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the two of us 수정처럼 영롱한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봅니다.그 빗물사이로 햇빛이 가득히 스며들때면 그 아름다움에 숨이 막히지요. 때때로 그대가 마음에 떠오를 때면 햇빛에 비친 무지개가 내 마음을 가로지릅니다. 그럼 난 그대와 함께 있고 싶어져요. 그대와 나 둘이서 노력한다면 우린 할수있어요 그대와 나 둘이서... 그대와 나 둘이서 저 하늘에 큰 성을 지어요 우리 둘이서그대와 나, 단 둘이서.... 수정처럼 영롱한 빗방울이 창을 두드리며 거실로 흘러든 소리를 듣습니다. 빗방울은 아침이슬로 변하겠지요 그대여 아침이 오면 나는 떠오르는 태양을 봅니다. 나는 그대와 함께 있고 싶어요. 그대와 나, 우리 둘이서 그대와 나 둘이서 노력한다면 우린 영원 할수 있어요그대와 나 둘이서 저 높은 곳에다 커다란 궁전을 지어요.그대와 나, 단 둘이서..... 때는 바야흐로 ... 학과 신입생 카니발이 열리기 며칠 전 ...카니발이라는게 주말에 나이트클럽 하나 빌려서 노는거다. 커플끼리 야한 게임도 하고, 디스코도 추고, 블루스도 추고 ... 카니발에 가려면 당연히 파트너가 있어야한다. 물론 파트너 없이 혼자 갈 수도 있지만 ... 좀 쪽팔린다. 나는 그때 여자친구가 없었다. 카니발 날짜는 하루하루 다가오고 ... 동기놈들은 만나면 파트너 구했는지 물어보고 ... 과 대의원은 파트너 없는 떨거지들을 위해 여학생이 많은 과와 단체미팅도 주선하고 ... 아무튼 짝짓기를 위한 몸부림이 한창이었다. 동기놈들 따라 헌팅도 나갔었다. “차 있으면 시간 한잔 ...” 뭐 이런 철지난 멘트를 치면서 꼬시는 놈들을 보니내 처지가 참 한심하기도 하고 ... 그렇게 구린 멘트를 치면서도 어떻게든다들 아등바등 파트너를 구했지만 나는 헌팅에도 실패! ... 헌팅이라는 게 ... “ ... 도를 아십니까? ... ” 와 비슷하다.거절당해도 그냥 물러서면 안된다. 어떻게든 꼬시기 위해별 지랄을 떨어야 하는 과정이 참으로 뻘쭘하고 어색했다. 뭐 성공했으면 나름 성취감을 느꼈겠지만 한두 번 실패하고 나니 ...입맛도 없고 ...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동아리 여자동기에게 파트너 해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었지만 ...가족끼리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 호랑이는 굶어죽어도 풀을 뜯지 않는 법.그러나 사실은 ... 풀이 아니라 흙이라도 파먹고 싶었다. 동아리방에 혼자 앉아 궁리를 시작했다. 카니발에 불참할거냐? 혼자 가서 쪽 팔릴거냐? 아님 파트너를 구할거냐? 고민고민 하다가 ... 샌드위치맨이 돼서 파트너를 구해보기로 했다. 두꺼운 전지 2장을 끈으로 이어서 목에 걸 수 있게 만들고 앞쪽과 등짝에 매직으로 “파트너를 구합니다”를 썼다. 카니발 날짜 및 장소 ...그리고 남은 여백엔 내 개인신상 및 파트너를 구하는 카피들 ...그때 썼던 문구는 내 비쩍 마른 몸매와 외모를 캄푸라치 하는 것들 ... “말랐다고요? ... 어허, 이런! 마른 장작이 화력이 쎕니다” 그걸 목에 걸고 학생회관 동아리 방을 돌아다녔다. 동아리 방을 노크한 다음 ... 들어가서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사람들 어투로 ... “제가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게 된 것은 ... ” 그러고 미친놈처럼 돌아다녔다. 여학생들이 많이 모여있는 종교동아리, 예술동아리 쪽을 집중적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처음에는 웬 또라이냐? 이렇게 쳐다보다가 호객 멘트를 던지면 여자애들이 킥킥대고 ... 