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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노무현 평가의 기준 : 지식인은 노무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글쓴이 : 코스피                   날짜 : 2011-07-19 (화) 09:32 조회 : 8018 추천 : 11 비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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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평가의 기준

"지식인은 노무현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1. 노무현 평가를 시작하라. 단 역사적 평가와 정략적 평가는 구분되어야 한다.

 


나는 노무현에 대한 평가를 거부하지 않는다. 언제라도 지금이라도 당장 하고 싶으면 해라. 누구나 이제 그럴 권리가 있다. 단 교훈을 얻기 위한 <역사적 평가>와 <정략적 평가>는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 아무리 노무현이 무료 아이템이라고 해도, 정략적 평가에 대해서는 단호히 응할 수밖에 없다. 일부 블로거들은 이 중요한 차이에 대해 마치 친노들이 무조건 노무현을 옹호하는 것처럼 오해를 남발하고 있다.

 


<역사적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객관화와 목격자의 공평한 검토다.

 


자기 객관화의 원칙이란?

 

노무현 시대의 공과에 책임이 책임이 있는 세력들이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찰이나 반성이 없이, 즉 자기 객관화 없이 <노무현>을 이용해서 정치적 반대세력을 공격하거나 자기 세력 확장이라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하는 행동이 문제다. 특히 노무현의 '과'에 충분히 기여한 세력이, 자신들이 했던 일은 위장하고 고인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기 위해 하는 평가행위를 우리가 엄밀하게 구분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그들의 <노무현의 평가>란 평가를 빙자한 정략에 불과하다.

 

 

17대국회 말에 민노당은 국민연금 처리 문제에서 한나라당과 결탁했다. 국민연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참여정부가 띄운 예인선인 노령연금만 받고, 국민연금 개혁안은 부결시켜 버린 것이다. 같은 법안이 유시민이 사퇴한 후에야 통과되었다. 왜 민노당이 이런 행동을 했는가? 유시민이 미워서가 아닌가? 그에게 국민연금 개혁안을 해결했다는 정치적 업적을 주기 싫어서 한나라당과 결탁한 것이 민노당이다. 이런 부분의 자기 객관화 없이 노무현을 평가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목격자의 공평한 검토란?

 

 

우리는 노무현과 같은 시대를 살았다. 아무리 역사적 평가가 자유라지만, 목격자들은 자신이 목격한 역사적 진실과 어긋나는 것을 아니라고 말할 때 이를 제대로 검토하는 노무현의 <역사적 평가자>를 나는 아직 본적이 없다. 그보다는 더 지독하게 친노들을 '민주주의에서 배제해야 할 팬클럽' 세력이라고 모독하는 것에서 끝이다. 친노에게 노무현에 대해 어떤 증언이 있는지 겸허하게 청취하려고 들지 않는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노무현이 죽은 이후, 노무현에 대한 가장 지근거리의 사료는 친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접근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일제하 위안부 피해를 <역사적 평가> 하겠다면서 매주 수요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수요집회하시는 생존자 - 정신대 할머님들의 증언을 무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것이 과연 <역사적 평가>를 위한 행동인가?

 


우리는 '당대의 증언자'이다. 우리가 모두 죽고 사라진 뒤에 객관적인 후손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평가라면 모른다. 살아 있는 증언자를 무시하고 모욕하는 너희들의 태도는 마땅히 비판받아 마땅하다.

 


2. <노무현 평가에서 사용한 기준>대로 정치세력을 평가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세력은 노무현을 <정략적 평가>를 할수도 있다. 노무현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그를 통해서 어떤 교훈을 얻고 그 교훈을 적용해서 대한민국의 정치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노무현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말릴 길은 없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노정태의 행위다. 하지만 이 경우 정치세력은 자신들이 단순히 자파의 이익을 위한 <정략>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을 위한 선의의 행위라는 명백한 증거를 분명히 대야 한다.

 


이를 입증할 유일한 방법이 한 정치세력이 <노무현 평가에 사용했던 평가기준>을 그대로 자기 정파의 정치행위에도 똑같이 적용하는 것이다. 노무현의 평가를 원하는 자들은 평가할 권리가 있고 당대의 증언자인 우리는 <역사적 평가>와 <평가를 빙자한 정략>을 구분하고 어째서 그렇게 평가했는지 묻을 권리가 있다.

