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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그늘 29 <검찰개혁 마무리>
글쓴이 : 적단                   날짜 : 2011-10-01 (토) 00:09 조회 : 6217 추천 : 16 비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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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개혁 마무리 -


그날 저녁 송강식과 홍진표, 김인규 세 사람은 조용하게 반주를 곁들여 식사를 할 수 있는 안국동의 한 요정에서 만났다.
한복 차림의 미인들이 따라주는 안동 소주로 세 사람은 건배를 했다.

세 사람은 힘든 일을 겪고 난 사람들 치고는 별로 의기소침해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송강식은 잘 계산해보니 이번일로 밑진 것이 별로 없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었고 두 사람은 영문 이니셜이 X파일에 거론되기는 하였지만 송강식의 배려로 사퇴자 명단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었다.


홍진표가 먼저 송강식에게 듣기 좋은 소리를 했다.

“뉴스시간에 보니 총장님께서 아주 시원하게 말씀을 하시더군요.”

김인규도 맞장구를 쳤다.

 “저도 보았습니다. 참 뿌듯했습니다.”

송강식은 기분 좋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허허, 그럴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내가 먼저 방송국에 연락해서 출연할 의사가 있다고 했지. 그런데 자네들 두 사람 역할이 앞으로 중요하네.”

두 사람은 놀란 듯 동시에 말했다.

“네?”

송강식은 위엄을 갖춘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들이 중심이 되어서 나를 따르는 세력을 결집시켜 현 정부를 추종하는 한영관 일파들에게 대항하면서 다음 정권이 들어설 때를 기다려야 하네.”

홍진표 동의하지 않는다는 태도다.

“총장님, 저희는 정치가가 아니고 검삽니다. 지금까지 너무 정치적으로 사느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정권과 정치에 대한 고려 없이 검사 본연의 일만 할 생각입니다. 총장님도 이제 은퇴하셨으니 편히 좀 쉬십시오.”

송강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그게 무슨 바보 같은 소리인가? 나를 포함해서 검찰 수뇌부가 대부분 물러나긴 했지만 그건 세대교체가 조금 빨리 이루어졌을 뿐이라고 보면 되는 거야. 그만한 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검찰 조직의 성격이 달라지지는 않아.

검찰은 현 정권과 맞을 수가 없어. 과거 정권에서 한영관이 살아남았듯 자네들도 살아남아 후일을 도모해야지. 아직 젊디젊은 자네들이 그렇게 나약한 소리를 하다니 될 말인가? 그리고 나 자신도 이제 검찰총장은 아니지만 할 일이 끝난 것은 아니야. 아니 이제부터야. 정치가가 될 수도 법무부장관이 될 수도 있는 거야.” 

홍진표는 넥타이를 당겨 느슨하게 하고나서 시중을 들던 여자들에게 나가라는 눈짓을 했고 어색해진 분위기에 어찌할 바를 모르던 그녀들은 재빨리 문밖으로 사라졌다. 그녀들이 나가자 그는 답답하다는 태도로 송각식의 말에 대답했다.

“전에는 총장님의 총애로 출세를 해보겠다는 야망도 있었지만 이렇게 되고 보니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저는 사실 검찰이 현 정권과 각을 세워야 할 이유를 모르겠어요. 사실이지 현 정권처럼 검찰에 간섭하지 않고 검찰이 독립하기를 바라는 정권이 과거에 있었나요? 검찰의 특권과 권력남용, 뇌물수수 이런 것들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 불만이어서 이 정권을 적대시해야 한다는 것은 우습잖아요.

그런 관행에 젖어있는 저 같은 놈도 머리 좋고 많이 배운 측에 드는 사람인데 옳고 그름이야 분간 못하겠습니까? 하물며 아직 때 묻지 않은 젊은 검사들은 어떻겠습니까? 지금까지야 총장님 같은 분들이 층층이 검찰을 장악하고 있었으니 살기 위해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과 양심의 가책을 유보하고 명령에 따라왔지만 앞으로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된다면 얼마나 잘 된 일입니까?

