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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알프스 여행] 론 강변 발랑스-페네의 연인들
글쓴이 : 밀혼                   날짜 : 2012-01-22 (일) 07:40 조회 : 9333 추천 : 24 비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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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타고 발랑스(Valence)에 갔다.
발랑스는 론 강변에 있는 작은 도시.
리용(Lyon)과 가까운 데다 론 강 언저리이니 음식과 와인을 내세우는 곳인데,
(리용은 요리로론 강은 와인으로 이름난 곳) 론리 플래닛에서도프랑스에서 유일한, 별 셋짜리 여성 미쉘린 요리사가 발랑스에 있다며 식도락을 부추겼다

인구 64,900명. 자그마한 강변 마을일 줄 알았는데, 역사나 문화 없이 음식 문화만 발전하진 않나 보다기차역에서 구도심으로 가는 가로는 이랬다.






인구로만 따지면 우리 눈에는 작은 도시이지만
, 이래 뵈도 주도(州都).
프랑스 행정구역 단위는, 레지오 아래에 데파르트망(
Departements)으로 나뉘는데, 이게  (州)쯤 된다고 보면 될 듯 싶다. 프랑스 혁명을 거치며 전국에 101개의 데파르트망으로 정비되었는데, 알파벳 순서대로 숫자가 매겨졌다. 
101개나 되니까 번호를 매길 수 밖에 없었겠지. 아니면 주소 쓸 때 넘 복잡하잖아. 프랑스 주소의 우편번호 앞자리에 요 데파르트망 번호가 들어간다

발랑스(Valence)는 26번 드롬(Drome)의 중심도시.
드롬(Drome) 데파르트망은 론 강의 샛강인 드롬 강에서 온 이름이다
꿈 주, 꿈 강.

▲ 드롬 주의 문장. 돌고래 생각나지? 옛 도피네 지방이었음.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받아 들고, 발랑스에서 뭘 할까요, 물었더니 볼거리 몇 군데를 골라준다. 야외음악당을 가장 먼저 보러 갔다.  발랑스 엽서나 관광 안내사진에 대표격으로 나오는 곳인데, 사연이 재미있다.


페네의 야외음악당(Peynet Bandstand)

1890년에 지은 이 키오스크에는헤몽 페네(Raymond Peynet)라는 일러스트레이터 덕에 살아남아 발랑스의 명물이 되었다는 사연이 있다.

이야기인즉슨,
1942년 어느날 페네(Peynet, 1908-1999)는 누군가에게 뭔 서류를 전하러 발랑스에 왔다. 키오스크 앞 벤치에서 만나기로 한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 그림을 그렸다.
그의 상상은 바이올린 켜는 남자와 그 음악을 듣는 소녀를 그림 속으로 불러냈는데, 이들이 페네의 연인들(Lovers of Peynet) 시리즈의 주인공이 된 것. 우표도 만들어지고, 발렌타인 상품 같은 데 쓰이면서 굉장한 인기 캐릭터가 되었다바이올린 켜는 남자는 나중엔 시인도 되고, 소녀는 시인의 연인이 되고...




이들을 주제로 만든 노래도 여럿 있다는데칼라 브루니가 부르는 노래도 있네.

발랑스 시에서 이 자리에 건물을 세우려고 키오스크를 철거하려고 하다가, 페네의 연인들이 여기서 탄생했다는 걸 알게 된 위원회에서 강력 반대하여 살아남았다는, 그리고 시의 명물이 되었다는 이야기


페네의 연인들이 탄생한 이 야외음악당이 있는 공원 이름이 샹 드 마르스 
(Champs de Mars) 였파리의 에펠탑이 있는 그 공원 이름도 샹 드 마르스, 마르스의 벌판이다. ‘마르스는 전쟁의 신이니, 마르스의 벌판이란 연병장이라는 뜻이 된다. 파리의 경우, 사관학교가 있고 그 옆에 연병장이 있었던 데서 온 이름.

전세계에 이 연병장이라는 이름의 공원은 여럿 있다. Campus Martius(라틴어), Campo Marzio(이탈리아어) . 모두 마르스의 벌판’, ‘마르스 광장이라는 뜻이다. 고대 로마에 있던 캠퍼스 마티우스(Campus Martius)에서 온 이름.


샹 드 마르스라는 지명이 있다는 건, 근처에 군사학교가 있었거나, 그냥 로마식으로 이름을 붙였기 때문일 거다. 발랑스라는 도시 이름도 라틴어 발렌시아 
(Valentia)에서 왔는데, 로마 군대의 숙영지로 건설된 도시 역사와 관련있을 지도 모르겠다. (프랑스의 발랑스, 스페인의 발란시아 모두 로마시대 이름은 “Colonia Julia Valentia”.)




