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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바람
모디아노
나를 외치다
난나
김대중
노무현
우리는 바람이다
북두 한 잔 기울인
눈물이다
일곱 치맛자락
편편한 바람이다
우리는 바람이다
어린 눈빛으로 누워도
첫 무릎줄로 일어설 때도
우리는 바람이다
낱알들이 자르락이며
들판을 걸어 간다
동산 갈닢에 노을 출렁이고
해는 한낮에 돛대를 걸었다
힘줄 가득
아비의 두 손
우리는 다시 바람이다
아리랑 날 바라미이고
북두에 들 바람이다.
지난 개천절 다음날 큰맘 잡숫고 마니산에 드갔다.
캄캄하고 답답해서였나?
파란 하늘을 보니 정말 개천 그 자체였다.
저 멀리 동남쪽으로 관악산, 동북으로는 북한산이 보였다.
남쪽 북쪽의 이름모를 산들, 서쪽의 섬들 너머까지
묘한 것은 더 높은 산들일진대 더 넓은 바다이건만
저아래로 둥그렇게 아기자기 이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니산은 마루산 마리산 두악산이라고도 불린다.
마니(摩尼), 마리(摩利), 두악(頭嶽)이란 이름은 가차인듯도 하고
안내도 설명대로 머리산이란 뜻 같기도 하다.
잠깐 스치는 느낌은 그냥 이곳이 가슴 같았다는 것이다.
서구 문명이야 머리를 머리에 이고 있는 줄 알고 있지만.
심장이 머리를 품고 있는 듯한 그 울림은 집에 돌아오는 내내 가슴속에 남았다.
역(易)이 한족의 손을 거치면서 수컷성(性)으로 조각나고
끈질기게 남아있는 대부분의 종교들 역시 태양신 수준을 배회하는 중이다.
일본이나 저 멀리 남쪽 태평양을 건너갔을 어머니 족속들이 이 산을 지나며 소서노를 남겨 놓고 간 것은 아닐까 궁리도 해 봤다.
하지만 이 말씀을 들어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문재인 대표는 최근 멋진 시를 소개했다.
아득한 성자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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