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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북한강에서
글쓴이 :  박봉추                   날짜 : 2019-05-26 (일) 13:46 조회 : 672 추천 : 4 비추천 : 0
박봉추 기자 (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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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통 10주기 추모공연, 정태춘 그이는 어디메 짱박혔다가 북한강에서 새벽 안개를 휘휘 감아 흐르게끔 하는 걸까? 또 왜 92년 장마 종로에서 다시는 그 이름을 부르지 말자 내 폐부를 갈랐던 걸까?

또또 나는 왜 아침마다 하늘에서 내려주는 동아줄을 고대하는 겔까? 또또떠 나는 왜 퇴근길 전철 손잡이에 휘청거리며 두 다리를 지탱이는 걸까? 

짤에 보이는 텅 빈 전철 손잡이가 우물 깊은 곳에서 저마다의 곡절을 불러내는 요비링 같아서들이 아닐런가?

시인 오규원은 <희망은 절망의 다른 이름>이라 했는데...

집에 가는 대로 우물물을 두레박으로 퍼 올려 등목을 하며 그 귓가에 때리는 찬물소리, 코구멍 비강을 타고 오는 그 물비린내 깊은 희망의 연원을 찾아보겠다. 

참 독한 놈이다. 봉추 그 놈 말이다. 1978년 보았던 누렇게 변색된 책을 아적 가지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문학예술사에서 간행한 <모든 숲엔 바이얼린 켜는 새앙쥐가> 라는 독일 동화집, 그 번역자 고려대 독문학과 최창활 교수 말을 옮겨 본다.

최초의 동화와의 만남

 고향 할아버지의 집 앞마당에는 우물이 하나 있었다. 물맛이 달기로 널리 소문이 나 있는 우물이었다. 그러나 당시 네 살인가 다섯 살이었던 나에게는 물맛이 달다는 소리가 이해가 안 갔다. 간간 정신을 가다듬고 맛을 보아도 물맛은 물맛이었지, 결코 달지가 않았다. 
......

 어느 날 아침 나절이었다. 우물가에 작은 항아리 하나가 거꾸로 세워져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얼른 항아리로 올라섰다. 그러나 돌로 싼 우물갓이 너무 두꺼웠고, 키가 그래도 모자랐다. 우물벽의 상당히 아래쪽까지 보이기는 했지만, 깊은 우물의 물밑까지는 어림없었다. 

오히려 감질만 났다. 바득바득 발돋움을 하던 나는 드디어 우물갓으로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간신히 다리 한 짝을 우물갓에 걸치는데 성공한 나는 낑하고 용을 썼다. 이윽고 나머지 발끝도 항아리에서 떨어지면서 내 몸은 우물갓에 말타듯 올라타는데 성공하는 듯싶었다. 

 그러나 그 순간이었다. 내 몸이 번쩍 들리우면서 뒤로 홱 나꿔채졌다. 식전에 꼴을 비어 가지고 돌아와 두엄통에 부리던 할아버지의 눈에 나의 아슬아슬한 곡예가 들켰던 것이다. 

 <이놈의 자식, 죽을려고 환장을 했느냐!> 

 엉덩이에 몇 차례의 매질과 함께, 우물 속엔 물귀신이 살아서 전에도 나만한 아이를 물귀신이 잡아 들여 간 일이 있다는 할아버지의 엄포를 들어야 했다. 
......

  그러나 이 물귀신 이야기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말았다. 우물 속에 잡혀 들어간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 누구하고 살까? 물귀신이 그 애 하나만 잡아갔나? 그 애는 우물 속 세상에서 친구도 없이 무얼하고, 어떻게 놀까? 아무래도 물귀신하고 친구가 될 수는 없을 터이니, 그 아이는 외토리일 듯싶었었다. 
......

 그러나 할아버지 역시 그 엄포 하나만으로는 안심이 안 되었던지 우물에 두툼한 판자로 뚜껑을 해 덮고 말았다. 
......

 그리하여 우물 속 아이의 일은 한동안 잊혀져 가는 듯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혼자서 집을 보고 있는데 우편 배달부가 다녀갔다. 우편 배달부는 우물에서 물을 퍼서 마시고, 뚜껑을 다시 닫는 것을 잊고 그냥 갔다. 이때다 싶은, 그 쾌재의 느낌! 