 


<노무현에 대한 평가기준>과 <자기 정파의 정치행위에 대한 평가기준>이 달라서는 안된다. 이것은 상식이며 원칙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그들의 평가라는 것이 <평가를 빙자한 정략>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나는 노무현의 정치행위가 공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가 받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리소스를 생각하면 그의 '과'는 아주 치명적인 것을 빼놓고는 기적에 가깝다. 노무현이 어느 정도로 자원이 부족한 상태였는가? 그건 그를 전임인 김대중 대통령과 비교하면 선명해진다.

 


노무현도 고졸이고 김대중도 고졸이지만, 김대중은 아내인 이희호 여사의 학맥으로 대한민국의 보수층과 접촉점을 만들수 있었다. 명문가 출신인 이희호 여사의 인적 네트워크 내조는 김대중 행정부에 막대한 자원이었다.

  

 

 

김대중 정부 하에서 이대 출신 인사들의 정·관계 진출은 특히 두드러졌다. 이런 결과를 이끌어낸 데는 이화여전(이대 전신)을 다닌 이희호 여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서울대 사대 출신인 이 여사는 해방 전에 이화여전을 다녔기 때문에 이대 동문으로 정식등록돼 있다.

 

 

이번 장상 총리서리 지명에도 이여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조각 때 신낙균(기독교학과) 문화관광부 장관, 윤후정(법학과)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입각하면서 ‘이대 파워’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어 한명숙(불문과) 여성부 장관, 이승희(정외과)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이 관계에 진출했다. 여성부의 경우 하위직부터 장관에 이르기까지 상당수가 이대 출신들이다.

 

 

장상 총리서리 지명으로 이대 파워는 더 한층 위력적인 힘을 발휘하게 됐다. ‘이대 파워’는 정·관계에뿐만 미치는 것이 아니다. 이대 출신들은 법조·언론·문화예술·의료·사회운동 등 각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절반을 이끄는 주도세력이 바로 이대 출신들이라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이대는 ‘한국의 여성 최초’ 기록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첫 여성 총리(장상), 초대 여성부 장관(한명숙), 최초의 미국 유학생(하란사), 최초의 여성 박사(김활란), 최초의 여의사(박에스더), 첫번째 여성 변호사(이태영), 최초의 여성 언론사 사장(장명수) 등을 모두 이대 출신들이 기록하고 있다.

 

 

이대 출신 부인들의 ‘안방 파워’까지 합치면 한국 사회의 ‘이대 파워’는 절반의 세계를 훌쩍 넘어선다. 이희호 여사를 포함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의대 중퇴) 여사,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약학과) 여사 등 영부인들도 이대 출신이다.

 

- 뉴스위크 / 2002년 7월 18일

 

 

 

이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매우 중요한 형태의 자원이다. 일종의 처복(妻福)이라면 맞다. 본인은 대학 졸업생이 아니였지만, 부인 이희호 여사의 학맥으로 김대중은 대한민국 곳곳으로 연결된 이대 인맥의 지원을 얻을 수 있었다. 보수적인 이대 학맥의 네트워킹은 역설적으로 김대중 정부를 지탱하는 데 보이지 않는 내조를 했다.

 

이에 반해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지방 출신이었고 최종학력도 고졸이었다. 이희호 여사에 비한다면 그녀가 남편인 노무현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인적 자원이란 전무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은 일해야 했고, 결과물(이제부터 따지게 될 공과의)을 냈다. 우리가 노무현을 평가하면서 이런 요소들까지 감안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 아닌가? 이런 점을 무시하고 노무현은 왜 그것밖에 못했나. 어째서 그렇게 했는가를 따지는 정치세력이 있다면, 그 가혹한 기준을 당연히 그 정치세력에게 돌려주는 것이 당연하다.

 


예를 들어 나는 지난 울산 보궐선거에서 조승수를 지지하면서 연대가 설령 잘 안된다고 해도 진보신당의 책임만은 아니라며 이렇게 옹호해 주었다. 즉 진보신당의 허약한 당세를 감안해서 진보신당의 정치행위가 부족하더라도 그들만의 죄는 아니라고 감안했던 것이다.

 

 

진보신당의 경우 이번 선거 직전에 출범한 지도부가 내부적으로 상황을 수습하지도 못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즉, 상대 정파에 대한 정교한 태도를 정리하고, 이에 반대하는 내부의 목소리를 무마할 기회)를 가지지 못한 채 진행된 단일화였음을 인정한다.