▲ 샹 드 마르스에서
계단을 내려가면 쥬베(Jouvet) 공원과 론 강.
(‘쥬베 공원은 뭔 뜻이 있을까 찾아보니, 시에 공원 만들라고 땅을 기증한 사람 이름을 붙였다는 군. 쥬베라는 사람은 와인 거래상이었다고 함~)


쟈크 픽(Jacques Pic, 1932-1992). 프랑스 요리사

마르스의 벌판에서 론 강가의 공원으로 내려가볼까 말까 망설이는데 계단 난간에 있는 기념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대체 이 도시는...요리사를 이렇게 기리는 도시라니...
장군도 아니고, 정치인도 아니고, 요리사 기념표지라니... 
그러고보니 그 미쉘린 별 셋 레스토랑 이름이 픽(Pic)이라고 했는데...

최초의 여성 별 셋 요리사 이름이 안느 소피 픽
(Anne-Sophie Pic)이어서, 레스토랑은 그녀의 이름을 딴 것이라 생각했다만...

쟈크 픽(Jacque Pic)은 프랑스 3대 요리사였던 앙드레 픽(Andre Pic)의 아들.
아버지는 프랑스 요리사에서 누벨 퀴진 세대를 열었던 요리사였는데, 1935년에 발랑스에 문을 연 레스토랑은 줄곧 미쉘린 별 셋을 유지했다 한다. 건강이 나빠져 1950년에는 미쉘린 별과 멀어졌는데, 식당 일에 관심 없던 아들 쟈크가 어느 날 갑자기 가업을 잇기로 결심. 1959년에 별 둘 회복, 1973년 별 셋 요리사가 됨. 1992년 주방에서 심장마비로 사망. 그리고 그 딸이 가업을 이어 레스토랑 픽(Pic)을 이어가고 있다. 어디선가 본 만화책 이야기 같지 않나?

발랑스 관광 안내 싸이트를 열어보면, 대문에 나오는 것이 바로 이 안느 소피 픽요리 교실이다. 그녀의 요리를 찾아 발랑스에 오는 관광객이 많은 가 보다. 이 고장 재료로 전통 요리를 만든다고 한다.

※누벨 퀴진(nouvelle cuisine)이란 한마디로, 새로운 요리. 복잡한 궁중요리가 아니라 신선도, 담백함, 풍미의 깨끗함에 중점을 두는 요리법. 프와그라, 캐비어, 송로버섯 같은 값비싼 재료를 찌지고 볶는 고급요리가 아니라 단순한 조리법, 짧은 조리시간, 제철 식재료 사용, 소스는 가볍게, 큰 접시에 아주 조금 담으면서 무슨 예술 작품처럼 장식하는 것이 특징.


이 도시의 색깔












본 기사는 펌질을 금한다 (펌질은 아래 퍼나르기 소스만 허용되며 박스 클릭하면 전체선택된다)

글쓴이 : 밀혼                   날짜 : 2012-01-22 (일) 07:40 조회 : 9333 추천 : 24 비추천 : 0

 
 
[1/9]   바다반2 2012-01-22 (일) 08:37
명절이 이렇게 싫어만가는 아줌마로 변하고 있는 내 자신이 더 싫은 이 아침... 시댁 출발전 커피마시면서 밀혼님 사진을 보니...외치고 싶네요 ... 나 결혼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2/9]   수수꽃 2012-01-22 (일) 09:24
밀혼/바다 건너에서 설 잘 보내라
    글은 다녀와서 읽어야지^^
 
 
[3/9]   곱슬이 2012-01-22 (일) 10:30
건축물의 색채감도 재밌지만, 하늘의 구름이 아주 귀여워.
 
 
[4/9]   순수 2012-01-22 (일) 13:01
멋진 곳이네..
밀혼은 명절이 쬐끔..
ㅎㅎ

설날되면 여자사람들이 좀더 힘들지..
남자들도 많이 도와줘야 하는데..

건강 잘 챙기구~~
 
 
[5/9]   박봉팔 2012-01-22 (일) 16:36
요리사 기념표지..
난 저게 바로 유럽의 매력이라고 생각 해.
좀 더 단순히 실제 생활에 더 가치를 두려하는 것.
우리나라는 기층 노동을 '외면하려는' 사회적 경향이 너무 강하지.
난 안철수 바람도 그런 거라고 생각해.
사람 사는게 별 다르지 않은데 환상을 가지고 살고 싶어하는 거지.
 
 
[6/9]   이상형 2012-01-22 (일) 18:09
역사나 문화 없이 음식 문화만 발전하진 않나 보다..란 말에 공감..

음식 하나하나에 그 역사와 문화의 숨결도 담겨 전해오더라는..
 
 
[7/9]   khalki 2012-01-23 (월) 00:28
도시의 색깔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언젠가 언젠가 일주를 하게 된다면, 도시의 색깔, 건축 양식을 주제로 잡고 돌아 다녀도 재밌을 듯하다.
곁다리로 맛집이랑 카페도. 미술관도.
뭐 결국 다 보겠다는건가? ㅋㅋ
 
 
[8/9]   고지야 2012-01-24 (화) 02:09
하늘이 넘 이쁘다... 나에겐 색깔이 먼저 들어오고 형체가 들어오더라.
 
 
[9/9]   앤드 2012-01-24 (화) 02:20
공원의 의자가 마음을 끄네...
걷기를 좋아해서인가 거기 잠깐 앉으면 저절로 쉼이 되겠다는...
잘 보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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