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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 마광수/ 한국의 현실과 위선적 권위주의
글쓴이 :  팔할이바람                   날짜 : 2018-10-30 (화) 18:24 조회 : 125 추천 : 4 비추천 : 0
팔할이바람 기자 (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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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근본적인 생각을 해볼만한 글이라고 생각되어 소개.

21세기의 한국, 우리사회에 왜 아직도 저질 갑질문화가 여기저기 곳곳에 만연하고 있는가?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들 속에 내재하고 있는 구닥다리적 사고방식을 마광수 박사는 지적하고 있다.

....

한국의 현실과 위선적 권위주의/ 마광수 저


기이하기 짝이 없는 나라

21세기를 맞이한 지금에 있어,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내가 가장 뼈아프게 절망하고 있는 것은 한국 사회가 여지껏 끌어안고 있는 '문화적 촌티'이다. 이러한 '문화적 촌티'는 문화독재적 사고방식과 수구적 봉건윤리로부터 기인하는데, 이 '문화적 촌티'가 뻔뻔스러울 정도로 당당하고 극명하게 드러나는 현상이 바로 '표현의 자유 억압'과 '변화의 거부', 그리고 '성의식(性意識)의 이중성'인 것이다.

한국인들은 지금껏 목이 터져라 '자유'와 '민주'를 외쳐왔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숫자의 진보적 지식인들이 '독재 타도'와 '인권 신장'을 부르짖으며 여러 이데올로기를 동원해 처방을 제시하고 온몸으로 싸워왔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한국 사회는 여지껏 전근대적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극단적으로 말해 조선조식 사고방식, 즉 문화적 쇄국주의와 획일적 유교 독재로 한국을 망하게 했던 19세기 말의 사고방식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그리고 또한 조선조식 사대주의도 그대로 남아 있어서, 서구에 대한 사대주의에 편승한 '탈(脫) 근대'와 '탈합리(脫合理)'를 외치는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이 상당수 지배엘리트의 담론 축(軸)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 한국은 참으로 기이하기 짝이 없는 나라다. 한마디로 말해서, '사대주의'와 '국수주의'에 양다리 걸치는 이들이 항상 사회적 기득권을 누리며, 한국인들의 의식구조를 '눈치보기식 기회주의'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보수와 진보 그리고 세대를 초월하는 한국의 권위주의

한국인들은, 비록 진보주의자를 자처하는 지배 엘리트라 할지라도 다들 '권위주의'에 물들어 있다. '보수'와 '진보'의 구별은 한국에선 무의미하다. '민주적 매너'와 '다원주의'를 거부하는 획일주의적 사고방식이 보수주의자들과 진보주의자들을 똑같이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고 '민주화'가 표방된다고 해도 '실제적 변화'를 가시화시키기 어려운 것이다.

'권위주의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한국 기득권층은 스스로 자유를 누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홀로 서기'를 도모해보지 못하고 언제나 독재적 보호자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마치 평생 동안 아버지의 품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자식과도 같다. 한국에서는 유교적 가부장제도가 일종의 종교처럼 확립돼 있고, 또한 성적 억압이 심하고 관념우월주의(또는 명분우월주의)가 강하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아무리 젊은 신세대라 하더라도 대체로 권위주의적 성격을 갖고 있다. 아직도 박정희식 개발독재를 찬양하는 젊은 작가가 있고, 광신적 종교에 빠져드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이 한 증거다.

따라서 한국의 많은 지식인들은 사도마조히스틱(sado - masochistic)한 성격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자기보다 강한 자에게는 절대 복종함으로써 마조히스틱(masochistic)한 쾌감을 얻고, 자기보다 약한 자에게는 가혹한 잔인성을 발휘함으로써 사디스틱(sadistic)한 쾌감을 얻는다.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지식인들을 예로 든다면, 그들은 '국가와 민족'을 섬기며 마조히스틱한 쾌감을 맛보고, 민중들 위에 지도적 지식인으로 군림하며 사디스틱한 쾌감을 맛본다.

권위주의적 성격은 곧바로 관료주의적 성격과 통한다. 윗사람에겐 약하고 아랫사람에겐 강한 것이 바로 관료주의적 성격인데, 이는 개성 없고 야심만 많은 출세주의자들이 흔히 갖고 있는 성격이다. 그들은 주체적 자아(自我)가 없기 때문에 지위에 의해서만, 스스로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확인받으려고 한다. 그리고 높은 지위에 올라가는 가장 효과 빠른 수단이 '보스에 대한 아첨과 절대충성'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처럼 권위주의가 만연해 있는 나라도 달리 없을 것이다. 수구적 봉건윤리가 여전히 판을 치고 있기 때문에, '민주화'와 '자유화'가 아무리 소리높이 외쳐져도 권위주의는 사라질 줄을 모른다.