 

- 라이프펜, [울산북구선거 단일화] 조승수, 김창현, 그리고 연대거부죄 中 부분 인용

 

 

 

 

그러니 만약 진보신당과 그 당원이 <노무현 시대를 평가>할 때, 노무현의 정치적 자원 보유 등의 상황을 무시하고 냉정한 평가기준을 적용해서 평가한다면 우리도 진보신당의 정지적 자원 보유 등의 상황을 무시하고 그들의 정치행위에 대해 그것과 동일한 기준의 <평가>를 내리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지 않은가!

 


노무현을 평가하는 정치세력이 이런 평가를 거부한다면, 그것은 노무현의 평가가 사실은 정략행위임을 자백하는 것이다.

 


노무현은 임기 초반부터 받은 가혹한 공격을 받기 시작했으며, 처 20촌까지 뒤지는 언론의 잔인한 공세에 시달렸다. 노무현을 평가하는 정치세력들이 노무현 수준의 스트레스에 노출되었어도 과연 노무현만큼 일할 수 있을까? 다행히도 지금 그정도 공격을 받는 정치세력은 없다. 그러니 그들이 노무현보다 매우 유리한 출발선에 서 있는 기득권들이다.

 


어떤 경우던 노무현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들이 무능을 스스로 자백하는 증거가 될 것이다.

 


그렇다, 결국은 노무현이 기준이다. 그러니, 정치세력들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노무현을 평가해라. 그 평가의 기준대로 우리는 당신들을 평가할 것이다. 노무현을 기준으로 해서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 우리 한번 올려보자.

 


3. 노무현은 어떤 행정가였는가?

 


정략적 평가를 하는 세력이 가장 큰 실수를 하는 프레임이 바로 노무현이 기득권에게 어떻게 포위되고 방해받았는지는 무시하고, 노무현이 100%의 완벽한 서민정책이 아니라 10%의 서민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어던 것에 대해 '돈을 받아서 그런 거야'라고 아주 쉽게 생각해버린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정말 한심해서 뭐라 해줄 말이 없다. 노무현을 나쁜 놈으로 생각해도 어쩔수 없는데, 노무현의 실패의 원인 중 기득권의 저항을 무시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연구하지 않으면, 진보세력도 똑같은 좌절을 겪을 것은 명백하다.

 


민노당이 집권하면 기득권의 공격에서 안전한 환경이 도래라도 하나? 진보신당이 집권해서 기득권의 공격에서 노무현처럼 십자포화로 당해도 어떻게 견뎌낼 자신이 있나?

 


아니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가혹한 상황이 되었을 때 과연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과연 '성과'를 내기 위해 무엇을 포기할 정도로 헌신적인 용기를 낼 것인가 의문을 다수의 유권자들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모른다. 일부 블로거의 경우 노무현 평가 논쟁에서 나의 약한 고리가 노무현의 '비정규직 문제'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이걸 공격하면 노무현의 약점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참전한 모양이다. 나는 이건 주제가 매우 다름으로 따로 이야기 하자고 했더니, 도망가느냐고 했다.^^ 재미있다. 굉장히 눈에 뻔히 보이는 로직이다. 그들은 비정규직 문제로 노무현이 사실은 서민 편이 아니였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사실 진보진영에서 노무현을 비판하는 3종세트가 있다. 이라크 파병, 비정규직 문제, 한미FTA 추진이다. 각자 개별적으로 해야 할 이야기가 엄청나게 많다. 개별적인 사항에 대한 평가만으로도 몇 달은 아니 몇 년은 걸릴 문제이며, 이 문제에 대해 노무현을 능가하는 완벽한 정답을 찾아내는 정파는, 집권할 자격이 있겠다.

 

따라서 우선 이글에서는 비정규직 문제 처리의 공과를 논하자. 내가 보는 노무현의 공과는 이러하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정치인 노무현의 과다. 그러나 비정규직법을 이렇게라도 통과시킨 것은 행정가 노무현의 공이다 라고 말이다.