저는 과거에 한 검사장 같은 분이 옳은 삶을 살아왔지만 무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분이야 말로 정말로 유능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지면서 송강식이 말했다.

“오, 그래 나는 이제 별 볼일 없게 된 놈이니 차버리고 새로운 실세인 한영관이에게 붙겠다? 치사한 놈, 그런데 그렇게 하도록 내가 내버려 둘 것 같은가?”

 홍진표는지지 않고 대답했다.

“치사한 놈이라뇨? 제가 총장님에게 좀 잘 보이려고 노력한 건 인정하지만......, 그런데 제가 뭘 하기를 바라십니까? 검찰 내에 계보를 만들고 총장님께 보고하고 지시를 받으면서 새로 구성될 지휘부와 현 정부에 대립하라는 것입니까?”

송강식은 두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네. 딱 그거네. 자네 둘이서 해야지.”

홍진표는 노골적으로 비웃는 표정을 입가에 떠올리며 말했다.

“뭔가 크게 착각을 하고 계신 거 아닙니까? 명단에서 저희 두 사람을 빼 주셔서 고맙다고 생각했더니 그런 계산이 있었군요. 그걸로 우리를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검찰 조직에 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한나라당과 딜 하여 정계에 진출한다?

일국의 검찰 총장까지 지냈으면 됐지 무슨 욕심이 그리도 많습니까? 자신의 능력으로 그리 하시든지요. 어찌됐든 지금 저희는 검사고 총장님은 일개 민간인일 뿐입니다. 제가 할 일이 없어서 돈도 안 생기는 간첩 질, 병정놀이나 하겠습니까?”

송강식은 얼굴에 떠오른 노기를 숨기지 못하면서도 낮은 톤의 목소리로 말했다. 

 “막가는 사이라고 아주 못하는 소리가 없군 그래. 내가 착각을 하고 있다? 김인규 너도 같은 생각인가? 그렇겠지. 그렇지만 너희 두 놈은 나를 거역할 수 없어. 내가 왜 너희들을 골랐는지 모르겠는가? 내가 너희들에 대해서 모르는 게 있는 줄 알아? 홍진표 너 조양수산 건 아무도 모르는 줄 알지. 나 증거자료 모조리 가지고 있어. 그리고 김인규 이 변태새끼야 홍숙자 사건 기억하고 있지. 너희 두 놈은 내 손아귀에 있어. 술 맛이 떨어져서 먼저 가야겠다.”

송강식이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도록 두 사람은 아무 말도 없이 앉아있었다.  그가 나간 후 서로 얼굴을 마주보다가 홍진표가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애들 들어오라고 해서 술이나 마십시다. 그리고 저 양반은 어찌 처리를해야........”

그는 말을 마치지 않았고 두 사람은 의미 있는 시선을 교환했다.


검찰총장을 포함한 수뇌부 39명이 일괄 사퇴한 사건은 국가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가져올 만한 사건이었고 언론은 정치적 이슈로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였으나 미리 계획된 정부쪽의 기민한 대응 탓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들이 사퇴서를 낭독한 바로 그 다음날 대통령은 검찰 수뇌부의 X파일 관련 사실에 대하여 비통한 표정으로 대국민 사과문을 읽고는 일괄적으로 사표를 수리했다. 그리고 다음날 전광석화와도 같이 대대적인 검찰 인사를 단행하였다.

남은 검사 중에서 서열상 가장 위인 한영관은 유신 정권 시절의 신직수이래 역대 최연소 검찰총장으로 임명되었다.

그 한 번의 검찰인사는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검찰 조직을 영원히 국민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쾌거가 되었다.


조일신문의 김달중은 분통을 터뜨렸다.

묵계에 따라 X파일에 관해서 거의 보도를 하지 않았는데 송강식들이 사전에 말 한마디 없이 갑작스럽게 사퇴를 함으로써 뒤통수를 맞은 셈이었다.

