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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이 쓴 책 [귀향] 을 읽다 우연히 든 생각을, 광복 68주년, 남북정전 60주년을 지나며 적어 본다.
틱낫한 : Thich Nhat Hanh
베트남 줄신의 세계적인 불교지도자이자 평화운동의 리더.
종교 간의 대화와 화해, 그리고 인류에 대한 종교의 헌신을 주창하여 마틴 루터 킹목사로부터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받기도 했다.
프랑스로 망명한 스님은 그곳에서 난민들을 위한 공동체를 운영, 전 세계의 기독교인과 불교인을 대상으로 명상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총 80여 권이 넘는 저서 중,『평화로움(being peace)』 『삶에서 깨어나기(The Heart of Understanding)』 『소설 붓다(Old Path White Clouds)』『이른 아침 나를 기억하라(Peace is every step)』『살아 계신 붓다, 살아 계신 그리스도(Living Buddha Living Christ)』등이 국내에 소개 되었다.
틱낫한 스님(이하 스님)이 번역을 하면서 화가 났었다고 고백한 구절들이다.
1. 불경 중 [정토삼부경]
정토에 사는 사람들은 결코 고통을 경험하지 않는다. 저들은 행복만 즐긴다.
2. 성경 중 [마가복음] 혹은 [마태복음]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스님은 정토삼부경 번역 당시엔, 현상세계의 상대적 진리를 반영하는 말과, 현상을 넘는 세계의 궁극적 진리를 반영하는 말이 다르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고 한다.
마가복음 번역 당시엔, 예수의 설법을 "나는 길이다. 길은 나와 다를 수 없다. 길이 나다. 나는 하나님의 아들인 동시에 사람의 아들이다." 라는 말로 대신 위안을 삼으면서 "물과 물결론"을 부연 했다.
스님은 생사를 넘는 니르바나(열반)와, 존재의 근원 (the ground being)인 하나님을 불교와 기독교의 맞먹는 표현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스님은 이를 근원적 물로 항상 비유한다.
존재와 비존재, 시작과 끝, 인격과 비인격 등을 물결(파도)의 세계, 즉 분별과 상대적 세계에서나 통용되는 표현법이라고 하였다.
아울러 천국이 정토에 있는 것이 아니고, 정토는 현상계에도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는 불교와 그 분별성이 거의 없음에도, 또한 예수, 하나님의 진리가 현상계에 내재해 있다는 그들의 실천적인 모습과는 또 다르게, 천국을 분별하며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종교 집단으로 오해를 사고 있다. 이것은 불교의 무아 사상이 진정 "내가 없다"라는 오해를 불러 오는 것과 비슷한 취급일 것이다. 예수의 수행법이 많이 누락된 것이 그 중 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예수는 진정 용기 있고 실천적인 삶을 살았는데, 하나님과 자신을 이분화 하는 듯한 마지막 독배 상황에선, 알지 못할 허무함조차 느끼게 했었나.
스님은 믿음이란 자라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즉 사다리를 오를 때 아래 디딤판을 버려야 위 디딤판으로 계속 오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과학의 기법도 그와 같지 않냐고 하면서. 우리가 아는 지식들, 부처, 예수, 하나님에 대한 관념을 버려라는.
한편 베트남인들 중, 가족, 정부, 분열, 전쟁으로 고생을 한 결과, 베트남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뿌리없는 나무가 살 수 없다면서, 굶주린 영혼들의 신뢰회복을 언급했다.
북한정권에 원한을 진 일부 월남 기독교인들이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지구상의 전쟁들 상당 부분이 기독교에 의해 초래된 경우가 많았다는 점, 남한내 진행성 분열의 일정 부분과, 남북통일 앞에서 북한정권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태부족한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이.
스님은 십자가상 중 고통을 짊어진 예수의 모습을 좀 바꾸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권유 하기도 했다. 사실 석가도 굳이 하는 고행까지 권유하진 않았었다.
분단국가 시절의 동병상련, 종교로 인해 유발되는 전쟁, 폭력과 몰이해와 소외의 동시대성, 언어와 표현방법을 넘어선 평등성 지향, 그런 것이 문득 생각난 하루였다.
틱낫한 스님은 현재 세계 일주 설법 중이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와서 월정사, 범어사, 기타 대중강연을 하고 갔다. 생애 마지막을 까맣고 파란 눈의 제자들을 데리고 왔다가 바람처럼 갔다. (큰 스님들 옆에선 진짜 바람 분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원인 모를 분단의 병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는 한반도에 남다른 연대감을 표시했던 스님. 통일의 기원을 감사히 받는다는 것이, 괜히 깊은 뜻을 희롱한 건 아닌지 조심스럽다.
정구업 금일참회 (淨口業 今日懺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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