 

 

아직 암묵지가 부족한 20대들의 경우는 이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를 것 같다. 좀 늘어지지만 한번 달려가 보자. 진보진영은 노무현 때문에 비정규직 문제가 악화되었다고 노무현이 나쁜 놈이라고 한다. 그런데 솔까말 하자. 노무현이 비정규직법을 통과시킬때도 나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밥벌이를 하고 있었고, 지금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밥벌이를 하고 있어서, 책상머리 앞에 앉아서 세상을 보는 좌파들하고 달리 생생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 한가지 물어보자. 2007년 7월 시행된 비정규직보호법의 시행 전에 이 나라의 노동환경이 지상낙원이기라도 했나? 우리 솔까말 하자. 지금도 비정규직의 생활은 처참하지만, 비정규직보호법 시행 전에 비정규직의 근무환경은 더 처참했다. 문제의 본질을 바로 보라는 의미다. 참여정부에서 비정규직보호법을 만들었다고 해서 비정규직의 삶이 느닷없이 처참해진 게 아니라는 거다. 비정규직보호법으로 비정규직들이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다는 의미다. (역으로 말하면 정규직의 삶도 그다지 쾌적하고 행복한 시대도 아니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비정규직 고용의 문제는 대립구조가 너무나도 강해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의 이해가 갈렸고, 고용주와 노동자의 이해가 첨혜하게 대립했으며, 가장 중요한 작용점 중 하나인데 노동계 안에서도 이해가 크게 갈렸다. 즉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노조의 통합을 거부하거나, 정규직 노조가 주도해서 비정규직의 착취(?)를 주도하는 노-노 갈등의 양상마저 있었다. 어처구니 없게도 이 갈등구조를 이용해서 비정규직이라는 노예를 정규직 노조에 선물로 주는 사측도 있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은 정치적 대타협이다. 그런데 야당이건 여당이건 양보할 생각은 없었고, 야당도 통일되지 않아서 보수야당과 진보야당끼리도 다른 목소리로 투쟁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행정권력의 최고수반인 대통령이 이를 정리할 만한 정치력이 부족했다는 점에서는 노무현의 책임이다. 그런데 이런 혼란스러운 문제에 직면하면 보통의 정치인이라면 어떻게 할 거 같은가? 도망친다. 문제를 못 본척 하는 것이다. 골치아픈 문제에 괜히 끼어들었다가 '넌 그것도 해결 못한 주제'에 라고 비난받으면 캐리어에 금이 간다.

 

대표적으로 정치인이 도망가는 국민연금이 이런 류의 문제다. 국민연금 문제는 역대 정권을 거치면서 계속 문제가 커진다는 것은 알았지만. 김영삼도 김대중도 손댈 생각을 못했다. 아니 안했다.폭탄을 뒤로 돌린 것이다. 해결은 한했지만, 해결했다는 책임도 지지 않았다. IMF 사태는 김영삼이 일으켰고, 그 이후의 경제구조 재편기에 발생한 불거진 비정규직 문제는 김대중 때 가속되었으니, 비정규직 문제는 결국 앞정권에서 뒤로 돌린 폭탄돌리기였다.

 

 

김근태의 경우가 가장 대표적인 도망자인데, 보복부 장관으로 임명되어서는 국민연금의 증시투입에 반대함으로써 재정건전화에 노력한다는 정치적 이익은 누리고, 정말로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어야 할 때는 도망쳐버렸다. 노무현은 국민연금의 완전한 개선이 아니라, 부분적 개선에 유시민을 투입하고서야 겨우 해결할 수 있다.

 

 

 

비정규직 문제를 당면한 노무현이 기회주의자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국회는 전효숙 문제로 9월부터 한나라당의 거부에 봉착해 있었다. 결국 지명 철회가 일루어진 뒤에야 비정규직 법은 2006년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미 여당도 분열하고 있었다. 다음달인 2007년 1월 창당의 주역인 천정배가 신당 만들자며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 상황이 이러니 이런 골치아픈 일 따위는 진행 안해도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일 안하겠다고' 핑계를 대도 무방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노무현은 국회가 비정규직법이 통과시켜오자 이에 서명했다. 대선을 1년 앞둔 시기, 노무현도 폭탄을 뒤로 돌리고 싶으면 얼마든지 돌릴 수 있었다. 그런데 왜?

 


노무현은 선택한 것이다.

