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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감독중 보기드물게 유러피안 성향을 잘맞추는 홍상수의 영화다. 다 알것이다. 솔직히 영화평쓸 기분은 아니다. 보는사람도 몇안되지만 그들역시 읽을 기분이 아니란것 알고있다. 그래도 박봉팔닷컴은 건재할테고 꾸준히 소통을 나누고싶기에 오늘도 몇자 적어볼까한다.
한국형 극사실주의를 표방하는 홍상수와 김기덕의 가장큰차이는. 김감독의영화를 매우 싫어하고 김기덕스쿼드 자체를 폄하하는 이들이 상당히많지만, 홍상수는 안티가 상대적으로 적다는것이다. 특히 김기덕은 재빠르게 제작을 완료시키는 패스트푸드식 버릇덕에 구성력에 빈틈이 드러날때가 아주많다.
대표적으로<빈집>이나<시간>같은 영화가 그렇다. 문제는 이런 아마추어리즘을 인터뷰를 통해서도 상당한 자랑거리로 내세운다는 점이다. 제작비 절감도 탁월한 능력이긴하나 꾸준히 무리수를 두어 급조제작할것이면 단기상영용 연극을 지휘하는게 오히려 효과적일수있다.
홍상수 2번째장편인 <강원도의 힘>을보면, 그가 얼마나 슬로우푸드식 바탕아래 심도있게 사물을 바라보는지를 알수있다. 영화속에서 정물화를 그린다고 하면 좀 허세스러운 표현일까? 물론 홍상수역시 제작기간이 긴편이 아니다. 다만 김기덕처럼 내용흐름자체가 어긋나는 거친전환편집을 사용하지않는다.
극장이아닌 TV로 영화를 볼때 방송용으로 맞춰 여기저기 잘라놓은 것으로 말미암아 상당히 어색한 전환이 이뤄지는 것을 흔히들 접했을것이다. 쉽게말해 김기덕 영화의 가장큰 빈틈이 이와같은 편집이다. 잘못이용하면 한편의 꽁트를 보는듯한 당황스러운 악재가 작용한다. 편집술의 핵은 세련미이고 세련미의 핵은 고가의 장비와 장기간의 후반작업이다. 장편영화에서 이는 부득불이다.
<강원도의 힘>은 각기엇갈린 주인공들의 평범하면서도 자극적인 연애사를 강원도라는 무대를 활용해 그리고있다. 언뜻 제목만 보면 강원홍보성 영화같지만, 배경의 작은 축하나를 맡고있는것 외엔 지역적힘이 무엇인지 나타나지는 않는다. 리버스한 제목 선정일수도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1.2부로 나뉜내용으로 강사와 학생의 불륜의 배경이되는 강원도, 그리고 경찰관과 여자가 우연히 눈이 맞아 연애하게되는 공간으로 강원도가 쓰여진다.
홍상수가 보여주고자한 그'힘'은 국민 대부분이 도심에 몰려사는 상태에서 시공이 멈춘듯한 강원의 더딘 발전상을 매개체로, '진짜 사람사는듯한 얘기' 를 영화를 보는 관객모두의 과거실사로 들춰내 표현한듯한 리얼리티의'힘' 일지도 모르겠다.
위대한 강원도의 힘
내가 김해을이아니라 김해갑지역에 살고있는 대학생 친조카에게 직접들은 이야기지만, 20대지지층이 생각보다 김태호를 많이 지지한 이유가 '키크고 잘생겨서' 뽑은 덜떨어진 아이들이 매우 많았다고한다. 특히 여학생들. 그만큼 선거에서 이미지가 가지는 표장악력은 엄청나다.
역대선거에서 홍정욱이나 나경원처럼 세련된 외모로 수도권의 호감을 산 부류도있는반면, 최문순처럼 서민적인 외모로 덕을 보는 케이스도있다. 내가 야당성향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개인생각임을 떠나서, 최문순의 얼굴엔 계략과 모사가 전혀 느껴지지않는다.
사람의 얼굴과 눈을 보면 인생이 보인다했다. 최문순은 단순히 생김새로만 따지면 한나라당 진성호,장광근. 민주당의 문희상같은 과와 마찬가지로 못생긴 현역정치인 수위권에 오를 부실한 외모지만 그는 못생겼다는 느낌보다 누구보다 소탈하고 따뜻한 외모로 다가온다. 추하지만 훈남인것이다.
츄리닝입고 약수터에서 마주칠듯한 옆집아저씨같은 느낌. 이생각을 부정할사람은 보수성향일지라도 몇 안될것같다. 이름석자'최문순'그 자체마저도 약간은 코믹하고 컨츄리틱하지만 이것역시 편안한 장점사유로 생각해볼수있다.
등골빠져 죽을것만같은 강원민생앞에 강한정부여당과 엘리트정서로 승부한 엄기영은, 강원도의 강자도 모르면서 휴가철에 놀러와 쓰레기만 버리고가는 얄미운 서울놈이미지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크다.
