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공원기자가 일차방정식에 대해서 글을 올렸다. 그 글에 댓글을 단 김에 학창시절 '수학공부'에 대해서 치를 떨다가 대학졸업 후 20여년이 흐른 후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칠 기회가 생겨 새롭게 '수학'을 공부하면서 '수학'에 대하여 내 나름대로 깨달은 것이 있어 이렇게 본 글로 '수학'에 대해서 올려본다. 현재 내 수학실력은 고등학교 1학년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먼저 밝힌다.
수학은 한마디로 ‘언어’다. 세계의 모든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다. 예를 들어 5 +3 = 8 이라고 쓰면 미국인이던 유럽인이던 아프리카인이던 기본 수학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이 식의 의미를 안다.
수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나 기호는 세계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의미로 알아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 뜻을 정확히 알고 엄격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수학에서는 그 용어나 기호에 대한 뜻을 특히 ‘정의’라고 한다. 수학 문제의 절반 정도는 ‘너 그 용어의 뜻을 아니?’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수학에서 나오는 용어의 정의만 정확히 알아도 50점 이상은 맞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학교나 학원에서는 문제 푸는 요령은 가르쳐줘도 ‘정의’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소홀한 측면이 있다. 좀 과장되게 표현하면 어떻게 하면 ‘정의’를 모르고도 문제를 풀 수 있는지를 가르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학교나 학원에서 외우라는 ‘공식’의 대부분은 그 용어의 정의만 알면 저절로 만들어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의’는 가르치지 않고 계산에 필요한 ‘공식’만 가르치고 있다.
예를 들어 '2 / 5'라는 분수의 정의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공부 좀 한다는 학생에게 물어보아도 정확한 대답을 하는 학생이 드물다. 대부분의 학생은 '다섯 개 중에 두 개' 라고 답을 하더라. 2 / 5 와 2 는 분명 다르다.
이 분수는 '하나를 5등분하였을 때 2 부분'을 의미한다. 분수라는 것이 본래 하나보다 모자란 수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 수다.
그런데 이 분수는 위의 '정의'와는 별개로 여러 가지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1) 2 ÷ 5 ==> 0.4
2) 2 : 5 즉, 분자의 분모에 대한 비.
3) 기울기 : y축의 변화량 / x축의 변화량
4) 확률 : 모든 경우의 수가 5 일 때 특정 사건이 일어날 경우의 수는 2.
실제로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의 경우에 꼭 외어야 할 공식은 10 개도 안된다. 이런 공식들은 정의를 아는 것과는 별개로 학교에서 치루어지는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외울 필요가 있는 것들이다. 공식을 외우지 않고 '정의'만 알아도 풀 수 있게끔 시험방식이 변한다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흥미도는 매우 향상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속력’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속력의 정의를 물어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거리/시간(시간 분에 거리)'라고 답한다. 이 대답은 속력을 구하는 공식이지 속력의 '정의'는 아니다. 속력의 정의는 ‘일정한 시간 동안에 간 거리’이다.
예를 들어 1 시간 동안에 100km를 가는 자동차의 속력은 100 km/h(시속 100 km) 이다. 30분 동안에 50 km를 가는 자동차의 속력은 30분 동안에 50 km를 가니 1 시간인 60분 동안에는 몇 km를 가는지 알아보면 된다.
이렇게 '정의'를 정확히 알면 공식을 모르더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수학을 '언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수학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바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은 학생과 책을 읽지 않은 학생이 상급학교로 올라가면서 겪는 차이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바로 언어에 익숙한 정도와 학습능력(특히 수학 실력)은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어제도 자게에서 봉회장이 글쓰기와 생각의 깊이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더라.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5-02 04:51:59 월간박봉팔닷컴에서 복사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