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전 틀 만들 때, 자료수집은 필수야. 왜? 카테고리 때문. 하나의 사건이라도 단일한 카테고리인 경우는 전무하다고 봐야 해. 가령 대만 태양화 운동을 보자. 저기엔 역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정체성, 전이, 기타 등등등 온갖 것들이 다 있잖아. 저 카테고리들을 대략은 확인해야만 스스로에게 유의미한 집중 범위를 설정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다양한 '각도'의 자료를 수집하는 건 중요. 또 하나. 양질의 자료가 중요하다는 것.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반드시 체크해야 할 양질의 자료는 1)사건 관련 입장별 공식 자료 2)사건 대상 정치단위체 자료(정부기관 같은 거지) 3)사건을 통사 식으로, 권위있게 정리해둔 자료(이런 건 주로 책 혹은 논문, 좀 딱딱한 게 많고) 4)특이점을 집요하게(짜증날 정도로) 파고 든, 포이트가 작고 선명한 자료(이건 의외로 블로그 같은 곳들에 많아) 5)해당국 + 관심 가질 만한 나라들 주요 언론 보도 비교 정도가 있겠다. 이런 자료들은 자기가 정한 카테고리별로 대충 배치해두면, 사건의 도해가 가능하고, 적확한 틀 설정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단 게 내 생각. 주의해야 할 것은 이걸 다 읽고 현장으로 가겠다-란 생각은 금물. 다들 나름 전문가라서 읽고 나면 허탈해...지고가 아니라, 자기 언어와 시야를 갖기 힘들 수도 있어. 또 시간적 여유가 없지. 현장취재 나갈 만한 일이 있는데, 저걸 언제 다 읽나. 그러니 시간의 압박을 조금 감수하더라도, 자료 수집 및 배치-현장나갈 틀짜기 정도만 해 둔 다음, 현장 다녀와서 뭐 끄적적을 때, 그때. 그때 필요한 자료를 취사선택 해서 읽는 거지. 대만에선, 이걸 아주 꼼꼼하게 하진 못했어. 그때 그걸 좀 잘 했으면 정치방 기사의 수준이 저 정도는 아닐텐데. 반면교사로 삼아주시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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