 


정치인 노무현은 극심한 이해충돌로 비정규직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조차 없었다. 그럼 대부분의 정치인은 편한 길을 간다. 포기한다. 문제에서 눈을 돌려 버리고 모른체 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은 행정가로써의 행동을 취했다. 행정가 노무현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어도, 1) 최소한 문제를 확연히 정의하거나 2) 문제의 진행속도나 양상을 완화시키는 노력은 할 수 있다. 그래서 방임하고 욕을 안 먹느니, 욕을 먹고 비정규직 문제의 사회적 공론화 와 부분적 보호라는 조치를 선택했다.

 

 

어째서? 17대국회에서 이 법이 얼마 동안이나 논의되었는가? 2년이다. 노무현의 임기 중 처리를 포기하고 대선과 총선을 거쳐서 다시 국회에 들어가고 새로 논의를 거친다면, 비정규직보호법은 아마 지금쯤 통과되었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집권하지 않더라도, 3년동안 우리 사회는 허울뿐일지 몰라도 이 정도의 비정규직 보호책도 없이 그냥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노무현이 어떤 선택을 해야 '서민의 보호자'라는 '이미지'를 지킬수 있었는지는 명확한다. 노무현이 놀았으면 됐다. 그럼 우리는 어처구니없게도 비정규직들의 비극은 노무현의 공과로 언급되는 일 조차 없었을 것이다. 김영삼의 실주로 김대중 시절에 비정규직 문제가 노정되어서 노무현으로 넘겨져왔지만, 지금 김영삼과 김대중이 노무현 보다 비정규직 문제의 원흉으로 언급이나 되나? 그리고 3년 동안 비정규직은 허울뿐인 보호 혜택이라도 받지 못했을 것이다.

 

 

2년이 지났다. 2009년 7월 비정규직 해고대란이라는 뉴스를 우리는 본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이번에 해고되는 비정규직들은 2년동안이라도 최소한의 고용을 보장받았다는 의미다. 비정규직보호법 이전에, 비정규직들이 이정도 혜택(고용기간 보장과 명목상의 차별 시정 조치)과 보호를 받았는가? 아니다.

 


이 법은 완벽하지 않았다. 노동계의 지적은 일부 정확했다. 이 법의 통과로 뉴코아 해고사태 등의 문제점도 발생했다. 나는 참여정부의 비정규직법은 50점 만점에 10점짜리라고 판단한다. (100점으로 환산할 경우 20점 정도다.) 이 점수는 이 법을 통해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10% 이기에 나온 것이다.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가 다 2년 내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비정규직 노동자 중에서도 노력하지 않는 사람도 분명히 있고, 일의 특징도 있을 수 있다.

 


이 관점에서 지금의 정권과 국회를 보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일하기는 하나? 하고 있나? 진보정당은 아예 노동계 입장에 경도되어 이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니, 노무현과는 비교할 수 없다. 속 편하다. 한 쪽 편만 무조건 들면 되니까. 하지만 한 쪽 편만 들면, 절대로 [비정규직 문제의 완전한 해결] 즉 정치적 해결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노무현만큼 양 쪽의 정당 모두, 사업주와 노조,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동자로부터 욕을 먹을 각오를 하는 용기있는 정치인이 나타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정치력이 급감한 시기, 정치인 노무현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정당하다. 그러나 행정가 노무현이 이 문제를 방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자기 명성의 강화라는 명백한 이익을 버리고 선택한 것을 분명하게 이해하지 않으면 노무현의 공과를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고 배웠다 말할 수 없다.

 


진보정당의 당원들은 노무현의 결과만을 평가해 말한다. 결과적으로 한게 없으니까 한게 없다. 라고 한다. 그럼 우리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너희는 어떤 '결과'를 냈느냐고. 노무현처럼 자기 지지기반을 헐어서라도, 자기 명성을 버리더라도 '일'한 적이 있느냐고. 그런 결과를 낸 적이 없다면 너희들은 지난 정치의 세월동안 너희는 서민을 위해 '일'한 적이 단 한 순간도 없다고.

 


4. 지식인은 노무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아주 중요한 시각차이 하나를 언급한다. 그러나 내가 맨 처음 농담으로 설명하고, 유시민이 씨네21에서 설명한 것처럼, 어떤 정략적 평가로도 뛰어넘을수 없는 직관적 평가를 지금 사람들은 하고 있다.

