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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마을]
억울해 죽을 것 같은 때가 있잖아.
정말, 진짜!
이럴 땐 무슨 음악을 들어야 하나?
혼자서, 노블.. 오블.. 나불나불.. 하다가
인터넷에서
좋은 글과 음악을 발견했다.
함께 하고자 한다.
[김은우: 서울시 도봉구]
Q: 동생이 잘못했는데 나만 혼내고 동생한테는 보호만 해줘, 이럴 때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해?
[채훈 삼촌]
* 이채훈 : "내가 사랑하는 모차르트(호미, 2006)"의 저자
A: 아니 이런 일이! 엄마가 공정하지 않으셨나 봐. 올림픽 때 심판의 잘못된 판정으로 진 선수들이 얼마나 억울했겠어? 은우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크게 숨 한번 쉬고 이 음악을 들어 봐. 은우한테 위로가 될 거야.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G장조 K.216 2악장 ‘아다지오’(느리게)야. ‘G장조’는 우리말로 ‘사장조’야. ‘K’는 모차르트의 작품에 번호를 붙여서 정리한 쾨헬(Kochel)이란 분의 이름에서 따 온 거야.
[연주 : A. 그뤼미오]
[채훈 삼촌]
따뜻한 음악 듣고 맘이 좀 가라앉았어? 삼촌도 어릴 적에 억울한 일을 경험해 봤어. 어느 날, 엄마가 책상 위에 5원을 놓고 나가셨어. 그때 5원이면 지금 5천원쯤 될 거야. 동생이 “우리 이 돈으로 만화 보고 찐빵 사 먹자.” 그랬어. 삼촌은 그건 나쁜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은근히 동생 말에 유혹을 느꼈어. 동생과 함께 만화 실컷 보고, 찐빵을 두 개씩 사 먹었어. 해가 져서 어둑어둑, 집에 돌아올 즈음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 아니나 다를까, 엄마는 “책상 위에 있던 5원 어떻게 했느냐?”고 묻기 시작하셨어.
그런데, 동생은 ‘모른다’고 딱 잡아떼는 거야. 엄마는 그게 거짓말이라는 걸 알고 계셨나 봐. 내게도 똑같이 물어보셨어. 삼촌은 ‘나쁜 짓을 먼저 제안한 동생의 잘못이 더 크고, 난 동생의 꾐에 넘어갔을 뿐이니 억울하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고자질 하는 건 비겁한 짓이니까 “모른다.”고 했어. 엄마는 “거짓말 하지 말라.”며 빗자루로 나와 동생 종아리를 때리셨어. 그날, 빗자루가 부러지도록 맞았단다. 내가 훨씬 더 많이 맞았어. 너무나 억울했어. 동생이 솔직하게 얘기하면 좋으련만 끝까지 거짓말을 하더구나. 동생도 울고 나도 울고 나중엔 엄마도 우셨어. 결국 삼촌이 모든 걸 자백했지.
그날 자려고 이불 뒤집어쓰고 있는데도 계속 눈물이 나더구나. 근데 문득 “억울하게 매 맞은 내 마음도 아프지만, 엄마 마음은 더 아프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엄마는 우리를 사랑하시는데, 사랑하는 아이들 때리는 엄마 마음은 얼마나 아프셨을까…. 은우랑 똑같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이야.
동무들, 엄마가 동무들을 사랑한다는 거 알지? 근데, 엄마도 사람이란다. 동무들은 어린이고 엄마는 어른이지만, 어른도 잘못 판단할 때가 있어. 그리고 엄마가 볼 때 동생은 어리고 동무들은 훨씬 더 성숙한 거야. 동생이 잘못하면 “아직 아기니까 그런 거”라고 생각하지만, 동무들은 좀 더 어른스레 행동할 거라고 기대하는 거야. 사실 어린이인데, 그걸 자꾸 잊고 동무들에게만 더 큰 책임을 요구하는 거지. 마음 아픈 일이야. 하지만 억울한 일을 겪으면서 점점 커 가는 거 같아. 삼촌도 동생이 잘못된 일을 제안했을 때 그러지 말자고 얘기하는 게 옳았다는 걸 깨달은 것은 한참 뒤였거든.
삼촌도 큰 애한테 잘못한 적이 있단다. 삼촌은 아이가 둘이야. 큰 애가 아들, 작은 애가 딸이야. 그런데 둘째가 태어난 뒤 첫째가 느꼈을 아픔을 잘 헤아리지 못했단다. 생각해 봐. 동생이 태어나기 전 엄마 아빠는 세상에서 오직 나만 사랑했는데, 동생이 그 사랑의 절반을 가져간 거야. 세상에, 이렇게 가슴 아픈 일이 있을 수가! 근데 동생은 이런 나의 아픔을 모른 채 헤헤 웃고 있으니 얼마나 밉겠어? 그래서 생긴 큰 아이의 상처는 굉장했어. 하지만 이제 두 아이는 다 컸고 큰 애의 상처도 아물었단다. 억울함을 이겨내고 잘 자란 큰 애를 볼 때 삼촌은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 이제 두 아이 모두 잘 알아. 엄마 아빠의 사랑은 절반으로 줄어드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 다시 음악을 들어볼까? 이번엔 엄마와 동생 다함께 듣자. 이 음악에는 엄마 목소리, 은우 목소리, 동생 목소리가 다 들어 있어. 오케스트라는 엄마 목소리야. 첫 부분 부드럽고 따뜻한 엄마 목소리 맞지? 링크 34초부터 바이올린 독주가 나오는데, 이건 은우 목소리야. 정말 노래 잘 하지! 링크 1분 38초에서 들리는 플루트 소리는 동생 목소리야. 무척 귀여워. 근데 동생 목소리는 늘 엄마 품속에 있구나. 동생 플루트는 엄마 오케스트라의 일부분이야. 동생은 은우보다 어리니까 아직 엄마 품속에 있는 거란다. 사람들은 동생보다 크고 힘센 은우가 더 잘 하기를 바란단다. 이게 세상이 ‘누나, 언니, 형, 오빠’에게 기대하는 거야. 물론 그러기 쉽진 않지.
은우는 앞으로 억울한 일을 또 겪을지도 몰라. 그럴 때는 링크 2분 42초부터 들어보렴. 슬프게 노래하는 은우 마음과 같을 거야. 하지만 슬픈 노래를 부르고 나면 마음이 맑아진단다. 그게 바로 음악의 위안이야. 이 슬픈 대목이 지나면 엄마의 따뜻한 미소가 햇살처럼 은우를 맞아 줄 거야.
[대학마을]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일단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G장소" 2악장을 듣자!
마음이 차분해지잖아?
바로, 이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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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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