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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이 기왕 종로 출마할 거였으면 폼 나게 했어야 했다. 지금 종로가 두, 세 배 차이 나는 가장 큰 이유는 황교안의 머뭇거림이었다. 국회의원이 한 번 되어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대구로 가야 되는데, 대구로 가야 되는데, 아... 대구로 가야 되는데(내가 안타까워서 노래라도 하나 만들고 싶은 심정이다) 대구에는 자리가 몇 개 없고, 주변에 있는 놈들이 전부 대구, 경북에 머리를 박고 있는 것들이라, 어떻게든 황교안을 대구로 못 오게 하려고 이상한 수작질들을 하다 보니 떠밀리다 밀려 종로로 출마하게 되었다. 쫄보 이미지는 이미 충만하고 돌아다녀 보니 병크짓만 하고 오뎅을 먹어본 적도 없고, 중국집 앞에서는 복덕방인가 하고, 부암동 가서는 부림동이라고 연설하다가 앞에 앉은 사람에게 부암동이에요 가르침을 받고... 명색은 당 대표인데 어디 지원 유세 한 번 못 가고, 폼 나게 전국을 돌면서 지지자들을 구름처럼 몰고 다니면서 미래 통합당 후보들 어깨도 한 번씩 두드려 주고 해야 되는데, 내 코가 석자를 넘어, 다섯 자, 여섯 자 하고 있으니 어델 돌아다녀. 옆집 이낙연은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하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아 나는 누구고, 여기는 어디이며 나는 또 왜 땅에 엎드려있나? 가뜩이나 혼자도 버거운 판에 믿고 강력하게 밀어붙여서 데려온 차명진이는 야동에나 나올 법이나 한 셋이서 사랑한 얘기나 계속하고 있고, 관악에 데려온 김대호는 30,40대는 30,40대 대로 욕하고, 노인은 노인이라 욕하고. 아 울고 싶다. 선거 끝나고 나의 대선길에 위협이 될만한 것들은 다 치웠는데, 다 치웠는데, 어쩐지 쉽게 다 치워지더라. 어쩐지 선거판 초반부터 운수가 좋더라니. p.s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은 있다. 혹시 대통령 기록물이 털려서 황교안의 죄가 드러나더라도 전직 야당 대표를 죽이려고 하는 공작이라는 말은 해 볼 수가 있을 것 같다. 전직이라도 야당 대표를 함부로 건드리는 것은 쉽지 않을 터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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