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그레이스는 사람들의 악행을 한없이 허락했는지, 도대체 왜 도그빌의 소유물임을 스스로 인정하는양 숨죽이며 지낸것인지, 너무나 거친 폭력이 가미된 그들의 역설적인 환영에도 언제나 아낌없는 미소로서 응대했던 이유가 무었인지." (무었-->무엇)
난 그레이스가 말 그대로 고귀함, 우아함, 선, 또는 신이라고 생각했다.
즉 주인공 그레이스는 자기 의지로 갈데가 없는 거지. 마지막 희망이 있을지도 모르는 마을에 찾아온 것이고 이전에 그레이스가 있었던 공간은 마피아(절대악)의 세계니까 돌아갈 데가 없었던 것. 아니 돌아갈 수 없고 돌아가지 않아야 하는 곳.
이 영화는 인간의 사악함은 나약함에서 비롯된다는 명제에서 시작한다. 양심과 인간 본성, 본능적인 욕망과 동물적 색정, 욕심과 배려, 수용과 이용 등 대비되는 인간에 대한 고찰적 요소를 독특한 화면 구성과 특별한 이야기 방법, 색다른 무대 - 마치 연극 무대 위의 상연을 보는 듯한 세트 등을 적절히 사용하여 매우 훌륭하게 그려냈다. 처절하도록 슬플 수 밖에 없는 '이물스러운' 인간 본성 - 삼자 혹은 객관적 의미가 아닌 나로부터 시작하는 아주 주관적 범위에서의 인간들이 갖고 있고, 숨겨 두었다가는 드러내어 여지없이 보여주고 마는 악랄한 비양심, 자기 변명, 어떤 극악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타인을 해해야만 하는 동물적 본능 혹은 비이성 그리고 야만성, 그런 것들을 발견, 아니 발각되면서 슬프도록 노엽다. 내가 본 바로는 그레이스는 사전적 의미인 '은총'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수 즉 절대자의 자식을 의미한다. 인류 구원을 위해 헌신, 희생하지만 나약하고 간악한 인간들은 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오히려 이용하고 종으로 부리고 강간하고, 가두고 억압한다. 아 슬프다. 치떨리는 마음 깊은 곳에 고통을 가하는 뜨끔한 내용이다.
도그빌(인간 세상 - 개같은 세상)에서는 절대권력을 가진 자가 용서와 인내로서 화해와 구원의 손길을 내미지만 결코 보잘 것 없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스스로 파멸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런 결과는 몰살과 파멸 뿐이다.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어쩌면 자기 자신에게 향하는 것일지도 모를 비판과 질책 그리고 분노를 가해자인 도그빌 마을사람들에게 품게 만든다. 그 앙갚음으로 마을 주민 모두를 몰살시켜 버리는데 관객은 그것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구원, 죄사함, 절대자의 진노, 인류종말, 마지막 남는 건 모세라는 이름을 가진 개 한마리. 이건 기독교 경전에 나오는 그것이다. 절대자인 신은 인간의 나약함에서 비롯된 사악함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 이토록 복잡하고 이해하기 위해 골머리를 썩고 심리적인 혼돈을 가져오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감독, 당신은 천재요! 감독 '라스 폰 트리에'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인간에 대한 심리적, 철학적, 종교적 접근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의 무게에 허우적대지 않고 똑부리지도록 분명하게 완성했다.
- 폐광 입구에 새겨진 문구 : Inscribed on the entrance to the old mineshaft is the Latin motto "Dictum ac factum", which can be translated as "No sooner said than done". "말하기가 무섭게 실행된다."
- Wasington (2009) : The final film in Lars von Trier's third trilogy series entitled "USA - Land of Opportunities". The two other parts are Dogville (2003) and Manderlay (2005).
기어이 날 울리는구나.
도그빌 평까지 잘읽어내다가 어릴적 개죽음에 대한 글이 소름끼치게 한다.
뒤져보니.... 나에게도 그런 비슷한기억이 있었구나..싶다. 그런 상처는 조금씩 다 있다.
난 이 영화가 잔인해서 못보겠더라. 문학적으로 철학적으로 읽어낼 이성은 없었다.
단지 잔인하고 분노가 치솟고...... 마구마구 비명이 터져나오더라.
라스폰트리에 영화를 참좋아하는데.... 이것만은... 제대로 보질 못했다.. 휴
그런데 나도 이 영화를 그레이스입장에서 봤고 봉장처럼 생각했었다.
그래도 둠바의 다른 시각이 난 또 좋다...
도그빌이래서 평도 안읽으려했다.............그래도 다 읽었다. 흥미롭게 살떨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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