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델리카드슨 사람들>등으로 세계의 컬트매니아를 거느린 장-피에르 주네 사단에서 연출을 익히고 배우로서도 활동중인 마티유 카소비츠의 작품이다. 국내판 제목은 '증오' 다. 감독초창기에도 유수의 독립영화를 만들었으나 '증오' 가 실질적인 장편데뷔작으로 간주받는다.
이념논쟁이 잠시 가라앉아 있던 90년대 중반. 탄탄한 자본들의 후원에 힙입어 포스트 모더니즘에 기인한 유무형의 문화적상품이 전세계에 우수수쏟아진다.
마티유 카소비츠역시 이룰을 그대로 따르는 스타일리쉬를 선보이지만, 내용의 중심축엔 인종갈등과 빈부격차의 괴리가 강렬하게 자리하고있다.
파리 빈민가 문제아들의 에피소드를 주내용으로 그린 이영화는, 비주류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것은 현재의 삶보다 성공세력이 되고싶은 욕구조차도 인종과 빈부격차의 장벽앞에 물거품되는 순간임을 표현해주고있다. 결과적으로 '증오'는 입소문과 입소문을 이으며 공식 개봉당시 전세계 젊은이들의 엄청난 지지와 사회적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증오'의 충격으로 각계각층에서 프랑스 정부의 이민자정책,빈민 복지정책의 재정립을 지적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지만, 당국은 자극적소재를 극대화시킨 단순한 영화중 하나인것으로 치부했었나보다.
정확히 10년여뒤 파리근교 북부 Sous-Bois 빈민지역에서 경찰의 강압검문을 피해 도망치던 이민자 출신소년 2명중 하나는 감전사,하나는 반신불수의 중상을 입는 사건이발생한다.
이민자가정을 포함한 대다수 국민은 격앙했다. 그당시 극심한 실업률로인해 내재되있던 은연중 불만까지 통째로 융합되어 프랑스 혁명이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전국 곳곳에 뛰쳐나와 분노를 터뜨렸다. 이른바'프랑스 소요사태' 가 벌어진것이다.
약 2주간 프랑스 정부는 패닉상태에 빠졌으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 내각의 각료들은 대부분 사퇴했다.
'증오' 가 말한 영화속같은 과거형의 모습이. 지금도 현재형으로 자리하고 있는것에 유감을 표하고싶다.
마티유 카소비츠는 이작품을 통해 신인급으로는 파격에 해당될 칸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거머쥔다. 이후에도 카소비츠는 활발한 활약을 하였다. 봉팔친구들도 잘알고있을 '아멜리에'의 남자주연으로 연기하기도 했으며, 최근작을 보자면 액션스타 빈디젤을 앞세워 연출한 '바빌론AD' 도 찾아볼수있다. 물론 '증오' 로 선보인 그 폭발적인 내용성엔 미치지 못한다. 국내작중에 비슷한류의 영화를 꼽아보자면 양익준이가 연출한 '똥파리' 정도를 생각해볼수있겠다.
건물 50층에서 떨어지는 남자의 나레이션으로 장식되는 엔딩시크릿.
"난 지금 추락하고있지만 아직은 괜찮아..
아직은 괜찮아.. 아직은 괜찮아..
어떻게 착륙하는지가 더 중요하니까..".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남자배우(모니카 벨루치 남편) 뱅상 카셀이 주인공중 하나로 등장한다. 못본친구들은 한번들씩 챙겨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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