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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이 최근 경찰 발포로 광산 근로자 34명이 숨진 ‘마리카나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한다.
지난 16일 오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북서쪽에 위치한 마리카나 론민(Lonmin) 백금광산에서 파업 중이던 광부들을 강제 해산시키던 경찰이 총격을 가해 34명이 죽고 78명이 부상했다.
지난 10일부터 3천 명의 근로자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복수 노조 간의 알력 등이 얽혀 물리적 충돌이 발생, 1주일 동안 경찰관 2명 포함 모두 10명이 숨졌다. 세계 3위 백금생산업체인 론민은 사고가 벌어진 마리카나 광산에서의 채굴량이 론민 전체 생산량의 96%를 차지하는데, 열흘이 다가도록 임금인상 시위가 계속되자 경찰 출동을 요청, 진압과정에서 사망자가 일케 마니 발생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 사태를 바라보는 남아공 내부에선 ‘론민이 경찰을 사적 용병처럼 사용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거슨 1994년 인종차별정책(아파라트헤이트 Apartheid)이 폐지되고 민주화된 이후 남아공에서 일어난 최악의 유혈사태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항의시위를, 야당은 이번 사태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나서며 사회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남아공 인종문제연구소(SAIRR, South African Institute of Race Relations)는 이번 사태를 어두웠던 시절 백인정권의 ‘샤퍼빌 대학살’에 비유했다. 휴가를 갔던 주마 대통령이 헐레벌떡 돌아와 마리카나로 직접 가서, 직접 해결 의지를, 직접 카메라 앞에서, 천명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샤퍼빌 대학살 - 1960년 남아공 샤퍼빌에서 경찰이 ‘인종차별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흑인시위대에 발포, 69명이 죽고 180명이 부상한 사건으로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10명이 포함돼있었다. 기름지고 살만한 지역에서 흑인들을 싹 다 몰아내기 위해 남아공이 시행한 여러 정책 중 하나가 1952년 맨들어진 통행법(Pass Laws)인데, 이 법은 16살 넘은 흑인은 통행증을 늘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마당에 빨래를 널러 나가면서 그것을 깜빡했으믄 체포가 가능한 것. 꺼뭇꺼뭇하면 뭔 꼬투리든 잡아서 체포했는데 흑인 만이천 명이 이에 반발, “잡아바”라는 듯 통행증을 모두 집에 두고 나와 샤퍼빌 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이지랄이 난 거였다. 평화시위였다. 근데 평화시위대를 맞은 건 장갑차였고, 3시간 15분 만에 장갑차가 맨손시위대를 향해 발포하자, 엄마야, 흑인들이 뒤를 돌아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럼 집에 가게 냅둬도 좋았겠지만 경찰은 기관단총을 등 뒤에서 발사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등에 총을 맞았다. 경찰은 후에 군중들이 돌을 던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고가 벌어진 마리카나 광산 근로자들은 한 달에 약 5천 랜드(70만 원)를 임금으로 받고 있는데, 이 광산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다는 한 근로자에 따르면 “이 월급으로 세 아이를 고등학교에 진학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은 1만2천5백 랜드(175만원)로 인상을 요구하는 중이었고, 광산소유 론민 측은 8-10% 내년도 인상안을 노조 측과 합의했으니 올해 더 이상의 인상은 곤란하다고 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경제규모의 남아공은 94년 민주화 이래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도 비교적 안정되고 순탄하게 성장했다. 2010년 남아공 1인당 국민소득은 구매력 기준으로 1만 달러다. 하지만 지난 18년 동안 흑인 대중들의 상황은 그에 비례해 같이 성장한 것이 아니고, 일부 흑인 중산층이 쬐금 생겨나고, 이전에 풍족했던 백인들은 더욱 풍족해지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코사투(COSATU, 남아공 최대노동단체)에 따르면 실업자의 73%가 35세 이하 젊은 층이고, 공식 실업률이 25%에 달한다.(노동단체가 주장하는 비공식적 실업률은 이를 훨씬 웃도는 40%). 이런 수치들과 함께 남아공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예고된 것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금속노조(NUM) 어빈 짐 사무총장은 아직도 12%에 불과한 백인이 전체 경제를 통제하고 있고, 정치 민주화를 부의 재분배가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광산과 토지 등 주요 경제 분야에 대한 국유화를 주장했다.(6월 더반에서)
남아공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1천1백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실업률을 6%까지 내리는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하는 등 실업과 빈곤 문제 대처에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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