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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는 정치 언론의 수준과 비례하고 언론은 무뇌한 민중들의 수준에 맞는 기사를 양산해 낸다. 여기에 대해서는 봉팔회장 이하 봉팔네 기자들이 늘 주장하고 글로서 증명하는 바다. 축구 또한 마찬가지라고 본다. 이번 이란전 결과를 전하는 제목으로 "10명과 싸운 이란에 0-1 충격패"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적어 놓았다. 난 솔직히 저 제목이 더 충격적이다.
이란 원정에서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는 한국이 1대0으로 진 것이 뭐가 충격이라고 저런 자극적인 제목을 다는지 모르겠다. 이란은 아시아에서 일본, 호주와 더불어서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축구 강국이다. 비록 최근 힘이 조금 빠졌다고 하지만 광적으로 응원하는 자국민 앞에서 만일 패하기라도 하면 브라질행이 불투명해지는 절박한 상황에 몰린 이란인데 말이다. 객관적인 상황은 무시한 채 결과를 부풀리고 과장해서 보도한다.
지난 우즈벡전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원정길에 여러 가지 이유로 지친 선수들을 이끌고 어렵게 2-2로 비겼다. 경기 내용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 이후 언론과 축구 팬들은 최강희 감독을 흔들어 댔다. 그리고 경기를 앞두고 손흥민 선수 선발을 대서특필하면서 손흥민 선수의 기용에 대해서 각 언론사가 앞다투어서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박주영과 짝을 맞추어야 한다느니 선발 기용해야 한다느니 요즘 잘나가는 손흥민 선수를 팔아서 조회 수 높이려는 얄팍한 속셈에서 말이다.
손흥민 선수가 물론 잘하는 선수지만 냉정하게 봐서 지금 수준에서는 부족한 면이 더 많은 선수다. 이렇게 쏟아지는 기사에 대해서 최강희 감독은 무언의 압박을 받는다. 그는 손흥민 선수에 대해서 기자들에게 짤막하게 답했다.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선수라고.. 그러나 스포츠 찌라시 기자들은 손흥민 선수가 갖춘 능력보다는 손흥민의 이미지를 팔아먹는 기사를 쓰는 데 집중한다. 이는 봉팔회장이 언급한 티브이 광고에 유명인을 이용한 이미지 광고가 우리나라에 더 잘 먹히는 이유와 같다.
국가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 전 국민이 붉은악마가 되지만 그들은 진정 축구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붉은악마가 되는 것을 즐기는 것뿐이다. 그러니 축구 그 자체를 보도하지 않고 이미지만 보도하는 축구 기사들이 판을 친다. 히딩크가 국가대표팀 감독 시절 스포츠 신문 기자들과의 인터뷰 시 매일 신문 지면에 프로야구 기사로 도배되고 축구 기사는 짤막한 단신으로 처리되는 것에 대한 불만 표시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제대로 된 축구 지식도 없이 황당한 질문에 화를 낸 적도 있고 심지어 인터뷰를 거부한 적도 있다. 그래서 성적이 나쁠 때 히딩크 감독은 스포츠 찌라시 및 대형 언론사들의 공격으로 경질 위기까지 겪었다.
이런 언론 환경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리고 거기에 부응하는 수많은 무뇌 붉은악마들이 국가대표 경기 때만 되면 나타나서 난리를 친다. 그러니 국가대표 감독직은 두 배로 힘이 드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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