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많은 말. 우리가 지금 다양한 형태로 쓰고 있는 각각의 말들은 언제 어떻게 생겨났고, 어떠한 모습으로 의미변천 을 해왔을까. 나는 과연 이 말들을 용도에 걸맞게 쓰고 있는 걸까. 어제 뜻하지 않게 생긴 일은 나로 하여금 말이 생겨난 배경과 용도에 대해 다시금 생각케 하는 각성적 계기가 되었다.
모처럼 작은 녀석 집에 가는 전철안, 하릴없이 눈을 감고 <어제 논란이 되었던 간여라는 말이 생겨난 배경>에 대해 막연한 소설적 추리를 해 보았다. 분명 근거없는 나만의 상상이다.
하지만 소설은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 종래적 정의이므로 나의 상상 또한 어느 정도 허용해 주시리라 믿는다. 지면관계상 몇 차례에 걸쳐 올려볼 예정이다. 다만, 이러한 글이 봉팔러들의 관심 밖이라면 이 글로 종결하련다. - 꼬마딜러 -
간여하다 = 방패를 주다
간여(干與)하다/는 누구 누구의 일 또는 견해에 대해 그 당사자가 아닌 제 3자가 그것에 참견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또는 행사하려고 하는 개입표현의 말이다. 그렇다면 에듀넷의 김주희 선생이 자신있게 말할 정도로, 그리고 나 역시 이를 보고 잠시 잠깐 헷갈릴 정도로, 사이 간(間)이라는 말을 씀직도 한데 왜 굳이 방패 간(干)/근본 간(干)/줄기 간(干)을 쓰는 것일까. # 참고 : 다음커뮤니케이션 http://k.daum.net/qna/view.html?category_id=QN&qid=4Q5Tg&q=%B0%A3%BF%A9&srchid=NKS4Q5Tg
이것이 내 추리의 근원이었다. 왜지? 왜에? .... 방패 간(干)에 줄 여(與)라 ... 그렇담, 방패를 주다/인데 ... 이게 도대체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거지? 한동안 궁리에 궁리를 거듭했다.
음 .... 예전에는 전쟁이 흔했었지 .... 그랬어 .... 그렇다면 그 때에는 창과 방패가 주된 무기였으니 둘 중 창이 먼저였을까 아니면 방패가 먼저였을까. 흠 .... 창은 적을 공격하니 주무기일거 같긴 하지만 방패는 상대방의 공격으로부터 내 몸을 지켜주는 것이니 오히려 내 몸을 지킨다는 측면에서 볼 때는 방패가 더 중요한 무기일 수도 있겠고 ....
그래서 혹시 ...干에는 방패라는 뜻 이외에 근본/줄기라는 또 다른 뜻이 포함되어 있는게 아닐까? 우리가 흔히 쓰는 천간지지(天干地支)에서의 干은 방패가 아닌 근본의 뜻이니까 .... 상상이 여기까지 이르렀을 때다.
맞아, 그렇지. 이미 나는 내 몸과 키에 맞춰 방패를 손에 쥐고 있는데, 어떤 넘이 쓸 데 없이 내 몸에 맞지도 않는 방패를 주니 마니 이거를 써라 마라 해댄다면 ... 이건 아니잖아. 글치? 오호라, 그래 .... 그래서 방패 干을 쓰는거구나. 말된다. 말돼! 됐다. 내 추리가 맞건 틀리건 이걸로 낙착봐 버리자. 분명코 말이 되는거네.
ㅎㅎ~ 오늘 한건 했다 ^-^ 좋아, 이렇게 해서 머릿속에 콱! 하고 기억을 심어 두자. 간여하다 할 때는 사이 間이 아니고 방패 干 !!!
방패를 메고 강을 건너다
그렇다면, 같은 계열의 말인 간섭(干涉)하다/에서는 왜 또 방패 干이얌? 건널 섭(涉)하고 무슨 관련이 있어서? 또 다시 꼬리를 문다. 그런데, 섭(涉)을 파자(破字)하면 삼수변과 걸음 보(步)가 된다. 아다시피 삼수는 흐르는 물에 사용하는 부수다. 멈춰 있거나 얼어 있는 물에 대하여는 이수를 쓴다.
섭(涉)이라는 글자 자체만을 놓고 보았을 때는 직역하면 흐르는 물을 걸어간다는 것이니, 강이나 또랑을 도강한다는 의미가 되고, 전쟁은 겨울철을 피하니 대부분 흐르는 물을 대하기 마련인데. 물을 건널 때도 역시 방패를 메고 건너라 마라 한다면 .... 햐~ 이거 보통 성가신 일이 아니다.
요즘으로 치자면 고참 선임병이나 분대장들이 그렇게 해댈 것이다. 그러니 ... 이 또한 얼마나 거역할 수 없는 귀찮은 참견이냐. 그래서 여기서도 방패 干을 쓰는구나. 말이 되든 말든 내 알바 아니다. 시급한 것은 말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머릿속에 채워둬야 하는 거니까 ...
걸음보, 느림보
이번에는 걸음 보(步)자다. 보(步)자를 파자해 보자. 위에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그칠 지(止)이다. 아래는 멈춰 있는 몸의 상태를 나타내는 거고 .... 즉, 멈춰서 띄엄띄엄 걸어가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가 걸음 보(步)라는 글자다.
(이와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우리말에 '느림보'라는 말이 있다. 느림보 거북이 할 때의 느림보다. 다같이 걸음걸이를 생각하게 하는 말들이니 이 느림보를 연상하면서 걸음보라고 저장해 두면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좀 쌩뚱맞지만 어쩔 수 없다. 거듭 말하지만 내 베이스부터 채우고 볼 일이다^^)
步의 아랫 부분을 봐 보자. 꼭 우측의 적을 소(少)자와 비슷해 보이지 않냐? 그러나 모양은 비슷하지만 서로 간에 글자의 형태는 엄연히 다르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그칠 지(止)에 적을 소(少) ... 즉 , 멈춰서 보폭을 짧게 짧게 걸어가는 것이 바로 걸음 보(步)가 아닐까 하는 생각 ...
밑천이 짧고 시간이 없어서 적을 少와 같은 것인지 아닌지에 관하여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허나, 중요한 것은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되는 말을 우리가 어떠한 방법으로 정확히 저장해 두느냐 이게 더 먼저일 수도 있다는 거다. 지극히 실용적인 발상이다. 물론 전문가들이 볼 때는 실소를 금치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저 이러한 상상이 맞건 틀리건 상관하지 말고 나름 의미를 부여해 각별히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 정확히 기억해 내는데 일차적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이런 거 아니라도 저장하고 기억해야 할 정보가 흘러넘치니 말이다.
이상은 나만의 상상이고 생각이다. 읽어 주니라 욕봤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10-21 09:30:46 생활에서 이동 됨]
꼬마딜러 기자로부터 카테고리 견인비 1,000뽕이 삭감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