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지오 레오네의 유작이며 '아주 오래전 미국의..' '옛날 옛적 미국에서' 등으로 직역할수 있겠다. 갱스터 무비의 상징격중 하나로 거론되는 작품이라 생각보다 방대한 역사적 스케일을 담고있다. 본 개봉당시 원본필름의 런닝타임이 무려 4시간가까이 되는관계로 국내에 90분가량 난도질 당한채 수입되었다. 미국이나 유럽권에서 이영화를 관람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제대로 보지못한것이다.
한국에서 이 영화가 최소한의 편집만 거쳐 공개되었다면. 정상적으로 관객을 수용하는 상영횟수가 크게는3회 내지 적게는2회정도 축소되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정상런닝타임을 유지하며 돈을 조금 올려받는것도 관객들에게 상당한 반감을 살수있으므로 더 많은 관객의 유치를 위해 대폭삭제를 감내해야하는 극장주들의 마음을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것만은 아니다.
영화란 즐기면 되는것이지 누군가의 현실마저 위축시킬정도로 추앙할 필요는 없기때문이다. 다만 유감스러운 점은, 즐긴다는 명색이 무색할정도로 내용흐름을 전혀 염두하지않은채 엿가락 절단내듯이 여기저기 난사해버린 아쉬움은 지울수가없다. 영화를 약간이나마 좋아하는 일반인에게 편집을 맡겼어도 이렇게 처참할정도로 작품하나를 뭉게놓진 않았을것이다.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일단 이영화를 제대로 알려면 감독 세르지오 레오네의 국가관부터 살펴보는것이 불가피할것으로 여겨진다. 어느 영화나 감독의 성향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지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유난히 연출자의 '미국' 에대한 개인철학이 깊숙히 담겨져있다. 그의 영화에서 '아메리카' 라는 존재는 빠뜨릴수없는 중심소재다. 레오네의 영화들은 모두 웨스턴과 갱스터 무비라는 할리우드 2분기 시초장르물 전체에 대한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감독 구로자와 아키라의<요짐보>의 원안을 충실하게 리메이크 시켜 레오네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긴<황야의 무법자>는 총싸움의 볼거리도 볼거리지만 백인 지배층과 멕시칸 지배층이 지배하고 있는 무법적인 마을속의 대결을 다분히 정치적인 흥미로움으로 설정했음을 확인할수있다.
무리하게 말하자면 이 영화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일종의 아나키스트나 독고다이 같은 존재로 등장하는데, 그는 모든것을 홀로 계획하여 이곳을 주무르고 있는 폭력적인 부르주아들을 모두 섬멸해 버린다. 당연하게도 마을은 이른바 폭력의 신 같은 존재에 의해 해방된다. 이름도 없는 주인공이 바람처럼 나타나 선의의 이름으로 악을 동원해 세상을 평정한 모습은 신대륙 아메리카의 발전상과 매우 흡사하다.
레오네의 이런 미국이 세워진 역사 '아메리칸 드림' 에 보내는 냉소적 눈빛은 황야가 아닌<석양의 무법자>라는 웨스턴 영화에서 극대화된다. 영화속 주인공들이 최종적으로 담판을 짓는 결투장소역시 남북전쟁이 벌어진 한복판에서 촬영되었다. 그는 미국의 건국신화 또는 표면적으로 '흑인 해방' 이란 명분으로 옹호되온 '남북 전쟁' 을 결국은 '돈놀음에 뒤엉킨 폭력전쟁' 정도로 비하하며 미국의 기원에 의문을 제기한다. 남북전쟁은 그가 그려온 클린트 이스트우드 캐릭터속에 녹아든 독단적인 계획과 일방적 힘으로 전개된 파행 그 이상이하도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영화역시 정치사회를 아우르는 국가의 기본골격속에 제작되는 문화적 도구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계통에 관련된 특정 인물론을 쓰기시작하면. 글자체가 방대하게 길어져 피로감을 줄 소지가 있기에 세르지오 레오네에 대한 생각은 여기까지 적어보겠다. 참고로 본 작품이나 감독 레오네에 대한 글들이 워낙 많지만, 개인적으로 볼때 감독겸 문화평론가 리처드 쉬켈의 평이 상당히 사실적이고 탄탄하게 작성되었음을 적어둔다.
내용은 1930년대 미국 브루클린에서 5명의 유태인 소년이 범죄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굳이 말할필요가 없지만 이 영화는 로버트 드 니로와 제임스 우즈, 조 페시 등의 연기 대결에서부터 두수이상은 자연스럽게 접어주면서 출발하게된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철부지 갱들. 그들에겐 세상의 거친 바람을 막아줄 부모나 가족이 없었다. 조금만 힘주어도 무섭게 질주하는 오토바이에 누들스(드 니로)와 친구들은 기꺼이 오른다. 그러나 대장격인 누들스가 감옥에 수감된 뒤 그들의 삶엔 커다란 간극이 벌어진다.