짠한 눈으로 쳐다봤다. 어떤 여자애는 ... “마른 장작이 화력이 쎄면 뭘해요? ... 빨리 꺼지는데 ...” 이렇게 남의 영업에 훼방을 놓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 어차피 베린 몸 ... 쪽은 이미 팔렸고 ... 복도를 지나가면 애들이 킥킥대고 수군수군 ... 그러거나 말거나 ... 한 시간쯤 그러고 돌아다녔다. 물론 호감을 표시한 애는 한 명도 없었다. 당연하다. 내가 여자라도 그런 또라이의 프로포즈(?)를 거절했을거다. 근데 그렇게 미친 척이라도 한 번 해야 불참해도 명분이 있지 않겠는가 ... 뭐 ... 그런 ... 처음에는 좀 쪽팔렸지만 나중에는 나름 재미있었다. 이것저것 물어보는 애들도 있었는데 ... 사는 게 심심했던 모양이다 ... 샌드위치맨을 끝내고 동아리방에 돌아와 ... 다음 작전을 궁리중인데 ... 평소에 알고 지내던 만화동아리 여자애가 문을 빼곰히 열고 내 동아리 여자 동기를 찾았다 ... 아까 만화동아리 갔을 때 이영자처럼 흐드러지게 깔깔대던 괘씸한 가시내 ... “민희 없어? ...” “보면 모르냐? ... 수업 갔다 ...”“파트너 구했어? ... 깔깔깔깔깔깔 ..... 마른장작 ... ㅋㅋㅋㅋㅋㅋ ... 낄낄낄낄 .... 화력이 ... 겔겔겔겔 ... 어머, 미쳤다 ... 깔깔깔깔 ... ”“나 바쁘다 ... 문 닫고 가라 ”“나 ... 그날 ... 시간 있는데 ... ” 엉? ... 앗싸, 이게 웬떡 ... 아니, 웬짝이냐! ... 가만, 근데 걔는 쫌 ... 몸매는 항아리에다 ... 나도 평소에 억울하게 생겼다는 말을 듣는 편이라 ... 남의 외모엔 관대한 편이지만 다른 파트너와 비교당할 걸 생각하니 ... 고마우면서도 왠지 속상한 ... 그러나 벼랑 끝에서 나뭇가지 하나 붙잡고 있는 내게 손을 내밀어준 ... 자애로운 보살님 아닌가 ... 모시자! ... “길정아 ... 너 나한테 반했구나? ...” 길정이는 솥뚜껑만한 손바닥으로 내 등짝을 후려갈겼다. 걔가 이름이 정길정이다. 앞으로 해도 정길정. 뒤로해도 정길정. 나중에 앞뒤 없는 애라고 많이 놀려먹었다. 시간, 날짜, 의상(가급적 정장)을 다시 한 번 알려주고 ...아참, 커플 장기자랑을 준비해야 하는데 ... 길정이가 “그럼 노래 하나 같이 할까?” ... 자기가 기타 칠테니까 팝송 하나 부르자고.어~ 나 노래 잘 못하는데 ... 쉬운 가요로 하면 안되냐? 야, 임마 ... 팝송은 틀려도 사람들이 잘 모른단 말이야 ... 길정이가 동아리방에 있던 기타를 잡고 ... 잠깐 조율을 하더니 촤르릉~ 한 번 튕기고 .... 노랠 불렀다. “아이 씨더 크리스털 레인드롭 ...” 어우~ 노래가 달착지근했다. 당시 디스코밖에 모르던 나는 그 노래에 뿅갔다. 게다가 길정이가 생긴거와 다르게 노랠 꽤 잘 불렀다.알고 보니 교회 성가대 출신이었다. 몸집이 커서 울림통도 좋았다.근데 문제는 내가 생긴 거보다 더 노래를 잘 못했다. 길정이 왈 ... “너는 다 안 좋은데 ... 노래는 특히 더 문제다 ...” 한 이틀 쿠사리 먹어가며 노랠 배웠다. 처음에는 내 분량이 많았는데 ... 점점 분량이 줄어들었다. 틀릴 때 마다 등짝을 얻어맞아서 ... 나중에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불렀다. 녹음을 해서 들어보니 길정이가 화음 넣고 기타반주 하니까 들어줄 만 했다. 카니발 당일 ... 길정이는 언니한테 정장을 빌려 입고 왔는데 옷이 좀 작아보였다. 립스틱도 바르고 ... 나름 꾸미고 왔는데 ... 내가 위 아래로 쓱 훑고 나서 ... 누구세요? ... 그랬더니 솥뚜껑만한 손바닥으로 또 내 등짝을 후려갈겼다 ... 커플대항 야한 게임 콘테스트는 일찌감치 탈락했다. 파트너를 업은 상태에서 땅에 닿지 않고 앞으로 안아야 되는 게임인데 ... 사회자 휫슬이 울리고 얼마 안돼 내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렸다. 