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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찬성씨록(新撰姓氏錄) 815년 편찬
헤이안(平安)시대 초기(815년) 사가천황의 지시로 편찬된 것으로 고대 씨족의 명부라 할 수 있다. 당시 수도인 교토(京都)와 그 이전의 수도였던 나라(奈良), 오사카(大阪)에 거주하는 씨족을 출신별로 황별(皇別 : 황실 자손), 신별(神別: 신의 자손), 제번(諸蕃 : 도래인 자손)으로 분류하고, 각 씨족의 조상, 씨족의 이름 유래, 분파 등을 기록하고 있다. 1182씨족이 기록되어 있는데, 30%가 한국과 중국에서 건너온 渡來人(도래인)이다. 한정된 지역(교토, 나라, 오사카)의 씨족을 기술한 것이고, 책 서문에는 씨족의 절반도 기재하지 못했다고 하니 꽤 많은 씨족이 있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현재 전해지는 것은 목록 발췌부분과 본문 일부뿐이다. <신찬성씨록>의 ‘신찬(新撰)’이라는 명칭 때문에 그 이전에 ‘성씨록’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기도 하지만, 그 어디에도 ‘姓氏錄’이라는 것이 언급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성씨록을 새롭게 펴낸 것’이 ‘신찬성씨록’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와 유사한 것으로 <가전(家傳)>’이 있다. 지금의 족보와 비슷한 것으로, ‘가전(家傳)’이라고 하면 일본에서는 ‘등씨가전(藤氏家傳)’을 말한다. 760년에 후지와라 나카마로(藤原仲麻呂)가 편찬한 것으로 시조인 증조부 등원겸족(藤原 鎌足:후지와라 가마타리)과 祖父(조부) 등원불비등(藤原 不比等: 후지와라 후히토)의 전기를 기록한 것이다.
<신찬성씨록> 이전에 이와 유사한 <씨족지(氏族志)> 편찬이 시도되었다. 이 <씨족지>는 <등씨가전(藤氏家傳)>의 작자 후지와라 나카마로(藤原仲麻呂)가 시도했으나 끝을 보지 못한 것 같다. ‘등씨가전(藤氏家傳)’을 760년에 후지와라 나카마로(藤原仲麻呂)가 편찬했으니, <기기>편찬 직후에 일본지배층의 ‘系譜(계보)’에 대한 작업이 진행·시도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것은 <신찬성씨록>의 편찬목적이다. 서문에 ‘타 씨족의 계보에 가탁하는 씨성(氏姓)의 문란을 바로잡기 위해 편찬한다.’라고 되어 있다. 단순히 당시에 어떤 씨족이 수도와 그 주변에 살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작성한 것이 아니라, 각 씨족들이 주장하는 그들의 시조가 맞는지, 하사받은 姓(성, 카바네. 작위와 유사함)과 그 유래가 정확한지 판별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목적을 밝히고 있다. 고대에 姓(성)을 가진 것은 귀족(지배층)이므로 귀족과 지배층을 대상으로 ‘그들의 姓(성)이 정확한 지 확인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편찬 목적이 굉장히 특이하고 이례적이다.
<신찬성씨록>에서 제일 먼저 서술하고 있는 황별을 비롯하여 신별과 제번에 대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황별(皇別) 초대천황인 신무천황(神武天皇) 이후 천황가(天皇家)에서 분리된 씨족을 말한다. 335개 성씨다 있다. 대표적으로 淸原,(키요하라), 橘(다치바나), 源(겐지, 미나모토)씨가 있다.
신별(神別) <기기>의 신대기에 나오는 신들의 후손을 말한다. <기기>에 등장하는 神(신)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천신과 국신이다. 천손 니니기(瓊瓊杵:경경저)가 강림할 때 함께 내려 온 神(신)들의 후손은 천진신(天津神) 또는 천신(天神)이라 부르고, 니니기(瓊瓊杵:경경저)가 강림하기 이전부터 일본에 있었던 신을 국진신(國津神) 또는 국신(國神) 또는 지기(地祇)라 부른다.
천신(天神)과 국신(國神)을 합쳐서 ‘천신지기(天神地祇)’ 또는 ‘신기(神祇)’라고 한다. ‘천진신天津神(あま.つ.かみ), 국진신國津神(くに.つ.かみ)’에서 ‘津’는 [츠,つ]에 해당하는데, 현대일본어로 [の]로 ‘~의’에 해당된다. 따라서 ‘天津神’은 ‘天의神=하늘의 신’이라는 뜻이고, ‘國津神’은 ‘땅의 신’이라는 뜻이다. 404개 씨족이 있다.
천진신(天津神), 천신(天神), 하늘의 신 천신의 후손은 또다시 천신과 천손으로 나뉘는데, 니니기(瓊瓊杵)와 함께 온 신의 후손은 天神(천신)으로 분류되고, 니니기 이후 3대에 분파된 후손은 천손(天孫)으로 분류된다. 藤原(후지와라), 大中臣(오오나카토미)는 대표적인 天神의 후손으로 제사를 담당한 귀족이다. 尾張(오와리), 出雲(이즈모)는 대표적인 天孫의 후손이다. 일반적으로 오랑캐로 취급되는 하야토(隼人, 준인) 역시 천손의 후손이다. 天神(천신)을 [아마츠카미(あまつかみ)]라고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텐진(てんじん)]이라고 한다.
국진신(國津神), 국신(國神), 지기(地祇) 국신은 니니기(瓊瓊杵)가 하늘에서 내려오기 전부터 일본에 있었던 신의 후손이다. 국신은 천신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쓰이기도 한다. 국신(지기) 후손으로 海神(해신) 와타츠미(綿津見命)의 후손 아담(阿曇, 아즈미)씨가 있다. 천신에 비해 등급이 낮다.
제번(諸蕃) 일본열도 외부에서 온 씨족을 말하는데, 百濟(백제), 高麗(고구려), 新羅(신라), 加羅(가야), 漢(한) 출신이다. 이중 절반이 漢(한)에서 일본으로 간 사람들로 나온다.
미정잡성(未定雜姓) 황별, 신별, 제번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조상이 불확실한 117개의 씨족이 있다.
<신찬성씨록>의 실상에 대한 것은 다음 글에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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