출소한 그의 앞엔 리무진을 대기한 채 멋들어진 양복을 입고 있는 맥스(제임스 우즈)가 서 있다. 친구들과의 반가운 재회도 잠시. 누들스는 맥스의 제안으로 다이아몬드를 터는 데 동참하게 된다. 그러나 맥스와 친구들은 예전에 그가 알던 모습이 아니다. 다이아몬드를 턴 대가로 돈을 넘겨받은 뒤 약속과는 틀리게 거래자들의 온몸에 기관총을 난사하는 친구들. 누들스가 감옥에 있는 동안 맥스와 짝눈 팻시는 어느새 술과 폭력을 무덤덤하게 즐기고있다.
성년이된 꼬마 갱 들중.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잃지 않으려 애써왔던 누들스는 당혹감을 느낀다. 그러나 악의 세계에서 선량함은 정당화 될수없을 뿐더러 위선으로 비추는법. 누들스는 걸어온 정체성에 방황하기 시작하고 급기야 자신과 함께 무리를 일궈온 맥스가 돈과 권력에 집착하더니 끝내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친구들을 향해 배신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이로인한 친구들의 비극적인 죽음 뒤 35년 동안 도피했다가 다시 뉴욕으로 돌아온 백발의 누들스는, 그 옛날 데보라를 훔쳐보던 화장실 벽구멍 건너편으로 어린시절의 아득한 추억속에 빠져든다.
오랜시간이지나 맥스와 해후한 누들스는 그에대한 복수의 감정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과거를 평생토록 자괴하며 살아온 맥스는 자살을 택하며 추억의 한켠을 보상하지만, 여전히 누들스의 어두운 회상은 걷혀질줄 모른다. 시계를 훔치면서 시작된 맥스와의 첫 만남, 아무도 없던 식당에서 떨리는 가슴으로 데보라와 마주했던 그 설렘, 여아를 돌아가며 윤간하던 철없는 친구들을 옥상에서 기다리며 내려본 브루크린 뒷골목, 단돈 1달러의 자릿세를 위해 신문 가판대에 불을 지르던 기억. 춥고 위험한 고달픈 시절이었지만, 짝눈이 불어주는 경쾌한 팬플루트 소리만큼이나 그들에겐 희망을 키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영화 초중반부. 공장에서 내뿜는 연기 자욱한 건물 아래 휘파람 불며 거리를 활보할 때까지만 해도, 이 철부지 갱들은 몇분 뒤 다가올 비극을 알지 못했다. 그들의 적이었던 버그가 나타났다며 도망가라고 소리지르는 꼬맹이의 목소리를 뒤로 한 채, 뛰어가던 등뒤로 울린 한발의 총성. 누들스는 꼬맹이를 죽인 악당 버그의 몸에 수없는 칼부림을 하고야 만다. 대공황과 금주법으로 대변되던 어둡고 습한 30년대의 미국은 5명의 소년들에겐 그렇게 잔인하고 서글픈 시대였다.
영화인들 각각은 개인이지만 그들이 표현하는 공동체적 언어속엔 적게나마 주어진 의무가있다. 그것은 바로 우울했거나 행복했던 역사적 과거와 미래를 짚어나갈 우리의 자화상을 완성도있게 그려낼 줄 알아야하는 의무인데<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와 자주비견되는 작품, 프란시스 코폴라의<대부>가 알 파치노라는 명확한 주연의 눈을통해 바라본 꼴레오네 가문의 시대상을 비추었다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시간의 흐름에따라 전개되는 인물들의 정서속에 감성적으로 시대상을 담아낸, 갱스터 무비역사에 보기드문 감성마피아 영화로 생각해 볼수있겠다.
당연히 빼놓을 수 없는 이작품의 백미. 플래시백을 통해 현재와 과거의 풍경을 비장하게 그려낸 레오네 감독과 같은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최고의 영화음악 지휘자 엔니오 모리코네의<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OST는 영화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최상의 하모니를 구성해주고있다.
단 15분 남짓의 분량으로 데보라의 아역을 연기하였으며, 특히 누들스가 몰래 지켜본 창고속 발레 신으로 마치 천사와같은 뚜렸한 각인을 남겼던 제니퍼 코넬리는 현재 헐리웃에서 관능미로 손꼽히는 여배우로 성장하였고,
꼬마갱들이 뛰놀던 맨하튼 브릿지 거리는 지금현재도 특별한 외형적 개보수없이 그 고풍스러움을 유지하고있다.
 이건 andzm에게 주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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