말끔하고 정교했던 국민아나운서 엄기영이 뉴스가아닌 일반사석과 선거판에서 웃는 모습을 봤는가? 그야말로 '가짜미소'가 무엇인지를 극명히 깨닫게 해준다. 난 태어나서 엄기영처럼 부자연스럽고 인위적인 느낌으로 웃는사람을 본적이없다. 입과 얼굴로사는 방송계에 평생종사한 사실이 무색할정도다. 그는 살면서 귀티있게 말하는 법만배웠지 진심으로 웃는모습은 배우지못한게 분명해보인다. 웃는것도 보도의 일환으로 여기는 직업병에 사무친것일까. 엄기영 개콘토론회만 보아도 그는 뭔가에 홀린듯한 심히 비정상적인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콜센터도 콜센터지만 그장면을 본 강원도민들은 반이상은 대충격을 받았을것이다.
사람만이 사람을 느낄줄안다. 웃는것이 웃는게 아닌것으로 보이는 그 가식적이고 불편한 표정과 악수는, 명사를 만난 행운의 느낌보다 월세걷으러온 집주인과 악수한듯한 거북함을 준다. 유난히 사람냄새나며 약간은 허름하고 빈티나는 최문순덕에, 엄기영은 비싼돈이 투입된 정치적 클론으로까지 보인다.
나역시 봉팔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분당은 접전, 강원은 열세, 김해는 신승할꺼라 여겼다. 모든게 거꾸로된 결과물이 우리앞에놓였지만 난 정당이건 뭐건 누굴떠나서 최문순의 당선만큼은 너무도 간절히 바라고있었다. 그가 오래전 언론인 투쟁할때도 제3자로서 목도했지만 멸치쪼가리 같은 그 외형속에는 올곧은 정도의 원칙이 뿌리깊숙히 자리하고있음을 확인받았다.
그는 반전의 인물이다. 최문순 연설 들어봐서알겠지만, 겉만보면 개미처럼 죽어들어갈것 같아도 실제목소리는 귀가아플정도로 쩌렁쩌렁 울린다. 현재 한국에서 쉽게찾을수없는 외유내강형 리더다. 투박한 생각이지만 최문순이 강원도를 쟁취해주길 바랬던 가장큰이유는, 분명히 착할것이라 추정되는사람이 비열할게 명확해보이는 자를 이겨주길 바란게 가장컷다.
그래서 이봉수후보의 낙선은 더더욱 견디기 힘든 비수로 꽂혀온다. 난 무조건 인간성이다. 그게 곧 능력이다. 싸가지없음이 곧 무능이다.
강원도가 어디인가.
휴가철에 전국민의 가슴을 청량하게 해주는 수려한 관광자원, 국민의 식탁을 풍요롭게 해주는 기름진 농작물과 수산자원, 우리국토를 수호하는 최전방부대가 경기도와 더불어 집중으로 주둔해있는 곳이다. 강원도는 이땅모두의 젖줄이라해도 과언이 아닌지역이다.
보수정권은 오랬동안 이지역을 당근없는 표밭으로만 이용해왔다. 도민들역시 언제나 눈뜬장님으로 공짜표를 헌납했다. 박정희지역이 아님에도 요상하리만큼 한나라당에 휘둘려왔다. 역대보수정권은 평소 사람도다니지않는 지역내에 휴가철 관광객을위한 도로포장만 해대며 생색을냈다.
평생 그들에게 표로서 충성한 댓가는, 설계자체부터 어긋나있는 이상한도로와 내국인카지노가 전부다. 둘을 제외하곤 강원도는 거의70년대 모습 그 상태로 쳇바퀴돌며 공전하고있다. 차라리 경상도는 몰표를 바친만큼 일방적인 발전혜택을 보았음에도, 더 충성했으면했지 덜하지않아온 강원도는 가진게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작년지방선거 이후, 반세기가까이 불변의 수구표심을 자랑했던 강원도는 변혁을 일으키고있다. 더이상 한나라당용 호구도가 아니다. 이제는 강원도민 스스로가 인지했다. 보상없는 공짜표는 더이상 주지않는다. 오히려 최근들어 경기도가 눈에띄는 보수강성화를 보이고있어 우려스럽기도하다.
정치에 관심이없는 일반 부동층에겐 여전히 생소한 단어 '재보궐'
더군다나 평일선거, 연일 뿜어대는 여당후보의 판세우위보도, 이 험난한 역경을 뚫고 반한나라당 후보를 연거푸 당선시킨 소신있는 강원도민의 위대한 힘에 'King원도' 의 칭호를 붙이고싶다. 정말로 눈부신지역이다.
내인생 세번째 대통령 1순위는 유시민이다. 2순위는 당연히 예전부터 최문순이었다. 그의 얼굴은 칠십대여도 손석희와 동갑이다. 정치미래가 창창하다.
못생겼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웃는남자 최문순. 이겨줘서 고맙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1-05-03 01:04:37 바보문예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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