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강기갑 의원은 외통위 회의를 지켜보며 혹시라도 모를 상황에 대비했지만 결국 여야 간사간 합의에 따라 한미 FTA 비준동의안에 대한 대체토론이 마무리되고 법안심사소위로 넘어가게 됐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이 밝힌 여야 간사간 합의사항은 17일 법안심사소위를 전체회의장에서 진행하고 그 자리에서 국회방송과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되는 끝장토론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오표 공개가 어렵다면 법안심사소위에서 외통위원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미 FTA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알려진 투자자국가제소(ISD)와 관련해 미 투자자가 다른 나라를 제소해 승소하고 패소한 통계와 다른 나라 투자자가 미국을 제소해 승소하고 패소한 통계자료도 받기로 했다. 이 자료는 김선동 의원이 요청한 것이다.
이런 여야 간사 합의사항은 야당공동정책협의회에서 결정된 4가지 선결조건 가운데 제대로 충족시키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이제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은 법안심사소위에서 검토된 뒤 외통위 전체회의 표결을 통해 본회의 회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대체토론에서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은 먼저 추가질의를 통해 언론에 남경필 외통위원장이 ‘민주노동당은 FTA를 무조건 악으로 보고 반대한다’고 말한 부분이 대해 사실과 다름을 지적했다.
김선동 의원은 “FTA라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적인 측면에서 독소조항이 수정되지도 않았으며 이익의 균형도 깨졌고, 피해 대책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민주노동당과 제 명예를 훼손시킨 것으로 이에 대한 남 위원장의 해명을 요청한다”고 다그쳤다.
이에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한미 FTA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입장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한 뒤, 김선동 의원의 설명을 듣고 일정부문 수긍한 듯 “집회 현장의 발언만으로 판단한 거 같다”며 “추후 확인해 보고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구상찬, 김충환, 유기준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외통위원들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상대로 “충분히 시간이 지난만큼 이제는 처리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한미 FTA는 민주당이 먼저 추진하지 않았나” 등을 물었고 김 본부장은 이에 “10월 내에 처리하는 것이 간절한 바람이다, 민주당도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이었다.
외통위에 새롭게 합류한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각론 하나하나 따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외교통상부 관리가 미국과 한통속인지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한 대표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김종훈 본부장은 한국인의 영혼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동영 의원은 “대한민국의 국익을 김종훈 본부장에게 맡긴 걸 역사가 단죄할 것”이라며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가 벌어질 정도로 미 금융정책이 고장난 상황에서 그것을 직수입하겠다면서 애국이라 강변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정 의원은 “왜 김종훈 본부장을 FTA 통상대표로 했는지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피눈물을 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2시30분 속개된 대체토론은 이렇게 오후 5시50분까지 진행됐다.
글= 진보정치 박경철 기자
사진= 진보정치 전문수 기자
[1신]김선동 의원 “정오표 공개‧독소조항 끝장토론” 촉구
13일 오전 외통위 긴장감 속 ‘한미 FTA 비준안’ 대체토론 진행
13일 오전 미 의회 상‧하원에서 한미 FTA 이행법안이 처리된 가운데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다루게 될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오전 외통위 전체회의는 남경필 외통위원장의 직권상정으로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이 대체토론 없이 법안심사소위로 넘어간 상황에서 여야 간사가 대체토론을 전제로 외통위 일정에 합의해 열리게 됐다. 하지만 앞서 외통위 상정도 남 위원장이 직권으로 한 만큼 강행처리를 배제할 수 없어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를 감안, 회의 진행 상황을 현장에서 예의주시했다.
대체토론에 앞서 여야 의원들이 한미 FTA 협정문 한영 번역본 불일치에 관한 정오표 공개를 한목소리로 요구하자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은 “정오표 공개는 모든 의원이 동의하듯 비준 동의안 처리에 앞서 이뤄져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한미 FTA 협정문과 충돌되는 국내 법률, 조례를 파악한 뒤 축조심의 △독소조항에 대한 2차 생중계 끝장토론 △매국적 통상관료에 대한 청문회 등을 요구했다.
앞서 11일 오후 외통위 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야당공동정책협의회 10차 회의에선 정오표 공개 등 같은 내용을 한미 FTA 여야정협의체에 요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대체토론에선 ‘지금에 와서 재재협상을 하자는 것은 한미 FTA를 하지 말자는 것’이란 한나라당 주장에 맞서 야당 의원들이 ‘정오표 공개와 피해 당사자에 대한 실질적 대책’ 등을 요구하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날 외통위 회의엔 민주당 소속인 문희상, 박주선, 신낙균 의원이 사임하고 정동영, 유선호, 김영록 의원이 새로 보임됐다.
오전 11시 시작된 외통위 전체회의는 오후 12시40분께 정회돼 오후 2시15분 속개될 예정이다.
한편, 외통위 전체회의에 앞서 진행된 한미 FTA 여야정협의체 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민주당의 '10＋2 재재협상안'과 피해 보상대책 요구 제안에 난색을 표한 가운데 독소조항에 대한 끝장토론회를 법안심사소위에서 열자는 한나라당 제안에 민주당이 동의, 김선동 의원이 강하게 비판했다.
김선동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여야정협의체에서 야당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은 것은 민주당이 야당공동정책협의회 합의를 무시한 것”이라며 “대체토론도 진행되지 않았는데 (민주당이)법안소위 일정에 합의해줘 (FTA비준안)처리의 길을 터준 셈”이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야권연대도 이뤄질 수 없으며 민주당 또한 국민적 심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글= 진보정치 박경철 기자
사진= 진보정치 전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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