길정이에게 “네가 나를 업었으면 일등했을거다” 그랬다가 또 등짝을 얻어 맞았다. 기다리던 커플 장기자랑시간 ...생각보다 많이 출전하지 않았다. 5~6 커플 정도.잘하면 혹시 ... 어, 근데 ... 연습 때는 괜찮았는데 ... 막상 여러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하려니까 ... 다리가 막 후들거리고 ...가사도 가물가물하고 ...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 표정관리가 안되는거다 ... 들어갈 타이밍도 놓치고 ... 중간에 몇 군데 삑사리도 내고 ... 그러나 길정이는 연습 때 안하던 애드립까지 넣어가며 여유있게 불렀다.그런 길정이를 보니까 떨림이 멈추고 ... 노래가 끝날 때쯤 ... 길정이 얼굴도 보이고 관객들 얼굴도 보였다 ... 살짝 스텝도 밟으며 몸을 흔들기도 했다. 결과는 ... 3등. 1등은 코메디 프로를 패러디한 커플이 차지했다. 많이 웃겼고 또 관객들 반응도 좋았으니 뭐 ...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 아, 내가 삑사리만 덜 냈으면 ... 3등은 부상으로 작은 곰인형을 줬다. 뜯어 먹으라고 길정이 주고 ... 길정이 솥뚜겅 같은 손을 잡고 난생 처음 부르스도 추고 ... 아카시아 껌 같은 화장품 냄새 ... 약간은 쑥쓰러워하던 길정이 눈빛 ... 난 콩닥거리던 심장소리를 들킬까봐 숨을 꾹 참았다 ... 그러니까 심장은 더 빨리 뛰고 ... 아무리 선머슴같은 애라도 난생 처음 여자라는 낯선 물체가 코앞에 있으니 ... 심장이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날뛰었다. 그렇게 알딸딸한 상태로 카니발은 끝이 났다. 끝나고 나오는 길에 ... “정길정 ... 재미있었냐? ...”“뭐 ... 그럭저럭 ... 카니발, 생각보다 시시하네 ... 근데 너 아까 부르스 출 때 심장이 막 정신없이 뛰더라 ... 너 나한테 반했냐? ... 깔깔깔깔깔 ..... ” 이번엔 내가 길정이 등짝을 후려갈겼다. Just the two of us ... 솥뚜껑같은 손으로 등짝을 후려치던 ... 선머슴처럼 호탕하게 웃던 ... 앞으로도 뒤로도 똑같은 이름 ...외모와는 상관없이 매력적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처음 일깨워준 ... 정길정. 누군가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 잡아주는 사람을 보면 길정이가 생각난다.그리고 ...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이런저런 이유로 내가 외면할 때 마다 ... 길정이가 내 등짝을 후려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날 무대에서 ... “어디 한 번 마음껏 불러봐 ... 내가 어떻게든 받쳐줄테니까 ...” 그렇게 여유있는 모습으로 리드하던 ... 늘 누군가의 비빌 언덕이었던 ... 다른 버전의 "Just the Two of Us" Cyrille Aimée & Diego Figueiredo, Live
Just the two of us
수정처럼 영롱한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봅니다.
그 빗물사이로 햇빛이 가득히 스며들때면
그 아름다움에 숨이 막히지요.
때때로 그대가 마음에 떠오를 때면
햇빛에 비친 무지개가 내 마음을 가로지릅니다.
그럼 난 그대와 함께 있고 싶어져요.
그대와 나 둘이서 노력한다면 우린 할수있어요
그대와 나 둘이서...
그대와 나 둘이서 저 하늘에 큰 성을 지어요
우리 둘이서
그대와 나, 단 둘이서....
수정처럼 영롱한 빗방울이 창을 두드리며
거실로 흘러든 소리를 듣습니다.
