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철수의 행보는 안철수 연구소 주식 거래에
투기자본을 유입시켰고, 주식 시장에 혼란을 가져왔다. 주식 기부를 공언하고, 안랩 주가가 기부금액에 연동되는 상황을 만들었다. 강용석이 안랩의 배당성향을 지적하자, 안랩 관계자는 강용석이 자본주의를 모른다며 뭐가 문제냐고
반응했다. 잘못된 건 없다. 안철수 연구소는 산업활동보다는 주주의 이익을
중시하는, 주주자본주의에 충실한 기업인 거다.
안철수는 ‘착한 자본가’인가?
안철수 연구소는 ‘영혼이 있는 기업’인가?
기업의 사회적 참여란, 성실한 세금 납부와 일자리 창출을 해주는 것. 그게 언젠가부터 ‘착한 자본가’라는
이름으로 둔갑해서 기부액이 그 기준이 되었다.
뭔가 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싶다면, 더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 투자를 해라.
나가서 외화 벌어 와라. 그러고도 뭔가 더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면, 기부를 하든지 알아서 해라.
안철수의 친구인 주식 투자 전문가 박경철도 그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바로 ‘박애자본주의’ 전파.
<박애자본주의>란 ‘승자만을 위한
자본주의에서 모두를 위한 자본주의로’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경제학자
둘이 쓴 책 이름. 박경철이 여기저기서 추천하고 다니는 책이다.
지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겪고 있는 문제. 세상은 발전하는데 왜 우리는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가의 문제. 금융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이 범인으로
지목되는 거 아닌가? 1%를 위해 99%의 호주머니를 터는 것 말이다.
그런데 이 박애자본주의로, 금융자본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한손으로는 돈을 쫙 빨고, 다른 손은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로 다시 나눠주기?
목차를 쓱 훑어보니, 이런 단어들이 눈에 들어온다.
박애자본주의 혁명, 전 세계적인 자선사업 붐, 승자독식사회, 승자나눔 사회, 착한 투자자, 워런 버핏의 박애적 투자, 착한 기업....
책 소개는 아니고, 안철수&박경철의 교과서인 듯해서 같이 함 읽어보자고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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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의 책 소개>
KBS1 "책읽는 밤"
63회 소개 도서로, 세계적인 거부들과 명사들의 ‘박애자본주의 운동’을 조명함으로써
자본주의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책. 세계 제1의 부호 워런
버핏,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 빌 게이츠, 록그룹 U2의 보노, CNN 사장 테드 터너,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 등 막대한 개인재산을 기꺼이 기부, 인류공동체의 구원에 나서고 있는 이들의 활동상과 철학을 깊이 있게
살펴봄으로써 자본주의의 새로운 흐름을 짚어내고 있다. 또한 박애자본주의의 역사, 박애자본가들의 생각 및 활동상, 박애주의의 정치적이고 도덕적인 측면 등을 낱낱이 검토함으로써
‘박애자본주의’에 대한 독자의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
경제평론가 박경철 추천
"이 책은 앞으로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혹은 현실가능성이 가장 높은 수단으로서의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건강한 논의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박애자본주의라는 새로운 도전
첫 번째로, 박애자본가들에게 있어 기부는 자선 행위가 아니라 투자 행위에 더 가까운 활동이다. 단,
금전적 이익을 얻으려는 투자가 아니라 사회를 지속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투자이다.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투자하는 것은 자신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을 합치시키는 것을 말한다. 일례로 월마트는 2013년까지 상품의 포장을 평균 5퍼센트
감소시켜 배출 쓰레기를 줄인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자체 브랜드 장난감의 포장 상자를 조금만 작게 만들어도
3,800그루의 나무와 1,000배럴이 넘는 석유를 절약할 수 있다.
월마트의 CEO 리 스콧은 월마트가 계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주변 환경을
갖춰야 한다면서, 그것이 환경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통장에 이윤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한다.(304∼305쪽)
두 번째로, 박애자본가들은 자선 행위에도 효율과 성과 측정이라는 비즈니스 방법론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래의 단순한 자선과는 뚜렷이 구별된다.
요즘 자선활동 분야에서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는 것은 투자은행 스타일의 연구조사와 분석을 수행하는 단체들이다.
이들은 기부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기부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기부의 레버리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대표적인 회사인 ‘뉴 필랜스로피 캐피털(NPC)’은 새로운 자선가들이 좋아하는 기부
효율성 수치를 제공한다. 자선기관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투자 수익률을 계산하여 기부자들의 기부금이 어디에
쓰였으며 얼마만큼의 효과를 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357쪽) 이러한
개입으로 자선사업 영역의 전체 효율성이 증대되고 시스템이 혁신될 수 있다.
세 번째로, 박애자본가들은 모두의 미래를 위한 비전을 향해 과감하고 모험적인 선택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들은
정치가나 CEO들이 할 수 없는 일들을 할 수 있다. 거부들은 정치가들처럼
선거에 임해야 하는 입장도 아니고, 기업 CEO들처럼 수익 증대를 요구하는
주주들의 횡포에 시달리는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박애자본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정부로서는 너무 리스크가 커서 취하기 힘든 아이디어도 받아들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시도할 수 있다. CNN을 설립한 테드 터너는 인류의 미래라는 대의를 위해 유엔에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미국이 유엔에 대한 원조 약속을 지키지 않아
150억 달러를 연체한 때였다. 결국 그의 투자는 유엔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
다시 미국이 유엔에 원조를 하게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이러한 박애자본주의의 특성은 새로운 자본주의가 과거의 승자독식사회로부터 이탈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동시에 기부활동의 틀을 혁신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는 ‘승자 독식의 자발적 포기’라는 단어로 집약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나누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