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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전 홍명보 감독이 맡은 축구팀이 런던에서 메달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상을 했지만 이렇게 극적으로 이루어 질 줄은 몰랐다. 한국 축구 최초 올림픽 메달에 한일전 그리고 병력특혜까지 맞물린 중요한 일전에서 승리함으로써 홍명보 호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결과를 거두었다.
1. 홍명보 감독의 전술적인 승리
지일파인 홍명보 감독은 여러 루트에서 수집된 일본 축구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약간의 변칙 작전을 구사했다. 우리가 잘하는 축구로 상대를 제압하기 보다는 상대가 잘하는 축구를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일본을 제압했다. 이는 일본의 축구가 강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선수들의 체력이 정상이 아닌 가운데에서 중요한 일전에 보다 조심스러운 경기운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스타팅 맴버를 살펴보면 원래 왼쪽의 주전 맴버였던 김보경이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왼쪽은 지동원 선수가 맡았다. 이는 공격력에 비해서 수비력이 떨어지는 남태희 선수 대신 김보경 선수를 오른쪽에 배치해서 오츠 선수의 공격을 막는데 주력했다. 마찬가지로 지동원 선수도 원래의 포지션인 원톱 보다는 왼쪽 윙 자리에서 수비에 더 방점을 둔 플레이를 했다. 이렇게 전반전 우리는 체력을 아끼면서 상대의 빠른 패스 플레이를 무력화 시키는 동시에 상대 공격 차단시 긴 패스로 박주영 선수에게 공을 넘겨주었고 이 작전이 그대로 들어맞아서 선제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
박주영 선수의 마무리도 뛰어났지만 애초 구상한 작전이 제대로 들어 맞았다. 박주영 선수 골 이전 일본이 공격의 주도권을 가지고 맹공을 시작할 시점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때 이미 승부는 결정났다고 본다. 그 이후 일본은 만회골을 넣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승기를 잡은 우리 선수들의 높은 수비력을 허물지 못했다.
2. 민폐 박주영 날다
이번 대회에서 박주영 선수는 동메달 결정전 이전까지는 자신이 가진 기량의 50%도 보여주지 못했다. 일단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그런 박주영을 꾸준히 기용한 홍명보 감독은 많은 축구팬들의 지탄을 받았다. 사실 그랬다. 그 자리에 김신욱, 이근호, 이동국 선수가 있었다면 우리는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나서 결승에서 브라질과 상대했을 가능성이 컸다고 본다.
그렇게 부진했던 박주영을 끝까지 고집한 결과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박주영 선수는 실전에서 자신의 컨디션을 끌어 올렸고 마지막 경기에서 평소 컨디션에 육박하는 몸 동작을 보여 주었다. 첫 골 장면은 박주영만이 할 수 있는 플레이다. 그렇게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은 마지막 해피 앤딩 했다.
3. 앞으로 한국 축구 10년을 책임질 구자철, 기성용
이번 대회 모든 선수들이 잘했지만 굳이 엠브피를 꼽자면 개인적으로 구자철 선수가 아닌가 한다. 독일에서 시즌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그는 그때만 해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최강희 감독의 월드컵 팀에서 활약을 했지만 체력적으로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는 너무나 준비를 잘했다는 것이 경기 내용으로 모두 나타났다. 그는 첫 경기 멕시코 전부터 영국전에 이르기 까지 전후방 어디 가릴것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고 다니며 팀에 보탬이 되는 활약을 했다. 박지성의 진정한 후계자는 구자철 선수가 아닌가 한다.
기성용 선수 역시 올림픽 수준의 선수중에서는 한 레벨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미드필드에서 볼을 간수하는 능력 그리고 순간적으로 변화하는 경기흐름을 냉철하게 읽는 능력은 탁월하다. 그리고 그는 올림픽 예선 통과에 기여한 선수들 대신 본선에 출전하는 것에 대해서 매 순간 동료들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고 한다. 마인드가 되어 있는 선수다. 그리고 구자철 선수 골 이후 만세 세레모니도 그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기성용 선수는 축구만 잘 하는 선수가 아니다. 앞으로 한국 축구를 책임질 선수로서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선수다.
4. 이제는 k리그
올림픽과 월드컵은 4년 마다 한번 있는 이벤트다.
아래 글에서도 말했지만 이들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오늘도 각 경기장에서 치루어지는 k리그가 발전해야 가능하다. 강한 국가대표팀을 가지고 싶으면 k리그가 강해져야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은 그러하지 않다. 모든 언론의 촛점은 그 결과물인 올림픽과 월드컵에만 쏠려 있다. 그리고 축구팬들 또한 마찬가지다. 유럽 빅리그에 대한 사랑은 지나칠 정도로 높으면서 k리그는 아주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축구 사대주의 경향과 k리그를 홀대하는 언론의 태도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조금이라도 바로 잡혔으면 하는 것이 나의 소박한 바람이다.
우리가 국가대표팀이 나의 팀이라는 감정이입이 있기에 올림픽 축구팀의 경기가 재미가 있는 것이다. k리그도 마찬가지다 그냥 k리그 경기 보면 재미없다. 나의 팀을 가져야 제대로 축구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봉팔러들 부터 실천해 보자. k리그 16팀 가운데 나의 팀 하나 만들어서 그 팀의 승리를 매주 기원 하다보면 1년 내내 올림픽의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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