빗방울은 아침이슬로 변하겠지요
그대여 아침이 오면 나는 떠오르는 태양을 봅니다.
나는 그대와 함께 있고 싶어요.
그대와 나, 우리 둘이서
그대와 나 둘이서 노력한다면 우린 영원 할수 있어요
그대와 나 둘이서 저 높은 곳에다 커다란 궁전을 지어요.
그대와 나, 단 둘이서.....
때는 바야흐로 ... 학과 신입생 카니발이 열리기 며칠 전 ...
카니발이라는게 주말에 나이트클럽 하나 빌려서 노는거다.
커플끼리 야한 게임도 하고, 디스코도 추고, 블루스도 추고 ...
카니발에 가려면 당연히 파트너가 있어야한다.
물론 파트너 없이 혼자 갈 수도 있지만 ... 좀 쪽팔린다.
나는 그때 여자친구가 없었다.
카니발 날짜는 하루하루 다가오고 ...
동기놈들은 만나면 파트너 구했는지 물어보고 ...
과 대의원은 파트너 없는 떨거지들을 위해 여학생이 많은 과와 단체미팅도
주선하고 ... 아무튼 짝짓기를 위한 몸부림이 한창이었다.
동기놈들 따라 헌팅도 나갔었다.
“차 있으면 시간 한잔 ...” 뭐 이런 철지난 멘트를 치면서 꼬시는 놈들을 보니
내 처지가 참 한심하기도 하고 ... 그렇게 구린 멘트를 치면서도 어떻게든
다들 아등바등 파트너를 구했지만 나는 헌팅에도 실패! ...
헌팅이라는 게 ... “ ... 도를 아십니까? ... ” 와 비슷하다.
거절당해도 그냥 물러서면 안된다. 어떻게든 꼬시기 위해
별 지랄을 떨어야 하는 과정이 참으로 뻘쭘하고 어색했다.
뭐 성공했으면 나름 성취감을 느꼈겠지만 한두 번 실패하고 나니 ...
입맛도 없고 ...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동아리 여자동기에게 파트너 해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었지만 ...
가족끼리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 호랑이는 굶어죽어도 풀을 뜯지 않는 법.
그러나 사실은 ... 풀이 아니라 흙이라도 파먹고 싶었다.
동아리방에 혼자 앉아 궁리를 시작했다.
카니발에 불참할거냐? 혼자 가서 쪽 팔릴거냐? 아님 파트너를 구할거냐?
고민고민 하다가 ... 샌드위치맨이 돼서 파트너를 구해보기로 했다.
두꺼운 전지 2장을 끈으로 이어서 목에 걸 수 있게 만들고 앞쪽과 등짝에
매직으로 “파트너를 구합니다”를 썼다. 카니발 날짜 및 장소 ...
그리고 남은 여백엔 내 개인신상 및 파트너를 구하는 카피들 ...
그때 썼던 문구는 내 비쩍 마른 몸매와 외모를 캄푸라치 하는 것들 ...
“말랐다고요? ... 어허, 이런! 마른 장작이 화력이 쎕니다”
그걸 목에 걸고 학생회관 동아리 방을 돌아다녔다.
동아리 방을 노크한 다음 ... 들어가서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사람들 어투로 ...
“제가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게 된 것은 ... ”
그러고 미친놈처럼 돌아다녔다.
여학생들이 많이 모여있는 종교동아리, 예술동아리 쪽을 집중적으로 ...
문을 열고 들어가면 처음에는 웬 또라이냐? 이렇게 쳐다보다가 호객 멘트를
던지면 여자애들이 킥킥대고 ... 짠한 눈으로 쳐다봤다. 어떤 여자애는 ...
“마른 장작이 화력이 쎄면 뭘해요? ... 빨리 꺼지는데 ...”
이렇게 남의 영업에 훼방을 놓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 어차피 베린 몸 ... 쪽은 이미 팔렸고 ...
복도를 지나가면 애들이 킥킥대고 수군수군 ... 그러거나 말거나 ...
한 시간쯤 그러고 돌아다녔다. 물론 호감을 표시한 애는 한 명도 없었다.
당연하다. 내가 여자라도 그런 또라이의 프로포즈(?)를 거절했을거다.
