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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은 일상이 되어버린 내 사무실 풍경이다. 팔할 박사가 일러준대로 콜드 브루 커피를 만들어 버릇했는데 새로운 장비가 택배로 온 것, 오른쪽 앞열에 놓인 포트다. 그 갈색 포트도 역시 팔할 박사가 전수한 상그리아에 좋을 유리 주전자, 어제 아라비안나잇으로 들어가 은주전자를 훔쳐 나올량이었으나 잠깨고 나니 빈손! 대신 오늘 택배로 왔다. 나머지 장비는 그라인더 1만5천원, 위스키와 와인 비워 병 몇 개, 케냐 원두 남은 거, 새로 사 온 브라질 원두 1kg 9천9백원, 그 뒤 지저분한 거 감추려 펼친 병풍은 <카파>가 카탈류냐로 떠나는 기차역이다. 이쯤해서 아그네스 발차가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를 부른다면 신파가 따로 없겠다. https://m.youtube.com/watch?v=L_vAOxrOmkI 1936년 4월, <게르드 타로>는 하루 한끼 밖에 먹을 게 없던 젊은 사진가 <엔드레 프리드만>과 밤새 사랑을 했다. 그리곤 헤밍웨이 앙리 카르띠에 브레숑이 들락거렸던 카페 르돔에 가 아침을 먹는다. 둘이 주문한 메뉴는 <까페라떼 큰 잔 2개와 어제 팔고 남은 크루아상>이다. 크루아상을 씹으며 3살 위 여자는 동생뻘 애인에게 이름을 미국식으로 바꾸라 채근한다. 자기가 아메리칸 에이전시인양 사진을 팔러 다니겠노라고... 사랑이 곯은 배를 채워주지는 못하는 법! 그날 저녁, 그레타 가르보와 로버트 테일러가 주연한 영화를 본 여자는, 미국식 이름을 만든다. <로버트 카파>! 여자는 에이전시 행세를 하여 사진 한장에 500프랑을 받아 온다. 눈썰미 좋은 잡지 편집장 <뤼시엥 보젤>에게 들통나는 데, 이로써 사진의 전설 <카파>와 누나 뻘 애인이자 에이전시는 갓구운 크루아상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1936년 7월, 이 눈썰미 좋은 편집장은 이들을 카탈류나 바르셀로나로 파견한다. 이들이라함은 카파와 게르다 타로, 그리고 라이카 카메라를 말한다. 그리하여 조지오웰이 쓴 <카탈류냐 찬가> 내용 그대로인, 인민전선 공화파 국제여단 투쟁이 카파와 게르다 필름에 담겨진다. 1936년 9월 무렵부터 게르다는 라이카를 배워 전장 사진을 찍는다. 살을 섞은 연인이자 동지인 카파는 질투한다. 지뢰를 무서워 않고 사진기를 들이대는 여자, <금발의 작은 여인>, 스페인 말로 <라 페케냐 뤼비아>에게 꽂히는 인민전선 공화파 전사들 눈길도 싫었다. 마드리드로 퇴각하며 카파가 청혼한다. <금발의 작은 여인>은 거절한다. 카파가 2차 대전을 예언하듯 특종한 <공화파병사의 죽음>보다 여인이 한 말이 더 라이카 사진답다, 고 내가 생각한 이유는.... 
피카소가 걸뱅이 시절 내뱉은 말, <시간의 즙을 짜내겠어!>를 *노광*한 거라고 느껴서이다. *노광* : 암실이 아닌 현장에서 밀착인화지에 필름을 올려서 사진을 현상하는 것, 종군기자들이 찍은 사진을 확인하는 방법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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