 

 

 

(김혜리)

 

국민장 기간 중에 국민들의 반응은 주로 노무현 대통령이 의도가 선한 정치인이었다는 데에 집중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동력이 되려면 참여정부 5년의 국정에 대한 재평가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유시민)

 

그건 지식인이 하는 일이죠. 국민들에게는 분석 없이 직관적으로 확 오는 평가가 있어요. 인간 노무현, 참여정부의 가치와 정책노선, 정치인 노무현, 이게 구분되지 않고 한꺼번에 묶여서 와요. 우리나라는 공화국이기 때문에 진정한 변화가 있기 위해서는 국민 다수의 마음속에 뚜렷한 하나의 소망, 열망이 형성되어야만 해요. 권력에 대한 불만과 비판만으로는 시대의 조류가 바뀌지 않거든요.

 

다수의 국민이 하나의 소망을 갖고 있으면 반드시 어떤 형식으로든 이룬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현재 그런 게 있는지 저는 못 느끼겠어요. 조류가 아직 안 보인다고 생각해요. 국민들 스스로가 내가 뭘 원하는지 알고 거대한 흐름으로 형성해내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봐요.

 

- 씨네21 인터뷰 中

 

 

 

 

 

내가 맨처음에 던진 농담이 바로, 사람들이 느끼는 직관적인 평가다. 당신이 죽어서 저승에 갔다. 그래서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미리 저승에 와 있는 단 한 명에게 자신의 삶을 변호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치자. 과연 누구를 당신의 변호사로 선택하겠는가?

 

나는 유시민의 이야기가 옳다고 본다. 지식인들은 지금 국민들이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명하게 파악하고 거대한 흐름으로 형성해내는데 과연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 지식인들이 노무현을 평가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지식인과 정파가 자신들이 내리는 분석적이고 현학적인 평가만큼이나 못 배운 평범한 사람들이 느끼는 직관적이고 총체적인 평가의 가치와 의미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 그들이 정치영역에서 노무현을 극복하는 일(자신이 지지하는 정파가 집권하고, 그 정권에서 자신의 정치적 비전이 실현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아마도 없을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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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회디자인연구소> http://www.socialdesign.kr/news/articleView.html?idxno=5519


본 기사는 펌질을 금한다 (펌질은 아래 퍼나르기 소스만 허용되며 박스 클릭하면 전체선택된다)

글쓴이 : 코스피                   날짜 : 2011-07-19 (화) 09:32 조회 : 8018 추천 : 11 비추천 : 0

 
 
[1/1]   파도 2011-07-19 (화) 10:22
노무현을 극복하려면, 지식인이란 놈들...당시엔 향후 자신들의 꿈이 모두 이루어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오만함으로 지랄을 떨었던 거...지금 와서 보니, 세상을 한참 몰랐던거...노무현 대통령에게 너무 했다는 거...모두 반성한 후에나 가능할꺼야.

극복? 지식인들이?????

반성이 없는데, 극복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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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05년 X파일l도청 - 노무현만 때리면 [15] 밥풀 30 8339 2012
03-31
84 노무현 기자간담회 전문 [6] 밥풀 19 7463 2012
03-30
83  노무현의 말 , 그렇게 알아듣기 어렵나? [11] 현봉 20 5643 2012
03-26
82 유시민의 데자뷔 vs 노빠의 데자뷔 [19] 밥풀 -2 7424 2012
03-23
81 노무현-북한문제가 안 풀리는 이유 [6] 밥풀 34 6384 2012
02-20
80 노무현 어록 모음_by 통벽(020130~ ? ) [31] 통곡의벽 18 30018 2012
02-16
79 노무현대통령 4시간 [참평포럼] 강연 동영상 [7] 하이에나 23 6497 2012
01-26
78 노무현이 대북인권결의안에 찬성한 이유 [5] 밥풀 36 7857 20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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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76 노무현 대통령 서적 그림 전시회 어록 배너 [7] 태목 20 6755 2011
11-11
75 노무현 대통령 서적 그림 전시회 어록 배너 [2] 태목 17 658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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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노무현 대통령 서적 그림 전시회 리플렛 태목 14 5590 2011
11-11
71 "불경기·반미 공격받던 참여정부 ‘장밋빛 환상… 카모마일 12 5021 201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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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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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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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노무현 재단, "라이스 회고록, 사실 왜곡" 반박 [4] 언제나마음만은 32 778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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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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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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