근데 그렇게 미친 척이라도 한 번 해야 불참해도 명분이 있지 않겠는가 ...
뭐 ... 그런 ... 처음에는 좀 쪽팔렸지만 나중에는 나름 재미있었다.
이것저것 물어보는 애들도 있었는데 ... 사는 게 심심했던 모양이다 ...
샌드위치맨을 끝내고 동아리방에 돌아와 ... 다음 작전을 궁리중인데 ...
평소에 알고 지내던 만화동아리 여자애가 문을 빼곰히 열고 내 동아리
여자 동기를 찾았다 ... 아까 만화동아리 갔을 때 이영자처럼 흐드러지게
깔깔대던 괘씸한 가시내 ...
“민희 없어? ...”
“보면 모르냐? ... 수업 갔다 ...”
“파트너 구했어? ... 깔깔깔깔깔깔 ..... 마른장작 ... ㅋㅋㅋㅋㅋㅋ ...
낄낄낄낄 .... 화력이 ... 겔겔겔겔 ... 어머, 미쳤다 ... 깔깔깔깔 ... ”
“나 바쁘다 ... 문 닫고 가라 ”
“나 ... 그날 ... 시간 있는데 ... ”
엉? ... 앗싸, 이게 웬떡 ... 아니, 웬짝이냐! ... 가만, 근데 걔는 쫌 ... 몸매는 항아리에다 ... 나도 평소에 억울하게 생겼다는 말을 듣는 편이라 ... 남의 외모엔 관대한 편이지만 다른 파트너와 비교당할 걸 생각하니 ... 고마우면서도 왠지 속상한 ... 그러나 벼랑 끝에서 나뭇가지 하나 붙잡고 있는 내게 손을 내밀어준 ... 자애로운 보살님 아닌가 ... 모시자! ...
“길정아 ... 너 나한테 반했구나? ...”
길정이는 솥뚜껑만한 손바닥으로 내 등짝을 후려갈겼다.
걔가 이름이 정길정이다. 앞으로 해도 정길정. 뒤로해도 정길정.
나중에 앞뒤 없는 애라고 많이 놀려먹었다.
시간, 날짜, 의상(가급적 정장)을 다시 한 번 알려주고 ...
아참, 커플 장기자랑을 준비해야 하는데 ...
길정이가 “그럼 노래 하나 같이 할까?” ...
자기가 기타 칠테니까 팝송 하나 부르자고.
어~ 나 노래 잘 못하는데 ... 쉬운 가요로 하면 안되냐?
야, 임마 ... 팝송은 틀려도 사람들이 잘 모른단 말이야 ...
길정이가 동아리방에 있던 기타를 잡고 ... 잠깐 조율을 하더니
촤르릉~ 한 번 튕기고 .... 노랠 불렀다.
“아이 씨더 크리스털 레인드롭 ...”
어우~ 노래가 달착지근했다.
당시 디스코밖에 모르던 나는 그 노래에 뿅갔다.
게다가 길정이가 생긴거와 다르게 노랠 꽤 잘 불렀다.
알고 보니 교회 성가대 출신이었다. 몸집이 커서 울림통도 좋았다.
근데 문제는 내가 생긴 거보다 더 노래를 잘 못했다. 길정이 왈 ...
“너는 다 안 좋은데 ... 노래는 특히 더 문제다 ...”
한 이틀 쿠사리 먹어가며 노랠 배웠다.
처음에는 내 분량이 많았는데 ... 점점 분량이 줄어들었다.
틀릴 때 마다 등짝을 얻어맞아서 ... 나중에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불렀다.
녹음을 해서 들어보니 길정이가 화음 넣고 기타반주 하니까 들어줄 만 했다.
카니발 당일 ...
길정이는 언니한테 정장을 빌려 입고 왔는데 옷이 좀 작아보였다.
립스틱도 바르고 ... 나름 꾸미고 왔는데 ... 내가 위 아래로 쓱 훑고 나서 ...
누구세요? ... 그랬더니 솥뚜껑만한 손바닥으로 또 내 등짝을 후려갈겼다 ...
커플대항 야한 게임 콘테스트는 일찌감치 탈락했다. 파트너를 업은 상태에서 땅에 닿지 않고 앞으로 안아야 되는 게임인데 ... 사회자 휫슬이 울리고 얼마 안돼 내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렸다. 길정이에게 “네가 나를 업었으면 일등했을거다” 그랬다가 또 등짝을 얻어 맞았다.