예전엔 단순히 '군사독재'가 권위주의적 사회분위기를 만드는 원흉이라고 생각하여 그 해결책의 제시도 쉬웠다. 그러나 외형상 군사독재 문화가 사라진 지금, 권위주의 문화를 없앨 수 있는 뾰족한 처방은 나오지 않고 있다. 내가 보기엔 '다원주의 문화의 인정'과 '성적 자유의 인정'이 한 해결책으로 보이지만 대다수의 지식인들은 그저 '도덕성 회복'이니 '의식 개혁'이니 하는 투의 막연한 처방만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부패와 부정이 많은 부도덕한 사회가 겉으로만 소리 높여 도덕을 부르짖고 있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내가 이른바 야한 소설을 썼다고 긴급체포 당하기까지 하는 일이 일어나는 등, '성'을 마녀사냥식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엉뚱한 모럴 테러리즘의 시도가, 도덕적 수구세력에 의해 자주 벌어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낙태가 공공연하게 인정되고 음성적 매매춘이 너무나 많은 사회가 또한 한국 사회인 것이다.

외로운 ‘이스터(easter) 섬’


그러므로 한국의 참된 민주화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역시 금욕주의적 봉건윤리라고 볼 수 있다. 한국 지식인들 중 상당수는 이를 '아세아적 가치'나 '유교적 가치'라고 추켜세우기도 하나,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한국을 '자유'와 '다원(多元)'이 없는 사회로 만들어나가는 주범은 역시 정체불명의 '전통윤리'이기 때문이다.

'강력한 아버지'의 이미지(또는 우상)에만 의지하려고 하는 정신 편향의 봉건윤리는 자아상실을 가져오고, 구시대적 윤리를 내세우는 성적 억압에 따른 '화풀이 문화'를 가져온다. 그래서 한국은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률에서 세계 1위일 수밖에 없고, 중년기 남성 사망률 역시 세계 1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누구나 '화병(火病)'을 갖고 있는데, 화병의 주범은 아랫사람에게 화풀이를 마음대로 못하는 것, 즉 사회적으로 출세하여 기득권자로 군림할 수 없을 때 생기는 심리적 열등감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아직도 직업에 귀천이 있고, 신분적으로도 조선시대적 개념인 '양반'과 '쌍놈'이 구별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한국의 지배엘리트들은 여전히 1인당 국민소득이 50달러 정도에 머물러 있던 조선조 시절의 윤리를 신성불가침의 윤리인 양 여전히 국민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소득이 3만 달러 가까이 되는 지금의 한국을 조선왕조 시절로 되돌리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다.

농경사회에서나 통용됐던 '식욕 중심의 행복관'을 산업사회인 지금까지 강요하다보니 한국 국민들은 심리적으로 이중적 자아분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한국은 '놀이(또는 문화) 중심' 또는 '성욕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가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대개 낮에는 '지킬박사', 밤에는 '하이드 씨'가 되지 않을 수 없고, 범국민적 자아분열 현상은 온갖 부정부패와 거짓말을 난무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나는 한국이 아직도 '합리적 지성'이 부재(不在)하는 봉건사회라고 생각할 때가 많고, 태평양 한가운데 떠있는 외로운 '이스터(easter) 섬'이라고 생각될 때가 많다.

이스터 섬은 폴리네시아인들로 이루어진 그 곳 주민들의 '고립정책' 때문에 망했다. 그들은 이스터섬이 고도(孤島)라는 사실이 외적의 침입을 막아주는 것만을 생각했지, '혼혈문화적 세계화'를 가로막아 국수주의적 고립을 자초하게 한다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은 조상 전래의 전통을 지켜 외부로 나가기를 삼갔고, 식량자원이 줄어들 대로 줄어든 다음에도 거대한 석상(石像)이나 만들며 기도만 하다가 다들 굶어죽고 말았다. 말하자면 이스터섬 멸망의 원인은 광신적 종교 열기와 폐쇄적 쇄국주의에 있었던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이상하게도 광신적 종교가 유난히 판치고 있다. 그리고 폐쇄적 민족주의 성향을 가진 지식인들의 복고주의가 여전히 대중적 호응을 얻고 있다. 거기에 다시 성윤리적 경직성까지 가세하다 보니, 한국 사회는 겉으로만 '세계화'를 외치고 있을 뿐, 여전히 봉건적, 국수주의 적 성향을 가진 기득권자들에 의해 이끌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뜬금없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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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팔할이바람                   날짜 : 2018-10-30 (화) 18:24 조회 : 125 추천 : 4 비추천 : 0

 
 
[1/1]   만각 2018-10-31 (수) 13:14
짤방 사진만 없었으면 ... 글 읽어내려가면서 팔할이 쓴 글로 내 머리에 이입되었다..

팔할이 마광수와 빙의되어 팔할의 목소리로 들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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