송강식과 이기용이 교감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그로서는 갑작스런 사퇴 성명의 배경과 진실에 접근하고자 애쓰는 사이에 두 번째 뒤통수를 맞고 말았다.

정부의 발 빠른 대응으로 오랫동안 주도권을 쥐고 우려먹을 수 있는 먹잇감을 놓친 것이었다. 사퇴한 검사들이 저지른 부정을 빌미로 정부를 싸잡아서 욕하는 것 말고는 잘못을 저지른 정부의 관료가 제출한 사퇴서를 수리하는 행위를 비난하거나 막아볼 도리는 없었다.

반면 X파일의 당사자인 이혁수와 홍숙현은 이기용의 적절한 개입으로 일이 그렇게 마무리 된 것에 내심 안도했다.

당연히 중심일보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들의 집단사퇴와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는 끝까지 수사해서 단죄하고 법을 세워야 한다는 한민족신문류 진보언론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동정심을 유발함으로써 정국은 급속히 가라앉았다. 



본 기사는 펌질을 금한다 (펌질은 아래 퍼나르기 소스만 허용되며 박스 클릭하면 전체선택된다)

글쓴이 : 적단                   날짜 : 2011-10-01 (토) 00:09 조회 : 6217 추천 : 16 비추천 : 0

 
 
[1/8]   고랑 2011-10-01 (토) 00:23
조회수는  그닥  적지  않을거 같은데

난  그간  서프도 그렇고  아고라도  그렇고  완성돼서  끝난  소설을  본적이  없어

부디  이  소설  만큼은  끝내주길  바래

문단도  나눠주고  노력  많이  했잔아
 
 
[2/8]   적단 2011-10-01 (토) 00:37
그야 읽어주는 사람만 많다면야......., 읽는 사람이 너무 적으면 스스로 부끄러워져서 연재를 그만할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그래도  용기를 주는 분들이 있으니 열심히 해봐야지.
 
 
[3/8]   박봉팔 2011-10-01 (토) 04:41
인터넷에 글 쓸 때 한 두 사람 읽힌다 생각하고 쓰는 거야.
나도 초반에 니 소설 다 읽으면서 엇 진짜 유명 소설가에 비교해도 퀄리티 안 떨어진다 생각해서 배너 만든거야. 난 요즘은 바빠서 못 읽어.
연재소설이라 모아서 읽는 사람도 있고 또 사이트 트래픽 올라가면 흥행도 될거야.
그리고 댓글 없는 건 요즘 여기 사람들 기준으로 정치 시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트래픽 안 올라서 그래. 그리고 여긴 포털도 아니면서 회원들만 댓글 달 수 있는 열악한 사이트라서 그렇기도 하고. 그래서 누구나 언제고 읽으라고 옆에 배너로도 모아주잖아.

조회수 높아봐야 소용없어. 조회수하면 난데 진짜 중요한 건 한 두 사람의 독자야.
그리고 글 쓸 때 부끄러워하는 마인드면 글 잘 못 써.

작가와 연예인, 정치인은 대중들에게 강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아무도 없는 공터에서 연설한 거 보고 배우는 거 없냐?

내가 전에 쓴 롤링스톤즈 글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
대중문화의 핵심은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는 것 같은데 정작 듣는 사람은 자기만을 위해서 만든 음악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그게 뭘 의미하는 것인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4/8]   아스라이 2011-10-01 (토) 07:02
* 네가 볼 내용이 아니다. 신경꺼라.
 
 
[5/8]   적단 2011-10-01 (토) 10:02
박퐁팔, 아스라이 격려고맙다.
 
 
[6/8]   참여물결일다 2011-10-01 (토) 11:53
 
 
[7/8]   곱슬이 2011-10-01 (토) 23:51
난 뭔가를 창의해 낸다는 사질 그 자체로도 존경한다.
 
 
[8/8]   사원진 2011-10-04 (화) 20:09
* 삭제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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