지막이며 거기에 모든것을 걸어야 하며 수단과 절차를 무시하고 절대적 가치로 통합을 내세워야 한다는 그
시각들이 바로 제가 지겹다고 말하는 종말론이며 그 종말론은 허구고 백해무익입니다. 양김분열로 노태우가 대통령이 되었을때 한국
망했나요? 이명박정권이 무수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것이 사실이지만 이명박정권이 들어선다고 나라망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래도
좋았다는게 아닙니다.
우
리는 뼈아픈 과거를 뒤돌아봐야 합니다. 열린우리당이 개혁당을 흡수할때 누구나 말했죠. 당장이 급하다. 어쩔수 없다. 개혁당혼자서
뭘할수 있을까. 그렇지만 소위 탄핵후폭풍정국이란게 올줄은 누구도 몰랐습니다. 저는 개혁당이 살아 있었다면 그런 정국에서 개혁당은
반석에 설 기회를 가질수 있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열린우리당안에서 더큰 영향력을 발휘할수 있었을지 모르죠.
이
런 제 생각에 동의 안하는 사람이 더 많을수 있습니다. 그럼 열린우리당으로 가봅시다. 지금정국에 열린우리당이 살아있었더라면
민주당이 있는 정국보다 더 희망에 찬 상황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았죠. 다들 계산만 했기 때문입니다. 맞지도
않는 계산만. 종말론적 논의에 빠져서 자기를 잃어버린겁니다.
정
국은 언제나 큰 변수가 와서 뒤집힙니다. 대세론은 어찌보면 맞은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열린우리당의 전성기에는 설마
한나라당이 집권할거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이회창이 대통령이 되는것도 모든 사람에게 당연하게 보였습니다. 그런데도 항상 사람들은
어디가 유리하다고 하면 대세를 향해 우 몰려가고 모든 미래적 가능성을 팔아넘깁니다.
저
는 지난대선때 소위 친노후보들이 손학규 정동영이 차린 밥상에 끼어서 경선하는것 못마땅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손학규를 야권에
받아들여준 일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거기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친노세력은 더 많은 자산을 유지할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
대선이 끝나도 역사는 계속 되는데 마치 그 대선이 마지막인양 모든 걸 도박에 걸고 날린 행위였습니다. 그때 종말론에 걸었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암담한 겁니다. 조금씩 모아서 언제 부자되냐면서 매일 강원랜드에서 도박하거나 재산은 전부 로또복권 사는데 거는
가장이 있다면 이게 바람직하겠습니까?
맞
습니다. 현실을 봐라, 통합만이 살길이다. 이런말 여전히 하시는 분들이 있을겁니다. 제글을 찬찬히 읽으면 그런 말이 벌써 대답에 다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생각이 다른분들은 그런 생각을 유지할것입니다. 그분들이 믿는것처럼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대세론을 따르지 않는 독자생존이 불가능한것이라면, 다시말해 그게 한국시민들의 선택이라는 현실이 절대 바뀌지 않는것이라면, 시민들도
대세론을 계속 따를것이라고 생각하고 강자가 약자를 누르기 때문에 절대 안될거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한국은 망할 도리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는 위에서 아래로의 개혁을 완전부정하는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시민에 대한 믿음을 철저히 부정하면서 개혁을 꿈꾸는것은 전체주의나
독재입니다. 예를들어 한국사람들은 뼈속깊이 투기꾼이기 때문에, 혹은 인간은 본래 철저히 이기적이므로 부동산투기심리는 영원히
극심할것이다라는 것을 전제하고 법으로 찍어눌러서 부동산투기를 잠재우겠다는 것은 빠지기 쉬운 함정입니다. 결국은 시민들의 가치관이
바뀌어야 세상은 돌아갈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자제하는, 투기행위를 부끄럽고 몰지각한 삶의 방식으로 생각하는 풍조가
있어야 상식적 세계가 되는것이지요.
통
합이 아니라, 바깥이 아니라 자기를 봐야합니다. 얼마나 한국사회, 인간의 삶에 대한 고민의 깊이가 깊었는지, 그것이 얼마나
자기행동에서 체화되어 들어나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대세론으로 이겼습니까? 노무현대통령이 대세론으로
이겼습니까?
뭐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분들에게는 뻔한 이야기의 반복이라는 말이 나올법합니다. 그렇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도를 무시하는지 그저 안타까울뿐입니다.
ⓒ격암&사회적네트워크&2011년 4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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