기다리던 커플 장기자랑시간 ...
생각보다 많이 출전하지 않았다. 5~6 커플 정도.
잘하면 혹시 ...
어, 근데 ...
연습 때는 괜찮았는데 ...
막상 여러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하려니까 ...
다리가 막 후들거리고 ...
가사도 가물가물하고 ...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
표정관리가 안되는거다 ...
들어갈 타이밍도 놓치고 ...
중간에 몇 군데 삑사리도 내고 ...
그러나 길정이는 연습 때 안하던 애드립까지 넣어가며 여유있게 불렀다.
그런 길정이를 보니까 떨림이 멈추고 ... 노래가 끝날 때쯤 ... 길정이 얼굴도 보이고 관객들 얼굴도 보였다 ... 살짝 스텝도 밟으며 몸을 흔들기도 했다.
결과는 ... 3등.
1등은 코메디 프로를 패러디한 커플이 차지했다. 많이 웃겼고 또 관객들 반응도 좋았으니 뭐 ...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 아, 내가 삑사리만 덜 냈으면 ...
3등은 부상으로 작은 곰인형을 줬다. 뜯어 먹으라고 길정이 주고 ...
길정이 솥뚜겅 같은 손을 잡고 난생 처음 부르스도 추고 ... 아카시아 껌 같은 화장품 냄새 ... 약간은 쑥쓰러워하던 길정이 눈빛 ... 난 콩닥거리던 심장소리를 들킬까봐 숨을 꾹 참았다 ... 그러니까 심장은 더 빨리 뛰고 ... 아무리 선머슴같은 애라도 난생 처음 여자라는 낯선 물체가 코앞에 있으니 ... 심장이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날뛰었다.
그렇게 알딸딸한 상태로 카니발은 끝이 났다. 끝나고 나오는 길에 ...
“정길정 ... 재미있었냐? ...”
“뭐 ... 그럭저럭 ... 카니발, 생각보다 시시하네 ... 근데 너 아까 부르스
출 때 심장이 막 정신없이 뛰더라 ... 너 나한테 반했냐? ... 깔깔깔깔깔 ..... ”
이번엔 내가 길정이 등짝을 후려갈겼다.
Just the two of us ...
솥뚜껑같은 손으로 등짝을 후려치던 ...
선머슴처럼 호탕하게 웃던 ...
앞으로도 뒤로도 똑같은 이름 ...
외모와는 상관없이 매력적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처음
일깨워준 ... 정길정.
누군가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 잡아주는 사람을 보면 길정이가 생각난다.
그리고 ...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이런저런 이유로 내가 외면할 때 마다 ...
길정이가 내 등짝을 후려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날 무대에서 ...
“어디 한 번 마음껏 불러봐 ... 내가 어떻게든 받쳐줄테니까 ...”
그렇게 여유있는 모습으로 리드하던 ...
늘 누군가의 비빌 언덕이었던 ...
다른 버전의 "Just the Two of Us"
Cyrille Aimée & Diego Figueiredo, Live
본 기사는 펌질을 금한다 (펌질은 아래 퍼나르기 소스만 허용되며 박스 클릭하면 전체선택된다)제목: [노래한곡] 누군가의 비빌 언덕 / 기자: 망구 Just the two of us 수정처럼 영롱한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봅니다.그 빗물사이로 햇빛이 가득히 스며들때면 그 아름다움에 숨이 막히지요. 때때로 그대가 마... [더보기] [출처] 디어뉴스넷 - ../bbs/board.php?bo_table=B12&wr_id=463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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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이런저런 이유로 내가 외면할 때 마다 ...
길정이가 내 등짝을 후려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날 무대에서 ...
“어디 한 번 마음껏 불러봐 ... 내가 어떻게든 받쳐줄테니까 ...”
그렇게 여유있는 모습으로 리드하던 ...
늘 누군가의 비빌 언덕이었던 ...
감동이다 망구팅이야~~
특히
"누군가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 잡아주는 사람을 보면 길정이가 생각난다.
그리고 ...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이런저런 이유로 내가 외면할 때 마다 ...
길정이가 내 등짝을 후려치는 것 같다."
데니가 요즘 힘들다카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