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져 '내 맘대로'일 뿐이니 딴지는 사절...
바이애슬론이라는 것은 스키의 크로스컨트리 종목과 사격이 혼합된 종목인데 야전성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하겠다.
일단 바이애슬론을 논하려면 일단 크로스컨트리라는 개념을 먼저 논해야 한다.
글자 그대로 크로스컨트리는 인위적인 트랙이나 도로가 아니라 비포장 들판을 가로질러 달린다는 개념인데, 이 개념은 육상 뿐 아니라 스키,승마,자전거경주, 자동차경주 등 여러 종목에 확장 적용될 수 있겠다.
그리고 바이애슬론은 글자 그대로 두가지(bi) 종목이 결합된 운동인데, 이렇게 상이한 종목이 결합된 종합적 종목이 몇가지 있다.
- 근대5종
- 트라이애슬론
- 종합마술
- 노르딕 복합
우선 근대5종은 사격,펜싱,승마,수영,크로스컨트리 달리기가 결합된 종합적 운동이다.
근대5종 우승자야 말로 가장 위대한 스포츠맨이라는 얘기도 있고, 올림픽 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종목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 종목에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근대5종 선수가 각각의 개별종목으로 치면 세계최고가 아닌 것이야 뭐 결합 종목으로서 당연할 수도 있지만, 각 종목간에 연결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 근본적 문제다.
사격따로, 펜싱따로, 승마따로.. 이런 식으로 며칠에 걸쳐 실시되니 그 자체가 인위적이고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흥미가 반감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96년 올림픽 부터는 하루에 모든 종목을 끝내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그것도 모자라 2008년 부터는 사격과 크로스컨트리 달리기의 경우 별개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1000미터를 달린 후 사격을 바로 실시하는 식으로, 즉 바이애슬론 방식으로 변경 되었다.
그런데 이것이 오히려 근대5종의 자기부정이라고 비판을 받는 실정이며 지속적으로 올림픽에서 퇴출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근대5종의 약점에서 자유로운 종목이 트라이애슬론, 즉 철인3종경기이다.
이 경기는 널리 알려진 대로 수영,사이클,달리기를 중간 휴식없이 연속적으로 수행하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경기이다.
근대5종과 달리 나름대로 저변도 넓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 종목의 아쉬운 바는 인간을 결국 심폐지구력 한 가지로 평가한다는 거다.
그런 면에서 보면 근대5종으로 대표되는 종합성은 오히려 결여된 종목이라 하겠다.
종합마술이라는 경기는 승마의 한 종목으로 3일간 경기를 치룬다.
그래서 영어명칭도 3 Day Event 란다.
첫째날 마장마술, 둘째날 크로스 컨트리, 세쨋날 장애물. 이런 식으로 시행이 되는데... 둘째날 크로스 컨트리에서 선수도 말도 부상을 당하기 쉬운 매우 격한 운동이라고 한다.
결국 이 종목의 최강자는 말을 가장 잘타는 자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 말로 하면 결국 승마에 한정된 종목이란 이야기다.
노르딕 복합은 스키의 크로스컨트리와 스키점프가 결합된 운동이다.
너무 격해서 남자종목만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종목 역시 두 개별종목을 각각 분리 시행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가 물론 전혀 다른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어쨋든 스키라는 공통분모로 묶인다는 점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건 아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 글의 주제인 바이애슬론이다.
바이애슬론은 서두에 밝힌대로 스키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이 결합된 운동이다.
기본적으로 공기총을 메고 크로스컨트리를 하면서... 그 중간 중간에 사격장에 들러서 각각 서서 쏴, 엎드려 쏴를 5발씩 실시한다.
X 빠지게 설원을 달리고 호흡을 최대한 빨리 가다듬어 사격에 임해야 한다
만일 5발 모두를 못 맞추면 벌칙코스 150m를 더 돌아야 한다.
(이런 벌칙 코스 개념은 F1의 Drive-Through Penalty와 일맥상통한다.
F1 경기 도중 선수가 여기 해당하는 반칙을 해서 지적을 당하면 보통 타이어 교환이나 급유를 위해 진입하는 Pit 코스를 벌칙으로서 그냥 한번 돌아야 한다.)
한발을 못 맞추면 150m지만 두발을 못맞추면 300m를 추가로 돌아야 한다.
이런 식이니 흥미가 고조될 수 밖에 없다.
가장 흥미로운 계주경기의 경우는 총8개의 총알을 가지고 5발을 맞춰야 하는데...탄창에는 5발 뿐이다. 즉 실패하면 3발을 추가 장전해서 5발을 채워야 한다. 여기서 시간이 지체되기 마련이다.
이것으로도 5발을 못채우면 벌칙코스를 돈다.
이 운동종목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전성, 야전성이다.
바이애슬론은 북유럽인들의 삶을 그대로 스포츠에 적용한 것이다.
한겨울에 먹고 살려면 스키를 타고나가서 사냥을 해야 한다.
죽느냐 사느냐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다.
사실 하계종목으로서 크로스컨트리 달리기도 사냥의 토끼몰이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근데 생각해 보면 이게 조까튼 거다.
하층민들은 조빠지게 발로 뛰면서 토끼를 몰고, 귀족들은 우아하게 말타고, 총쏘고, 사냥개 동원하고?
(참고로 크로스컨트리 달리기는 하계올림픽에서 퇴출되었다. 여름에 그렇게 달리면 사람이 상태가 메롱이 되거덩.)
이런 계급적 이중구조를 극복하고, 한 개인이 온전히 자연에 적극적으로 적응하고 삶을 이어가는 모습이 스포츠에 투영된 것이 바이애슬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바이애슬론 자체가 실전적 군사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1939년 핀란드와 소련간의 전쟁에서 약 만명의 핀란드 스키부대가 화력이 압도적으로 우월했던 소련의 4만명을 전멸시켰다고 한다.
이게 바이애슬론이지 뭐 딴거 있어?
이에 교훈을 얻은 소련은 나중에 히틀러의 독일과 대적 시 스키부대를 적극 활용했고, 모스크바 공방전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 글의 궁극적 목적은 바이애슬론을 예찬하고자 함이 아니다.
스키나 스케이트 같은 동계종목이 사실은 유럽이나 북미등 부자나라들을 위한 잔치이다.
바이애슬론의 발상지라 할 수있는 북유럽도 핵심 공업기술이 가장 발전한 지역이다.
더럽지만 어느 국가가 어느만큼 대접받느냐가 스포츠 종목에도 그대로 투영되기 마련이다.
만일 몽골이 지금도 세계최강이라면 바이애슬론이라는 종목은 말타기와 활쏘기의 결합을 의미할 것이다.
칭기스칸 당시, 말타고 고삐를 놓은 상태에서 뒤을 돌아 활쏘는 기술은 기마민족이 아니면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다. ( 이 자세가 고구려 벽화에도 있다.)
이 기술이 몽골군이 유럽이나 중국군에 비해 압도적으로 뛰어난 비결이었다.
만일 에스키모가 세계최강이었다면 어쨋을라나?
아마 '카약 경주 + 작살던지기' 가 바이애슬론이었을지도 모른다.
만일 우리의 역사적 전통이 반영되었다면?
한반도는 기본적으로 산악지형이고 전쟁에서 산성을 빼앗느냐 빼앗기느냐...
그럼 산악구보+활쏘기?
아님 산악구보 + 도끼로 장작패기?
아님 산악구보 + 암벽등반 + 활쏘기?
암튼...
우리의 역사적 전통과 실전성이 담겨있는 복합운동종목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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