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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IMF라는 미명하에 대한민국 민초들의 경제가 - 그 속도와 양은 저마다 달랐지만 - 급전직하 하기 시작했다. 수백만 자영업의 몰락과 비정규직 양산은 대략 천만세대 이상의 가정에 상처를 떠안겼다. 이후 신자유주의라는 가면의 이름만 다를 뿐, 호란의 환향년과 왜란의 강제징용에 준하는 식솔 끼워팔기가 착착 진행되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이명박집권시절 과거의 IMF에 준하는 경제위기가 있었지만 역시 중류, 하류층에게 소리 소문없이 전가된 채 흘러 왔다. 그 눈 뜬 코 베어가는 습성은 현 박근혜정권에서도 어김없이 살아 있다.
당시 어린시절과 사춘기를 보냈던 아이들은 지금 청년들이 되었다. 그 사이 2007년부터 한 해씩 걸러 열렸던 <무한도전가요제>가 올해 다시 준비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한도전의 영향력이 배가되면서 그 파괴력 또한 가요계 안팍에선 꽤 인정하고 있는 눈치이다. 컴백발표를 미뤄야 하고 상대적 박탈감조차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만의 리그"로 질시의 시선을 쏟아 받는 와중, 참여가수 중 "그들만의 리그"에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가수들이 몇몇 눈에 들어 온다.
프로그램의 기획정신과 이 '풋내기들'의 음악성질간에 가벼운 마찰음이 들리기도 한다. 현재는 아시아를 제패하고 있는 속칭 "한류음악"의 뒷그늘에서 조용히 그 식상함을 달래주며 어느덧 젊은세대에겐 메인으로 자리잡던 차이기도 하지만, 로마에 가서 그들이 로마법을 결국 따르지 않겠는가 하는 기우 때문이기도 하다.
무한도전이 요구하는 축제성과 시대적신명에서 조금 비껴져 가고 있던 일부 젊은 은둔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자신들에게서 백수의 왕자들을 약탈해 가려는 음모의 기운에 소름을 곧추 세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들은 우리를 하루살이보다 가벼웁다고 넉넉하리만치 폄하해 주지 않았던가.
자학의 자유일지라도 축제 앞에 민낮을 드러낸다면 그들도 비겁의 침소봉대를 마침내 조우할지 모른다. 언젠가 해학의 자유를 잃어버린 선배들의 거울에 비친 자신들을 문득 대면한 스스로를 보며 우울해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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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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