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빛나는 꿈을 다시 꿉시다"> 노근/ 박봉팔닷컴/ 기사입력 2011년 9월 26일 오후/ 날씨 맑음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26일 오후 방송된 <유시민의 따뜻한 라디오>(이하 '유따라')를 통해 진보통합의 좌절로 인한 심경을 전했다.
"올해 남은 농사 잘 지었으면..."
유 대표는 오프닝 멘트에서 "오늘 예정된 게스트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또는 장원섭 사무총장이었는데 아시다시피 어제 민주노동당 대의원 대회 결과가 부결로 귀결돼 아쉽게 됐다"면서 "저도 그렇지만 기대를 하시다 실망하신 분들이 많으니 오늘은 게스트가 없어도 여러분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유 대표는 또 최근의 날씨가 무척 좋다며 "국회의원 시절에도 느낀 거지만 국정감사 기간이 되면 늘 날씨가 좋다. 하느님이 국회의원을 미워하셔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농민들에겐 참 좋은 늦더위가 아닐까 한다. 농민들과 우리 모두 올해 남은 농사를 잘 지었으면 하는 마음이다"는 바람도 전했다.
'유따라'는 이후 25일 부결된 민주노동당 대의원 대회 이후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 홈페이지, 라디오 방송창 등을 통해 올라온 의견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보통합 부결에 대한 아쉬운 의견이 다수를 이뤘으며,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 당원이 서로를 위로하는 글도 상당수 눈길을 끌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이정희 대표와 유시민 대표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이학영, "참여당은 시민들의 자발적 결사체"
이어서 유 대표는 진보통합 시민회의 이학영 상임대표와 성공회대 김민웅 교수를 전화연결해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이 상임대표는 "국민참여당과 함께 가지 않는 진보통합에 시민회의는 함께 할 계획이 없다"면서 "참여당은 아직 작지만 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새로 성장한 시민 사회의 결과물"이라고 평했다.
이 상임대표는 또 "참여하는 시민들의 자발적 결사체인 참여당은 정치와 생활을 결합시키는 시도를 한 세력으로 이를 잘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며 "진보통합 부결로 많이 속상하겠지만 희망을 잃지 말고 잘 극복하시길 기원한다"고 응원했다.
김민웅, "민주노동당과 참여당이 무너지면 대중들은 어디에 기대나"
성공회대 김민웅 교수는 이어진 전화연결에서 "어제 진보통합이 부결됐지만 중요하고 희망적인 부분은 민주노동당의 다수가 통합에 찬성했다는 점"이라며 "이 희망적 토대가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목표, 방법을 짜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서 "일단 (진보통합이) 좌절됐지만 이것으로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이번 일은 한국 진보세력이 정치화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난관으로 이것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을 위해 절대로 무너지지 않았으면 한다. 참여당을 비롯한 진보세력이 대중들의 마지막 보루다. 서로 상처를 보듬고 격려하자"고 제안했다.
유 대표가 "통합에 반대하는 분들의 반대토론을 보니 지난 상처가 깊고 그늘이 짙다는 것을 느꼈다"며 고민하자 김 교수는 "과거에 대한 규탄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라 참여정부 당시 했던 과오를 역사 발전의 시각에서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것도 보듬지 못하면 남북통일은 어떻게 하려고 그러나"고 비판하기도 했다.
빛나는 꿈을 다시 꾸자
유 대표는 마무리 멘트에서 "민주당을 제외한 야당들과 시민단체가 통합하자는 제안을 들은 것이 작년 6.2 지방선거 직전"이라며 "처음엔 황당했으나 지방선거를 치르며 여러 일들을 겪고, 이후 여름에 진보통합 연석회의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가능할까 하는 마음에 관련된 분들을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서 "이정희 대표가 취임이 확정된 후 식사를 한 번 같이 했는데 이 때 진보대통합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 때부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정치인들을 여러 달에 거쳐 만나 논의를 가졌다"면서 "지난해 연말까지 논의가 이어지자 (진보통합은) 도모해볼 만한 일이란 판단이 섰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그래서 1기 당 지도부와 연말에 상의해 일이 시작됐고 지금까지 9개월 동안 여러분이 아시는 과정으로 전개되었으며 결국은 어제 부결됐다"며 그간의 경과를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유 대표는 "진보신당에서 54%, 민주노동당에서 65%, 그리고 하루 동안의 참여당 온라인투표로 20%가 넘는 각 당의 당원들이 통합을 지지하셨다"면서 "이것이 무슨 뜻일까 생각해 봤다. 이것은 민주노동당과 참여당의 압도적 다수가 통합을 찬성한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또 "한강처럼 넓었던 두 당의 간격이 2% 내로 좁혀진 것도 큰 성취"라며 "원하지만 때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어디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도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 노력들이 헛되었다 여기지 않는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하루나 이틀로는 부족하고 10월 1일로 예정된 상임 중앙위원회까지 쉬면서 생각을 정리할 예정이다"며 "조급하게 당의 진로를 결정해선 잘못된 판단이 날 가능성이 크다. 마음이 비워지고 머리도 맑아졌을 때 다시 진지한 고민을 하려고 한다. 그 때까지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유 대표는 끝으로 "비우고 비워서 빛나는 꿈을 다시 꿉시다"는 희망적 메시지로 이날 방송을 마무리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