나는 보다 큰 빈 항아리를 우물갓으로 굴려갔다. 그 위로 올라가 발돋움을 하고는, 배를 우물갓에 걸쳤다. 그리하여 들여다 보게 된 우물 속! 나는 가슴이 철렁하도록 놀라고 말았다. 우물 속에는 정말 나만한 아이가 나처럼 우물갓에 배를 걸치고 이쪽을 올려다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금 당신을 올려다 보는 우물 속 아이는 과연 누구인가? 당신이 잡고 다닌 전철 손잡이는 금동아줄인가? 또 당신이 끌어 올린 그 두레박 동아줄은 은동아줄이 맞는가?

종로에서 그 이름을 부르지 말자던 정태춘이 북한강에서 당신을 길어 올린 두레박 줄이야말로 금동아줄 은동아줄이다. 참으로 신기한 건 부시가 선물한 노통 초상은 둥근 달이었다는 거다. 길어 올린 두레박 물엔 문재인 달이 떠 있었던 거다. 나만 그리 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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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박봉추                   날짜 : 2019-05-26 (일) 13:46 조회 : 672 추천 : 4 비추천 : 0

 
 
[1/10]   박봉추 2019-05-26 (일) 17:05
이제 수정 완료했다.
미리 본 동지들에겐 미안하다.

짤 출처

1. 전철, 지난 금요일 쩔어 퇴근하던 풍경
2. 우물, 2년 전 어느 집에서 독일동화집 얘기 끄트머리로 쓰려 박아 놓은거, 우물에 비친 놈이 봉추다. 참고로 봉추집 우물은 모터를 달아 덮어 버린 후 전기 모터로 빼 쓴다.
3. 부시, 노무현재단에서 퍼옴
 
 
[2/10]   팔할이바람 2019-05-26 (일) 17:06
1.
와......한국 지하철 좋네.....ㅡoㅡ:
2년전인가 캐나다 토론토 지하철 탓었는데 얼마나 좁고 쾌쾌하던지..

2.
봉추옹, 힘!!

3.
외가가 강원도 철원이였는데, 마당에 우물이 있었던 기억.
어릴적 추억돋네...


 
 
[3/10]   박봉추 2019-05-26 (일) 17:14
팔할이바람/

옹이라니?
나는 애들이 핏덩이라서...
그리 부르면 아니되오
 
 
[4/10]   팔할이바람 2019-05-26 (일) 17:27
뜬금없이 부시를 칭찬하자믄,
구사하는 언어도 그렇고
행동하는 몸짓도 그렇고 사람이 참 친근하게 하는 재주가 있음.

마찬가지로
저번에 텍사스 주지사,
릭페리도 부시와 아주 닮은 꼴이였는데
가문대대로 내려오는 농장이름이 "니거헤드(깜뎅이 머리)"라는게 알려져
대선 레이스중간에 낙마를 함.
....

여튼,
봉추영감, 힘!!이야.

..애들..아주 눈 깜짝할 사이에 커.
 
 
[5/10]   순수 2019-05-26 (일) 21:48
박봉추/
우리 고향에도 우물이 있었다.
두레박으로 물을 퍼 올려 떠서 먹었지..


글 좋네...



봉추옹~~힘!!!

 
 
[6/10]   만각 2019-05-27 (월) 12:01
봉추님은 문돌이 기질이 마히 엿보인다..나는 그런 인간들이 부럽당!!!
 
 
[7/10]   지여 2019-05-28 (화) 20:21
우연의 일치인가? 내 노래 351곡 중  정태춘의 북한강 있다.
(2~3년에 한번쯤... 노래방에서 불러본다)
 
 
[8/10]   미나리 2019-05-28 (화) 22:48
봉추 the 아리스트
 
 
[9/10]   박봉추 2019-05-29 (수) 08:52
해설;

본문 6번 째 줄에 나온 <요비링>은 <초인종>의 일본말이다.

예전 문열어 달라 누르던
<벨>을 요비링이라 불렀고

아이들은 저녁이면 골목마다
요비링을 누르고 도망 다니는 놀이를 했다.
 
 
[10/10]   다시라기 2019-05-31 (금) 11:32
사진까지 추가! 정성대단~
우물 속에 담긴 추억이라!
아름답네 그랴

하지말라믄
왜 그리 궁금했을까? ㅋㅋ
요즘 아이들 말 안들으면
뜬금 웃음이 푹!!

나도 저랬겠지.

오늘 하루도 행복하자~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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